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대사에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주일대사에 남관표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내정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주러대사는 이석배 주블라디보스톡 총영사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 1기 4강대사 중 조윤제 주미대사를 제외한 나머지 중러일 대사가 교체된 것이다. 집권 3년차에 들어서는 문재인 정부가 주요 국가들과의 외교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모양새다.
정부는 이날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절차)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아그레망이 완료되는 데 한 달에서 한 달 반이 걸린다.
한중관계 책임있게 조율
주중대사로 내정된 장 전 실장은 소득주도성장론을 이끈 경제학자로 문재인 정부 초기 정책실장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물러난 그는 대통령 정책실장을 역임한 것을 비롯해 현 정부의 국정철학에 이해도가 높고 중량감이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간의 비핵화나 한반도 평화 정착 등과 같은 큰 정무적 이슈가 있는 상황에서 한중 관계를 책임감 있게 조율할 인사로 평가받은 것이다.
장 전 실장은 중국 인민대, 푸단대에서 교환교수를 역임하고,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국제자문직을 8년간 맡은바 있다.
주일대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전 남관표 전 차장은 청와대 안보실과 외교부 경력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 개선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외교부에서 주로 법률 조약을 다뤄왔다. 이를 바탕으로 남 전 차장은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 갈등을 겪어온 상황에서 이를 재정비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30여년 러시아 전문가
주러대사에 내정된 이석배 총영사는 1991년 외무고시를 거치지 않고 러시아 전문가로 특채돼 일해왔다. 그는 1999년 주러 참사관, 2002년 이후 카자흐스탄·러시아 공사 등을 거쳐 블라디보스톡 총영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 총영사는 30여년 가까운 러시아 경험으로 러시아의 역사·문화와 관련한 이해도가 높고 인적 네트워크가 상당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신북방정책과 남북러 3각협력 추진 등 정무 분야에서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5곳의 공관장을 새로 교체하는 내용의 춘계공관장 인사를 발표했다. 신임 주유네스코 대사에는 김동기 현 주미공사, 주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에는 고형권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이 임명됐다.
주시카고 총영사는 김영석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주시드니 총영사는 홍상우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주호놀룰루 총영사에는 김준구 국무조정실 외교안보정책관이 발탁됐다. 이들 5곳의 공관장은 별도 아그레망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