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새 외국인 투수 닉 킹엄

SK 와이번스 새 외국인 투수 닉 킹엄 ⓒ SK와이번스 인스타그램


SK 와이번스는 지난 11월 28일 2020시즌 새 외국인 투수 닉 킹엄(29)을 영입했다. 킹엄은 미국에서 어떤 선수였을까.

메이저리그 성적

201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한 킹엄은 선발 투수로서 마이너리그 단계를 차례로 밟았다(마이너리그 통산 148경기 143선발). 그리고 마침내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8년 성적은 18경기(15선발) 76이닝 평균자책 5.21로 좋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의 선발 투수로서 실패한 킹엄은 2019년 불펜 투수로 활약했으나, 성적은 25경기(4선발) 55.2이닝 평균자책 7.28로 좋지 않았다.

준수한 제구력
 
 2019년 킹엄의 투구 히트맵(포수 시점).

2019년 킹엄의 투구 히트맵(포수 시점). ⓒ 베이스볼서번트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킹엄의 제구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준수한 수준이다. 킹엄은 스트라이크 존 구석(원 안에 있는 굵은 점)으로 43.7%의 공을 던졌는데, MLB 평균은 39%이다.

MLB에서 킹엄의 9이닝당 볼넷 개수는 2018년 3.08개, 2019년 4.04개로 많았다. 다만 트리플A(2017~2018년)에서는 1.84개로 적었다. MLB에서 킹엄의 볼넷 개수가 많았던 이유는 지나치게 코너워크 투구를 신경 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킹엄의 구종은?
 
 2018~2019년 닉 킹엄의 구종 구사율 (MLB 기준)

2018~2019년 닉 킹엄의 구종 구사율 (MLB 기준) ⓒ 베이스볼서번트

    
 2018~2019년 닉 킹엄의 허용 xwOBA(MLB 기준). 허용 xwOBA가 0.290 이하면 매우 훌륭, 0.340 이상이면 평균 이하, 0.400 이상이면 매우 나쁜 수준이다.

2018~2019년 닉 킹엄의 허용 xwOBA(MLB 기준). 허용 xwOBA가 0.290 이하면 매우 훌륭, 0.340 이상이면 평균 이하, 0.400 이상이면 매우 나쁜 수준이다. ⓒ 베이스볼서번트

 
킹엄은 MLB에서 5~6가지 구종을 구사했다. 변화구 계열(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의 성적은 좋았던 반면, 패스트볼 계열(포심, 투심, 커터)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포심 패스트볼: 구사율 39.2%, 허용xwOBA 0.397

0.397에 달하는 허용 xwOBA에서 볼 수 있듯이, 킹엄의 포심은 MLB에서 통하지 않았다. 킹엄의 포심을 세부 분석해보자.

킹엄은 지난 2년간 포심 평균 구속 147.9km를 기록했다. 2019 KBO 포심 평균 구속 4위 루친스키(NC 다이노스)의 구속은 147.3km였다. 킹엄의 포심 평균 구속 자체는 KBO에서 정상급 수준이다. 키 196cm에서 발생하는 높은 릴리스포인트 또한 포심의 위력을 더하는 장점이 될 수 있다. 2019년 킹엄의 평균 릴리스포인트는 198.1cm였다(MLB 평균 179.8cm).
 
 2019년 킹엄의 포심 히트맵. 가운데로 몰린 공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포수 시점).

2019년 킹엄의 포심 히트맵. 가운데로 몰린 공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포수 시점). ⓒ 베이스볼서번트


그러나 킹엄의 포심은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았다. 포심의 수직 무브먼트 또한 좋지 않았다. 포심의 수직 무브먼트는 메이저리그에서 365위(표본: 432명)로 최하위권이었다.

투심 패스트볼: 구사율 10.4%, 허용xwOBA 0.429
 
 2019년 킹엄의 투심 히트맵 (포수 시점).

2019년 킹엄의 투심 히트맵 (포수 시점). ⓒ 베이스볼서번트



투심은 가장 나쁜 성적을 기록한 구종이었다. 그런데 투심은 포심과 달리 스트라이크 존 구석으로 비교적 제구가 잘 된 모습이었다. 투심의 수직 무브먼트 또한 38위(표본: 267명)로 좋았다. 낙차 큰 투심은 타자들의 헛스윙도 곧잘 유도했는데, 헛스윙률 25%(MLB 평균 헛스윙률 24.3%)는 체인지업 다음으로 높은 수치였다.

그렇다면 킹엄의 투심은 무엇이 문제였을까. 투심의 스트라이크 존 구사율은 37%로 가장 낮았다. 킹엄은 투심을 주로 유인구로 활용했던 것이다. 그러나 타자들은 킹엄의 투심에 잘 속지 않았다. 싱커의 스윙 유도 비율은 41.1%로 가장 낮았으며, 오히려 볼넷 허용률이 15.8%로 가장 높았다. 헛스윙률 25%에서 볼 수 있듯이 타자들은 스윙 상황에서 킹엄의 투심에 쉽게 손을 못 댔으나, 문제는 스윙 유도가 잘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커터: 구사율 13%, 허용xwOBA 0.428
 
 2019년 킹엄의 커터 히트맵. (포수 시점)

2019년 킹엄의 커터 히트맵. (포수 시점) ⓒ 베이스볼서번트

 
커터 역시 비교적 제구가 잘 됐음에도 불구하고, 투심과 함께 가장 나쁜 성적을 기록했다. 투심은 타자들이 스윙하지 않아서 문제였다면, 커터는 타자들이 너무 잘 맞춰서 문제였다. 커터의 기대 타율(0.347)과 기대 장타율(0.630)은 가장 안 좋았으며, 커터를 결정구로 사용한 탈삼진은 없었다(기대 타율과 기대 장타율은 타구 속도, 발사각과 같은 타구의 질을 통해 추정).

킹엄은 커터를 통해 카운트를 잡으려 했으나(스트라이크 존 구사율 51%로 가장 높음), 타자들은 커터에 가차 없이 배트를 냈다. 커터의 스윙 유도 비율은 53%로 체인지업 다음으로 높았는데,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 존 구사율이 44%로 커터와는 달리 헛스윙 유도에 목적이 있었다.

체인지업: 구사율 16.7%, 허용xwOBA 0.281 / 커브: 구사율 19.8%, 허용xwOBA 0.256
 
 2019년 킹엄의 체인지업, 커브 히트맵. 구석으로 제구가 잘 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포수 시점).

2019년 킹엄의 체인지업, 커브 히트맵. 구석으로 제구가 잘 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포수 시점). ⓒ 베이스볼서번트

 
허용 xwOBA에서 볼 수 있듯이, 킹엄의 체인지업과 커브는 MLB에서도 통하는 수준이었다. 우선 제구가 좋았다. 커브의 경우 무브먼트 또한 MLB 중위권 수준이었다(수직 무브먼트 108위, 수평 무브먼트 102위. 표본은 275명). (체인지업은 속도 변화에 중점을 둔 오프 스피드 피치이기 때문에, 다른 구종에 비해 무브먼트가 구위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슬라이더를 구사하지 않은 이유는? (2018년 구사율 11.6% → 2019년 1.3%)

킹엄은 2018년 슬라이더를 11.6% 정도 구사했고,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것도 슬라이더였다(허용 xwOBA 0.244). 그러나 킹엄은 2019년 사실상 슬라이더를 구사하지 않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부상 위험 가능성이 있다. 일부 투수들은 슬라이더 구사에 대해 팔꿈치 부담을 느낀다. 킹엄은 팔꿈치 부분인 토미 존 수술 경력이 있는 투수이기도 하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또한 슬라이더 구사 후 부상을 당해 슬라이더를 봉인했다.

('킹엄이 슬라이더 구사에 부상 부담을 느껴 슬라이더를 구사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는 의견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힌다. 특정 구종의 구사와 부상의 정확한 상관관계를 밝히면, '투수에 따라 다르다'. 다시 말해 특정 투수는 특정 구종을 구사함으로 인해 부상을 입을 수도 있지만, 다른 투수는 그 구종을 구사해도 별다른 이상이 없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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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10기 당주원
닉 킹엄 SK와이번스 닉 킹엄 닉 킹엄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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