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2연패에서 벗어나 다시 5강 불씨를 지폈다.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양 팀 합계 6개의 홈런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9-6으로 승리했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단연 외국인 타자 번즈였다. 롯데는 1회초 이대호의 좌전 적시타로 선취 득점한 뒤 1사 만루 추가 득점 기회에서 번즈가 2타점 좌월 2루타를 터뜨렸다. KIA 선발 한승혁의 몸쪽 낮은 146km/h의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좌측 담장에 직격하는 장타였다. 이어 신본기의 2타점 우전 적시타로 롯데는 5점을 선취했다. 

선발 레일리가 1회말에만 5실점하는 난조를 보였지만 이후 실점하지 않았다. 경기는 5-5 동점인 가운데 한동안 소강상태가 지속되었다. 이를 깨뜨린 것도 번즈였다.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투수 황인준의 높게 몰린 변화구를 받아쳐 좌월 솔로 홈런으로 6-5 리드를 되찾았다. 이날 경기의 결승타이자 번즈의 시즌 20호 홈런이었다.

승부에 쐐기를 박은 것도 번즈였다. 롯데는 8회초 채태인의 우월 2루타 때 1루 주자 손아섭이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득점해 8-6을 만들었다. 이어진 1사 2, 3루 기회에서 번즈가 3루수 땅볼로 쐐기 타점을 올려 9-6으로 도망갔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었다. 번즈는 5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뒤늦게 살아난 홈런 본능... 아쉬운 수비?


번즈는 올 시즌 지옥에서 출발해 천당으로 왔다. 그는 개막 이후 5월말까지 44경기에서 타율 0.239 5홈런 OPS(출루율 + 장타율) 0.724로 부진했다. 지난해 정규 시즌 3위팀 롯데가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하위권을 전전하는 가운데 번즈를 방출시키고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데려와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번즈는 6월 한 달 간 12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여느 팀 외국인 타자에 뒤지지 않는 '홈런 본능'을 과시했다. 같은 기간 번즈는 타율 0.385 OPS 1.266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7월 이후에도 번즈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23경기에서 홈런은 3개로 줄었지만 타율은 0.301 OPS는 1.001로 여전히 좋다. 현재와 같은 타격 페이스를 시즌 막판까지 꾸준히 이어간다면 번즈의 재계약은 무난할 전망이다. 올 시즌 이미 20홈런을 친 검증된 거포 외국인 타자를 롯데가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


문제는 장점으로 꼽히던 수비다. 번즈는 2루수로서 768.2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16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다 실책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격수에 비해 수비 부담이 덜한 2루수가 최다 실책의 불명예를 기록 중이기에 더욱 아쉽다. 수비율도 0.966으로 저조하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번즈의 수비에 대해 "평정심을 잃고 흥분하는 경향이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번즈의 많은 실책을 심리적 원인으로 진단한 것이다.

롯데는 7월 26일 NC 다이노스전 13-1 대승을 기점으로 7경기에서 5승 2패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 44승 2무 55패 승률 0.444의 롯데의 순위는 8위지만 5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격차는 3.5경기라 추격의 여지는 충분하다. 지난해 후반기의 대약진을 올해도 재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있다. 홈런포에 눈을 뜬 번즈가 공수활약으로 롯데의 상승세를 지속시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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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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