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룬> 포스터

<벌룬> 포스터 ⓒ 세미콜론 스튜디오

 
영화 <벌룬>은 미국과 소련이 세계를 양분하던 냉전 시대 극적인 탈출을 담은 감격적인 실화다. 피터와 그 가족은 직접 만든 열기구를 타고 동독에서 서독으로 탈출을 하고자 한다. 북풍이 불던 어느 날 피터(프리드리히 머크)는 재빨리 가족들을 열기구에 태우고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국경을 200m 남겨두고 열기구는 바닥으로 추락한다.
 
피터 가족은 가까스로 도망치는 데 성공하지만 비밀 경찰국은 탈출의 흔적을 발견하고 수사를 시작한다. 전국에 수배령을 내려 범인을 찾는 데 몰두하며 피터 가족의 뒤를 밟아온다. 비밀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피터는 눈치 채지만 포기할 수 없다. 그는 친구 권터의 가족의 도움을 받아 거대한 열기구를 준비하고 다시 한 번 필사의 탈출을 계획한다.
  
 <벌룬> 스틸컷

<벌룬> 스틸컷 ⓒ 세미콜론 스튜디오

 
<벌룬>은 세 가지 측면에서 실화를 스크린으로 옮기면서 재미를 느낄 만한 포인트들을 잡아낸다. 첫 번째는 실제 사이즈로 제작된 열기구다. 베를린 장벽 붕괴 3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이 영화는 실화가 주는 감동을 더욱 극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CG가 아닌 당시 탈출에 사용된 크기의 열기구를 실제로 제작했다.
 
높이 32m에 넓이 1245m², 무게 150kg, 용량 4200m³의 거대한 기구의 모습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압도적인 위용을 과시하다. 이를 통해 탈출의 과정을 더 실감나게 그려내는 건 물론 영화가 주는 감동을 배가시키는 효과를 가져 온다. 열기구의 움직임에 있어서도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CG와는 다른 질감을 선보인다.
  
 <벌룬> 스틸컷

<벌룬> 스틸컷 ⓒ 세미콜론 스튜디오

 
두 번째는 극적인 긴장감을 더하는 비밀경찰의 추적이다. 첫 번째 탈출에 실패한 뒤 피터 가족은 도망치는데 성공하지만 열기구의 흔적을 완벽하게 지우는 데는 실패한다. 이에 국가에 반하는 행위를 몰래 잡아내는 비밀경찰은 국경을 넘으려는 이가 누군지 수사한다. 열기구에서 발견된 갑상선약은 피터의 아내 도리스(카롤리네 슈허)의 것으로 이를 통해 비밀경찰은 목에 수술자국이 있는 사람을 찾아 나선다.
 
여기에 열기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천이 필요한 만큼 피터 가족이 천을 구입할 때마다 그들은 더 비밀경찰의 레이더망에 가까워진다. 비밀경찰이 피터 가족에게 들이닥치는 피터의 꿈은 그가 이 작전에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와 가족에 대해 걱정하는 마음이 큰지를 보여주며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세 번째는 자유를 향한 간절함이다. 열기구로 국경을 넘는다는 작전은 성공을 했기에 위대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무모하고 어이가 없어 보이는 계획이다. 이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동독과 서독 사이에 가장 짧은 거리를 계산해야 되고 북풍이 충분히 불어야 하며 사람을 태울 수 있는 무게와 거리이동을 위한 정확한 가스량이 필요했다.
  
 <벌룬> 스틸컷

<벌룬> 스틸컷 ⓒ 세미콜론 스튜디오

 
비밀경찰은 이 계획을 알고 무모한 짓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들 중 한 명은 '무모한 게 아니라 간절한 거'라는 말을 한다. 피터와 권터에게는 공통된 생각이 있다. 자식들을 더 나은 세상에서 살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비밀경찰이 국민들을 감시하며 자유를 통제하는 빈곤한 동독에서가 아닌 서독에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주고자 한다.
 
그래서 이 영화의 탈출은 큰 감동을 준다. 그들은 미래를 위해 목숨을 걸었고 그 간절함이 무모한 계획을 성사시켰다. <벌룬>은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더 큰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다. 간절한 꿈을 담아 하늘로 날아오른 이들의 이야기는 실화 영화가 줄 수 있는 뜨거운 순간을 보여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 씨네리와인드에도 게재됩니다.
벌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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