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 기자간담회 당시 사이먼 킨버그 감독

내한 기자간담회 당시 사이먼 킨버그 감독 ⓒ 올댓시네마

 
'엑스맨' 시리즈의 각본가로 활동하다 처음 메가폰을 쥔 사이먼 킨버그 감독은 '엑스맨'이 MCU에 편입된 점에 대해 "MCU 내에서 '엑스맨'이 제작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저는 이 영화에만 집중하고 싶었고, 최고의 스토리텔링을 해서 대장정의 막을 내리는 것에만 집중했다."라고 답하였다. 지난 3월 20일 디즈니는 이십세기폭스를 710억 달러(약 84조원)에 인수합병이 마무리 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디즈니가 폭스를 품으면서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그 외연을 확장할 수 있게 되었다. 엑스맨, 울버린, 판타스틱4 등 일부 캐릭터가 폭스와 계약되어 있었고 그 캐릭터들은 이제 MCU로 합류하게 되었다. 이에 맞춰 '엑스맨'은 19년의 역사 한 페이지의 막을 내리게 되었다. '엑스맨' 시리즈의 배우들이 MCU에서 기획된 '엑스맨' 새 시리즈에 등장할지는 미지수이지만 현재로는 새로운 배우들이 등장하는 새로운 시리즈로 리부트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이미 <로건>을 통해 오랫동안 울버린을 연기한 휴 잭맨을 떠나보낸 '엑스맨' 시리즈는 이번 <엑스맨: 다크 피닉스>를 통해 사실상 기존 인물들과 이별을 고하게 되었다. 무려 19년을 관객들과 함께 해 온 '엑스맨'은 휴 잭맨이 중심이 된 <엑스맨> 시리즈에서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를 통해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가 각각 찰스 자비에와 에릭 랜셔였던 과거를 다루면서 시리즈의 매력을 연장시켰다. 시리즈의 시작을 맡았던 브라이언 싱어가 재합류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엑스맨' 시리즈가 지닌 매력을 다시 부활시키며 히어로 영화계에 한 획을 긋는 데 성공하였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 스틸컷

<엑스맨: 다크 피닉스> 스틸컷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관객과 많은 추억을 쌓은 '엑스맨' 시리즈는 '어벤져스' 시리즈처럼 멋진 퇴장이 기대되었다. 이미 <로건>을 통해 울버린 역의 휴 잭맨이 멋진 퇴장을 한 거처럼 제임스 맥어보이, 마이클 패스벤더, 제니퍼 로렌스 등 시리즈를 위해 열심히 노력해 준 배우들의 화려한 마무리를 기대하였다. 하지만 앞서 보았던 사이먼 킨버그 감독의 인터뷰처럼 사이먼 킨버그 감독은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한 편의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기존 '엑스맨' 시리즈가 지닌 문제점이 하필 현 배우들이 출연하는 시리즈의 마무리가 될 수 있는 지점에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엑스맨'은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이 굉장히 매력적인 시리즈이다. 이 매력적인 돌연변이 캐릭터들이 단체로 뭉쳤을 때 시너지를 내지만 본연의 매력을 선보이지 못하는 캐릭터도 있다. <어벤져스>의 경우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각 캐릭터의 솔로 무비를 내면서 오랜 시간 캐릭터 하나하나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주입시키는데 주력하였다.
 
하지만 '엑스맨'의 경우 시작부터 울버린이 중심인 작품이었고 울버린만 솔로 무비가 나왔기에 다른 캐릭터들의 매력을 완전히 보여주기 힘들었다. 그만큼 한 캐릭터에 분량이 몰리면 다른 캐릭터의 매력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철저히 진 그레이에게 중점을 둔 작품이다. 그녀가 느끼는 감정적인 변화가 극의 중심을 이루며 진 그레이가 각 인물을 만나면서 겪는 심정의 변화가 상대 캐릭터의 역할을 결정한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스틸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스틸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그러다 보니 기존 시리즈의 중심이었던 찰스 자비에와 에릭 랜셔의 매력이 많이 감소되는 모습을 보인다. 매력적인 캐릭터인 퀵실버와 미스티, 스톰, 사이클롭스 역시 자신의 매력을 선보이지 못한다. 실상 현 배우들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작품이 진 그레이의 스핀오프 격인 작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점이 아쉬운 이유는 '엑스맨' 시리즈가 갈수록 규모를 키워가는 중 갑자기 한 개인의 이야기로 이야기 규모를 축소시켰다는 점이다.
 
전작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 신구 엑스맨 캐릭터들을 조합시키며 매력적인 세계관을 선보인 '엑스맨' 시리즈가 갑자기 한 개인의 심리 문제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진행에 머물렀다는 점은 크나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이먼 킨버그 감독은 '엑스맨' 본연의 색에 충실하였다. '엑스맨'은 다른 세계관의 히어로들과 달리 영웅으로 인정받지 못하며 사회에서 배척을 당한다. 그들에게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있고 내면에 어둠이 있다.
 
사이먼 킨버그 감독은 진 그레이의 캐릭터를 통해 이런 '엑스맨'의 색깔을 잘 보여주었다. 다만 이번 작품을 끝으로 지금 배역들이 출연하는 '엑스맨'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점, '엑스맨'의 역사 한 페이지가 끝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큰 아쉬움이 남는다. 사이먼 킨버그는 성공적인 데뷔작을 만들었으나 시리즈의 마침표에 있어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을 이끌어 냈다. '엑스맨' 시리즈의 팬들에게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두고두고 아쉬운 작품으로 남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기자의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 키노라이츠, 루나글로벌스타, 씨네 리와인드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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