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는 정규시즌에서 총 144경기를 치른다. 기간만 단순히 따져도 봄부터 가을까지 6개월 이상의 대장정을 펼치기 때문에, 상위권에 오르기 위해서는 장기간 버틸 수 있는 전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이닝을 소화해주는 선발진의 존재가 필수다.
 
 SK와의 계약에 사인한 외국인투수 킹엄이 아내와 함께 활짝 웃고 있다.

SK와의 계약에 사인한 외국인투수 킹엄이 아내와 함께 활짝 웃고 있다. ⓒ SK 와이번스

 
그런 의미에서 2019시즌 SK 와이번스는 안정적인 강팀이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SK 선발진은 화려한 이름값과 실속을 모두 챙긴 리그 최고였다. 이닝 제한의 족쇄를 벗은 에이스 김광현이 풀타임을 소화하며 선발진을 이끌었다. 지난해 한국 음식 적응에 실패하며 체력 저하로 후반기 부진했던 산체스 역시 2년차인 올해 완벽한 적응력을 보이며 17승을 올렸다.

김광현과 산체스, 1-2 선발투수가 앞에서 확실하게 중심을 잡아주니 3~5선발은 큰 부담없이 자신의 기량을 펼칠 수 있었다. 국내 선발투수 박종훈과 문승원은 확실하게 안정감을 보이기 시작했고 여름에 합류한 소사 역시 차곡차곡 승수를 쌓으며 팀을 우승 문턱까지 이끌었다.

향후 SK 선발진의 문제는 34승을 합작한 김광현과 산체스가 해외로 떠났다는 점이다. 4-5선발인 박종훈과 문승원은 어느팀에 가도 선발 자리를 꿰찰만큼 준수한 투수들이지만, 아직까지 에이스로 팀을 이끈 경험은 없다. 소사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영입한 리카르도 핀투 역시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기엔 모자란 경력이다. 2019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영입했던 브룩 다익손처럼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라는 평가다.

결국, SK의 선발진을 이끌어야 할 투수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이다. 킹엄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2년간 25인 메이저 로스터에 포함됐을만큼 재능을 인정받은 투수다.

※ 닉 킹엄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
 
 닉 킹엄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출처=MLB.COM)

닉 킹엄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출처=MLB.COM) ⓒ 케이비리포트

 
비록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는 55.2이닝동안 7.2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빅리그에서 25경기에 등판했다는 점은 킹엄이 기회를 부여받을만한 가능성을 가진 투수라는 방증이다. 최고 구속 154km/h로 시원시원하게 구사되는 포심은 국내 무대에서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킹엄이 지난해 산체스나 김광현이 보여줬던 것처럼 확실한 1선발의 모습을 보여주면 SK 선발진은 여전히 리그 상위권에 위치할 수 있다. 로테이션을 이끄는 확실한 에이스의 존재 여부는 때로는 선발진 전체의 수준을 좌우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킹엄은 SK의 새 에이스가 될 수 있을까?

킹엄은 SK의 새 에이스가 될 수 있을까? ⓒ SK 와이번스

 
희망적인 대목은 킹엄이 남다른 친화력을 보여주며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입국하기 전부터 한국의 배달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던 킹엄은, 팀에 합류한 이후, 린드블럼과 만나 저녁 식사로 갈비를 뜯는 등 한국 문화를 친숙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소해 보일 수 있어도 외국인 선수의 문화 적응은 실제 그들의 성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요소다. KBO리그를 지금까지 찾았던 외국인 선수 중 실력과 커리어가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 하더라도 한국의 음식이나 문화에 적응을 제대로 못했던 이들은 대부분 부진했다. 적응력 역시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다.

마스크팩을 직접 착용해 선수단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등 이른바 '인싸'기질을 보이고 있는 킹엄은 일단 적응력 면에서는 100점 만점을 받을 만한 모습이다. 첫 인상에서 합격점을 받은 킹엄이 성적에서도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이며 SK 선발진을 이끌 수 있을까? 2020시즌 SK의 성적은 킹엄의 어깨에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련 기사] '우승 포수' 실패한 이재원, 2020년엔 반등할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SK와이번스 킹엄 김광현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