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선발진의 미래를 이끌 김민

KT 선발진의 미래를 이끌 김민 ⓒ KT위즈

 
2019시즌 KT 위즈는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며 포스트시즌 진출 직전까지 다가갔다. 2015년 1군리그에 참가한 뒤, 줄곧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굴욕에서 벗어나 창단 첫 5할 승률을 달성하며 6위로 도약했다.

지난해 이런 KT의 선전에는 팀 창단 첫 국내 10승 투수 배제성의 활약이 있었다. 올시즌은 배제성에 이어 또다른 국내 선발 투수인 김민의 차례라는 예상이 많다. 프로 3년차를 맞는 김민은 올시즌 확실한 선발투수로 자리잡을 것이 기대되는 유망주다.

김민은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되며 동기인 강백호와 함께 KT의 투타를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입단 첫 해는 후반기부터 1군 마운드를 밟으면서 프로에 적응하는 시기였다면, 2년차인 작년에는 본격적으로 팀의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김민은 첫 선발 풀타임 시즌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총 27경기(선발 26경기)에 등판해  6승 12패 150.2이닝 평균자책점 4.96을 기록했다. 그 과정에서 10번의 퀄리티스타트도 달성했다.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어린 투수가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선발 투수로서의 주요 기록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2019시즌에 규정이닝을 넘긴 투수는 총 25명. 그 가운데 김민의 평균자책점은 24위였다. 

그 밖의 세부 지표들도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25위,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은 24위에 위치했기에 뛰어난 선발 투수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특히 후반기가 아쉬웠다. 전반기는 19경기 6승 7패 평균자책점 4.57로 마무리했지만, 후반기에는 8경기 5패 평균자책점 6.02로 부진했다. KT 이강철 감독의 배려로 규정이닝(144이닝)은 넘겼지만 후반기에는 팀의 순위 경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 KT 김민의 프로 데뷔 이후 2년간 주요 기록
 
 KT 김민의 최근 2년간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T 김민의 최근 2년간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후반기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 가장 큰 이유는 체력 부족. 특히 패스트볼의 구위가 갈수록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김민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리그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 그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2km/h로 규정이닝을 넘긴 국내 선발 투수 중에서 2위의 기록이다. (1위는 SK 김광현으로 147.1km/h를 기록했다.) 

다만 그의 패스트볼 피OPS는 무려 0.933에 달한다. 파이어볼러라는 호칭이 무색하게 그의 패스트볼은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했다. 지난해 패스트볼 구종 가치는 -13.5로 리그 전체 투수 257명 중에서 254위다. 

구종 가치는 누적값이므로 위력적인 구종은 많이 던질수록 값이 보통 커지기 마련이다. 2019시즌 패스트볼 구종 가치 1,2,3위에 해당하는 양현종, 고우석, 린드블럼 모두 전반기보다 시즌 종료 후에 패스트볼 구종 가치가 올라갔다. 그에 반해 김민은 전반기보다 시즌 종료 후에 오히려 패스트볼 구종가치가 떨어졌다.

전반기 그의 패스트볼 구종 가치는 -9.4로 여전히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시즌 종료 후에는 -13.5로 더욱 수치가 하락했다. 후반기에 얼마나 구위가 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현상에는 체력 부족이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 중론이다.

김민 역시 후반기 체력 열세를 인정하고 올시즌 패스트볼의 위력을 높이기 위해 그립에 변화를 주는 등의 노력을 기하고 있다. 김민이 선발 투수로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체력 보완과 함께 패스트볼의 구위 향상이 필수다.

김민의 슬라이더는 이미 고교시절부터 프로 레벨로 평가받았고 실제로 프로에서도 효과적으로 구사되기에, 빠른 구속의 패스트볼이 타자를 제압할 수 있다면 그의 투구 조합은 좀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렇게 여러 지표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결코 그의 2019시즌은 실패가 아니었다. 그는 2018년 프로 데뷔 시즌에 비해 9이닝 당 볼넷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2018년 6.03-> 2019년 3.88). 또한 만 20살의 선수가 규정이닝을 넘기면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한 경우는 흔치 않다.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선발로 성장한 두산 이영하도 작년이 선발로서 첫 풀타임 시즌이었고, 1999년생인 김민은 그보다 2살이나 더 어리다. 
 
 김민에 이어 프로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KT 소형준

김민에 이어 프로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KT 소형준 ⓒ KT 위즈

 
김민은 올시즌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다. 그에 앞서 4선발은 유신고 2년 후배인 소형준이 자리잡았다. 2020시즌 1차 지명 투수인 소형준은 지난해 통합 우승팀 두산 타선을 상대로 8일 데뷔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프로 첫 선발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김민 역시 2년전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바 있다. 

2년 터울인 김민과 소형준은 스프링캠프 이후 팀 연습경기에서 여러 차례 맞대결을 펼치며 선의의 경쟁을 이어왔다. 선배로서 후배인 소형준의 데뷔전 승리가 적잖은 자극이 됐을 터. 올시즌 김민이 선발 투수로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올시즌 10승 달성이 기대되는 KT 김민

올시즌 10승 달성이 기대되는 KT 김민 ⓒ KT 위즈

 
배제성-소형준-김민으로 이어지는 KT의 국내 선발진은 평균 21.3세의 매우 어린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과연 이들이 장기 레이스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KT를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 지난해 풀타임을 경험한 김민이 8일 소형준 이상의 투구로 두산 타선을 누르며 KT를 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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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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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승호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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