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KBS에서 퇴사했던 <뉴스타파> 최경영 기자가 특별 채용을 거쳐 다시 KBS로 돌아갔다. 지난 9월 30일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최경영 기자는 "<뉴스타파>를 떠나 마음이 무겁지만 좀 더 큰 스피커에서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최경영 기자는 1일부터 KBS로 출근한다.
최 기자는 지난 2012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로 있을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 특보 출신인 김인규 전 KBS 사장을 비방했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 1심에서 해임 처분을 받은 뒤 재심에서 정직 6개월을 받았다. 이후 최 기자는 KBS를 떠나 <뉴스타파>에 몸담았다.
KBS 진실과미래위원회는 진상 규명과 함께 부당 징계 피해자들에 대해 피해 구제를 하면서 지난 8월 말 KBS 인사부 쪽에 최 기자에 대한 복직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1일 진실과미래위원회 관계자는 최경영 기자가 해직 처분이 아닌 사표를 내고 KBS를 떠나긴 했지만 "당시 취재 기자로서 '보복 인사'를 당해 취재할 기회를 박탈 당했고 기자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기 때문에 도저히 회사를 다닐 수 없었던 처지로 봤다"고 전했다.
또 진실과미래위원회 관계자는 "김인규 사장 퇴진과 공정 방송 쟁취하고자 했던 지난 2012년 KBS 파업을 불법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고 그렇기에 "당시 사원에 대해 중징계를 하면 안 됐기에 피해 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 정연주 전 KBS 사장, 최경영 기자 ⓒ 최경영 기자 페이스북
"부동산 문제, 한국 언론 문제 다루고파"
최경영 기자는 KBS에서 정연주 사장이 강제로 해임됐던 2008년 8월을 언급하면서 "공식적으로는 2013년에 KBS를 떠났지만 사실상 한 10년 정도를 KBS에서 일을 하지 못했다"며 "내가 앞으로 기자 생활을 한다면 일할 수 있는 시간이 10년 정도 남았는데 KBS라는 조금 더 큰 스피커에서 일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KBS를 떠나 <뉴스타파>로 갈 때와 <뉴스타파>를 떠나 KBS로 갈 때의 마음이 다르다. 지금이 훨씬 무겁다. 내가 떠나든 말든 KBS는 이 나라가 존속되는 한 유지될 회사인데 <뉴스타파>는 그것에 비해 굉장히 작은 매체"라고 했다.
하지만 최 기자는 "<뉴스타파>도 한국 사회의 아주 소중한 자산으로 계속 보존되어야 할 회사이고 <뉴스타파>가 앞으로 계속 남을 만한 기반은 이미 갖춰졌다"며 "<뉴스타파>에 쏟아부은 애정과 <뉴스타파>에 있었던 시간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기자는 또 "큰 스피커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내가 바꿔보고 싶은 분야들이 있다"면서 부동산과 관련된 경제 문제와, 한국 언론의 개혁, 정치 문제를 언급했다.
▲ 최경영 기자는 지난 9월 28일 개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한때 해직됐던 회사에 다시 특별채용이 되어 돌아가게 됐습니다. 저는 다음주 월요일부터 KBS로 출근합니다'라고 알렸다. ⓒ 최경영 기자 페이스북
KBS 기자들, 다시 돌아갈까
최경영 기자 외에도 KBS 탐사보도팀 소속이었던 최문호 <뉴스타파> 기자가 KBS로 돌아갔다. 하지만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를 비롯해 KBS에서 <뉴스타파>로 갔던 김경래, 박중석, 심인보 기자 등은 <뉴스타파>에 남아있을 예정이다.
KBS를 거쳐 <뉴스타파>에 있는 김경래 기자는 9월 30일 개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KBS로 돌아가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김경래 기자는 "귀환한 선배들이야 거기(KBS)에서 할 일이 더 많다고 생각했겠지만, 저는 이곳(뉴스타파)에서 할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쓰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6월의 좋은 온라인 보도로 선정된 <민주당 도청의혹사건…KBS 전 보도국장 “우리가 한나라당에 줬다”>를 보도한 뉴스타파 최경영 기자(왼쪽)와 이완기 상임대표 ⓒ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