2020 KBO리그 시즌의 절반이 지나고 어느덧 8월 하순에 접어들었다. 예년 같았으면 8월 하순은 정규 시즌 편성 경기가 1개월 가량 남은 시점에서 2연전으로 9월 중순까지 남은 시즌 일정들을 치른 뒤 기상 악화로 순연된 잔여 경기들을 치른다.

그러나 2020년은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 19의 여파로 인해 시즌이 약 6주 늦게 개막했고, 이로 인하여 3월 말에서 5월 첫 주말까지 대략 6주의 경기들을 치르지 못한 것이다. 밀렸던 경기들 중 일부 일정은 당초 올림픽 브레이크로 계획되었던 휴식기를 취소하고 재편성하여 치렀다.

이로 인하여 정규 시즌 일정 말미에 치러지는 2연전 일정이 올해에는 시즌 절반을 넘긴 시점에서 치러진다. 기존에 편성되어 있는 일정들을 크게 건드리지 않고, 3월과 4월에 치르지 못했던 경기들만 올림픽 브레이크와 10월로 나눠서 이월한 덕분에 2연전 일정은 일부만 바뀌고 거의 그대로 유지됐다.

2연전 일부 일정 변경 편성, 이틀 당겨서 2연전 시작

코로나19로 시즌이 지연되기 전에 편성되었던 기존 일정에 의하면 원래 8월 18일은 화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휴식일이었다. 19일 수요일부터 21일 금요일까지  남아있던 3연전을 치른 뒤, 주말인 22일과 23일 2연전 일정이 시작되는 편성이었다.

그러나 시즌 일정이 지연되면서 18일에 예정되어 있던 추가 휴식일까지 활용하여 경기를 편성할 필요가 생겼다. 다행히 서로의 대진을 바꾸지 않고 일정을 변경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원래 3월 28일과 29일에 진행했어야 했던 개막 2연전이 8월 19일부터 21일까지 편성되었던 3연전과 완벽히 같은 대진이었기 때문이다.

경기장 장소까지 완벽하게 같았기 때문에, 19일부터 21일까지 치를 예정이었던 3연전을 8월 7일부터 9일까지 비어있었던 시간으로 바꿔서 일정을 치뤘다. 대신 3월에 치르지 못했던 개막 2연전 일정을 20일과 21일로 가져오면서 사실상 19일 경기만 다른 날짜에 편성한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8월 18일 화요일과 19일 수요일에 2연전 일정을 추가로 만들 수 있었다. 이 날짜에는 9월 29일 화요일과 30일 수요일에 편성되었던 기존의 2연전 일정을 앞당겨 편성했다. 9월 29일부터는 10월 18일 일요일까지 정확히 3주의 시간에는 4월에 치르지 못했던 나머지 3연전 일정들을 재편성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기상 악화로 순연되었던 잔여 경기들은 10월 20일 이후의 일정으로 다시 편성된다. 이 잔여 경기들을 모두 마치면 바로 포스트 시즌 일정을 시작하여 11월 말까지 포스트 시즌을 마치는 것이 목표다. 포스트 시즌을 겨울에 치러야 하기 때문에 11월 15일 이후의 포스트 시즌 경기는 모두 실내 경기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한시적 중립 경기장 제도를 적용하여 치른다.

확대 엔트리 일정 앞당겨 18일부터 시행

KBO리그의 정규 시즌은 2020년부터 1군 엔트리에 28명을 등록할 수 있으며 한 경기에 26명이 출전할 수 있다. 보통 출전하지 않는 선수 2명에는 바로 전날 선발로 등판했거나 다음 날 선발 등판 예정인 선수들이 들어가며, 2명 출전 쿼터에 걸린 다른 외국인 선수 1명이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확대 엔트리가 적용되면 엔트리를 최대 33명까지 등록이 가능하며 한 경기에 31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보통 확대 엔트리 적용 시기에는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하는 선수들 중에서 기존 주전 선수들이 합류하기도 한다.

국내 선수 트레이드 시장은 원래 7월 31일에 마감할 예정이었으나 8월 15일로 연장되어 마감됐다. 군 전역 선수들을 제외하고 8월 15일 이후 팀을 옮기는 경우가 발생할 경우 해당 선수는 포스트 시즌에 출전할 수 없다. 외국인 선수 교체 등록 마감 시한도 8월 15일에서 9월 1일로 늦춰졌다.

현재까지 시즌 중 교체된 외국인 선수는 모두 4명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테일러 모터를 에디슨 러셀로, 한화 이글스는 제러드 호잉을 브랜든 반즈로 교체했다. SK 와이번스의 닉 킹엄 대체 선수인 타일러 화이트는 최근 자가 격리가 해제되어 팀 훈련에 합류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타일러 살라디노 대체 선수인 다니엘 팔카는 8월 5일에 입국했기 때문에 8월 19일까지 자가 격리 훈련을 해야 한다.

올스타 게임은 없지만, 투표 및 이벤트는 실시

원래 7월 25일에는 인천에서 올스타 게임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밀린 시즌 일정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취소됐다. 팬들과 함께하는 올스타 게임을 즐길 수는 없지만, 나름 대체 이벤트는 마련됐다.

역사적 기록 보존을 위해 드림 올스타와 나눔 올스타 각 포지션 12명씩 모두 24명의 올스타를 선정하는 투표는 기존대로 진행한다. 투수는 선발투수와 중간투수, 마무리투수 3명으로 나눠 선발하며 외야수는 3명, 나머지 포지션은 1명씩 선발한다.

각 포지션의 올스타로 선정된 베스트 12 선수들은 각각 상금이 주어지며, 특별히 제작된 올스타 패치를 유니폼에 부착하고 정규 시즌 경기에 출전한다. 팬들의 총 투표수에 비례하여 KBO리그와 신한은행이 일정 금액을 모아 기부할 예정이다.

올스타 게임은 없지만 미스터 올스타도 선정한다. 올스타로 선정된 선수들이 9월에 패치를 부착하고 각자 소속 팀 경기에 출전한다. 이 기간의 경기 기록들을 토대로 언택트 올스타 레이스를 개최하여 미스터 올스타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각 포지션의 올스타 투표는 9월 4일까지 진행되며, 9월 7일 최종 결과와 함께 각 리그의 포지션 올스타를 선정하게 된다. 이후 패치를 부착하고 출전한 경기 기록들은 미스터 올스타 선정에 반영하여 시상한다.

때 늦은 폭염이 변수, 8월 25일부터 더블헤더 다시 시행

2연전 일정일 때는 이동 일정이 잦아지는 만큼 이 과정에서 소모되는 체력이 시즌 후반 변수가 될 수 있다. 기존에 편성된 2연전과 3연전 경기들은 총 9주로 팀별 54경기씩 270경기가 남았다.

그런데 올해는 장마가 길어지면서 혹서기에 순연된 경기들이 많았다. 고척 스카이돔을 쓰고 있어서 홈 경기가 한 번도 밀리지 않은 키움 히어로즈는 8월 17일까지 원정 경기 3경기만 순연됐다(87경기 52승 35패). 그러나 가장 적은 경기를 치른 롯데 자이언츠는 무려 11경기가 순연됐다(79경기 40승 38패).

롯데가 현재까지 순연된 경기만 해도 이 잔여 경기를 치르는 데 최소 2주의 시간이 필요하다. 10월 31일에 정규 시즌을 마치고 11월 2일부터 포스트 시즌을 시작한다고 가정할 때, 아무리 빨리 진행하더라도 플레이오프 5차전이 11월 1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된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일정이 더 밀리게 된다면 정규 시즌 경기가 11월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일정들이 모두 순차적으로 늦춰지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의 모든 경기가 고척 스카이돔에서 치러지게 된다. 실내에서 치르는 포스트 시즌이야 그렇다 쳐도 정규 시즌 경기까지 추운 날씨 속에서 치를 경우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커진다.

이에 경기 순연을 최소화하고자 더블헤더 재개 시기를 앞당겼다. 원래 7월과 8월 혹서기에는 낮에 더블헤더 및 서스펜디드 게임을 시행하지 않았으나 8월 25일부터 더블헤더와 서스펜디드 게임을 다시 편성한다. 낮 3시에 경기가 중단된 시점부터 경기가 재개되며, 더블헤더 첫 경기와 서스펜디드 게임 그리고 월요일 경기는 9회까지만 치른다.

일정 변경이 만들어 준 부산-잠실 왕복 4연전

기존에 편성된 일정이 코로나 19로 인하여 일부 변동되면서 2연전 대진에 다소 특이한 일정을 볼 수 있다. 다른 팀들은 18일과 19일, 20일과 21일 서로 다른 상대를 만나 경기를 치르는데 서로 승차가 4경기 차이인 두산 베어스(4위)와 롯데 자이언츠(7위)가 서로의 경기장을 방문하며 왕복 4연전을 치르게 됐다.

보통 이러한 왕복 대진은 메이저리그에서 서로 리그가 다른 지역 라이벌들의 인터리그 일정이 서로의 홈에서 2경기씩 치르는 성격으로 편성된다. 이번 KBO리그에서는 기존 편성된 일정에서 일부 일정이 옮겨졌고, 이로 인하여 부산에서 2경기를 치른 뒤 잠실에서 2경기를 치르는 왕복 4연전이 완성된 것이다. 만일 롯데가 이 4경기를 모두 스윕하면 두산과 동률이 될 수 있다.

2연전 일정의 시작을 보면 다른 팀들의 대진도 주목할 만 하다. 잠실에서 5위 KIA 타이거즈와 2경기 반 차인 3위 LG 트윈스가 경기를 치르는데, 만일 KIA가 2연전을 스윕할 경우 LG와의 승차를 반 경기까지 좁힐 수 있다. 대구에서 2연전을 치르는 KT 위즈(6위)와 삼성 라이온즈(8위)의 승차는 3경기 반 차이다.

창원에서는 리그 1위 NC 다이노스와 2위 키움 히어로즈가 2연전을 치른다. 서로 승차가 반 경기 차이까지 좁혀진 가운데 여기서 밀리는 팀은 단순히 선두를 빼앗기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선두 NC와 3위 LG의 승차가 3경기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바로 3~4위 팀들의 추격을 받을 수 있다.

인천에서는 하위권으로 뒤쳐진 SK 와이번스(9위)와 한화 이글스(10위)가 만난다. 8위 삼성(40승 1무 43패)과 이미 10경기 이상 벌어져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중하위권을 추격한다는 것은 버겁다. 그러나 서로의 승차는 4경기 반으로 3할 대 승률 사수 및 최하위를 피하기 위한 대결로 또 다른 관점에서 주목을 받게 됐다.

수도권과 부산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다시 무관중 경기로

7월 말부터 KBO리그는 철저한 방역 대책 속에 일부 관중석을 개방하여 점진적으로 관중들의 입장을 받고 있었다. 8월에 들어 관중 입장 비율을 조금 늘린 시점에서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게 되면서 8월 16일 부로 수도권과 부산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됐다.

이로 인하여 잠실 야구장과 고척 스카이돔(이상 서울), KT 위즈 파크(수원), SK 행복드림구장(인천), 사직 야구장(부산)이 8월의 남은 경기를 관중 없이 치르게 됐다. 지리적으로 야구장이 중간 지점에 있는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대전)도 예방 차원에서 8월의 남은 경기를 관중 없이 치르기로 했다.

다른 지역의 경기장들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면서 예매는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나 대구(삼성 라이온즈 파크)의 경우 비교적 수도권이나 부산과 거리가 있는 지역이지만, 창원(NC 파크)은 부산과 비교적 가까운 지역에 있기 때문에 부산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팬들의 응원을 경기장에서 실시간으로 받으며 경기를 하는 것과 그렇지 않는 것은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영향을 미친다. 팬들의 현장 응원이 경기력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선수들도 있는 만큼 경기 내용과 흐름에도 어느 정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 경기장이 조용해지기 때문에 더그아웃에서의 사소한 소리들도 경기 흐름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만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될 경우 프로 스포츠 경기가 중단된다. 이렇게 될 경우 올 시즌 리그 일정을 재편성할 당시의 한시적 매뉴얼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규 시즌 길이가 단축된다.

시즌이 단축되면 팀별로 치른 경기수가 다르더라도 포스트 시즌 대진표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경우 치르지 않을 수도 있다. 상황에 따라 포스트 시즌 경기를 모두 고척 스카이돔에서 무관중으로 치를 수도 있으며, 최악의 경우는 지난 시즌의 KBL(프로농구)처럼 포스트 시즌 없이 시즌이 조기 종료될 수도 있다.

각 팀들은 2연전 일정에 들어가면서 분위기를 전환하며 스퍼트를 노리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방역 대책에 의해 팬들과 다시 만날 수 없게 된 점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다소 변동된 일정 속에서 선수들이 안전하게 시즌을 계속 진행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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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시즌일정변동요소 후반기2연전 무관중경기 사회적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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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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