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조 일본 vs. 폴란드, 콜롬비아 vs. 세네갈] 일본, 내친 김에 조1위?

 일본 타카시 이누이 선수가 25일(한국 시각)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진행된 세네갈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슈팅 후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일본 타카시 이누이 선수가 25일(한국 시각)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진행된 세네갈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슈팅 후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EPA


일본이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콜롬비아를 잡았을 때만 해도 뜻밖의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운 좋은 승리라고 보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은 이번 대회 아프리카 최강으로 꼽히는 세네갈과의 경기에서도 난타전을 벌인 끝에 2-2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혼돈의 조에 속해 승점 1점을 따기도 버거울 거라던 일본이 2경기에서 따낸 승점은 무려 4점. 세네갈과 함께 당당히 H조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반면에 FIFA 랭킹 8위이자 스페인을 제치고 당당히 1포트를 차지한 폴란드는 충격의 2연패를 당하며 H조에서 가장 먼저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세네갈전 1-2 패배는 세네갈의 전력을 얕보다가 당한 뜻밖의 일격이라 해도 일본에게 패해 분위기가 침체돼 있던 콜롬비아에게 당한 0-3 완패는 도저히 변명의 여지가 없다. 폴란드에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라는 세계적인 공격수가 있지만 폴란드는 자신들의 무기를 살리는 법을 잘 모르는 듯 하다.

일본은 폴란드와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폴란드에게 패해 승점 4점에 묶인다면 콜롬비아-세네갈전 결과에 따라 복잡한 경우의 수를 꺼내 들어야 할 수도 있다. 폴란드는 2002 한일월드컵 미국과의 최종전에서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도 3-1로 승리하며 한국의 조 1위 등극에 큰 도움을 준 바 있다. 폴란드의 16강 진출이 좌절됐다고 해서 일본이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이유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1-2로 덜미를 잡히며 지옥을 경험했던 콜롬비아는 폴란드전에서 3-0 대승을 거두고 남미의 강호다운 면모를 되찾았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가 어시스트 2개로 팀 공격을 주도했고 부상으로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던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도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감격적인 골 맛을 봤다. 콜롬비아는 폴란드전 대승의 기세를 몰아 최종전에서도 필승의 각오로 나선다.

첫 경기에서 폴란드를 꺾으며 기세를 올렸던 세네갈은 일본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 4골을 주고 받는 득점 공방을 펼친 끝에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점 1점을 추가하긴 했지만 세네갈 입장에서는 선제골과 2-1로 앞서가는 골을 넣고도 두 차례나 동점골을 허용했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 결국 세네갈 역시 16강 진출을 확정 짓지 못한 채 최종전에 나서게 된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세네갈 역시 콜롬비아와 비기기만 해도 최소 조 2위를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세네갈이 잠그는 스타일의 축구를 하는 팀은 아니기 때문에 폭발적인 공격력의 콜롬비아를 상대로 비기기 위한 작전은 오히려 더 큰 화를 불러 올 수 있다. 승리하는 팀은 무조건 16강에 진출하는 만큼 양 팀이 치고 받는 공방전을 펼치는 흥미로운 경기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

[G조 잉글랜드 vs. 벨기에, 튀니지 vs. 파나마] 편안한(?) 순위 결정전

 2018년 6월 24일(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 벨기에와 튀니지의 경기. 벨기에의 에당 아자르(가운데)가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2018년 6월 24일(한국시간), 러시아 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 벨기에와 튀니지의 경기. 벨기에의 에당 아자르(가운데)가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흔히 실력이 비슷한 팀들끼리 모여 있는 조를 '죽음의 조'라고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는 확실한 강자 두 팀이 한 조에 포함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속했던 B조가 그랬고 벨기에, 잉글랜드가 포함된 G조도 그랬다. B조의 경우엔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첫 경기부터 만나 대혈전(3-3)을 치러야 했지만 벨기에와 잉글랜드는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해 놓은 상황에서 편안하게 순위 결정전을 치른다.

잉글랜드는 2경기에서 5골을 몰아 넣은 걸출한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토트넘)을 앞세워 튀니지와 파나마를 연파했다. 지난 26일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이란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케인은 득점 부문 단독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목표가 '케인 득점왕 밀어주기'가 아닌 4강 이상의 성적임을 고려하면 벨기에와의 최종전에서 케인이 벤치를 지키거나 짧은 시간 만을 소화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2경기에서 8골을 폭발시키며 잉글랜드와 함께 G조 공동 선두에 올라 있는 벨기에는 득점 공동 2위 로멜로 루카쿠(맨유, 4골)를 비롯해 중원의 사령관 에당 아자르(첼시), 벨기에 첫 골의 주인공 드리스 메르텐스(SSC나폴리) 등이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브라질 월드컵 한국전에서도 2승 후 주전들을 대거 제외했던 벨기에는 잉글랜드전에서도 토너먼트를 대비해 같은 전략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당시 한국은 주전이 빠진 벨기에에게 0-1로 패했다).

튀니지는 후반 추가시간 불의의 결승골을 허용한 잉글랜드와의 첫 경기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첫 경기에서 승점을 챙기지 못한 튀니지는 벨기에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조직력이 와르르 무너지며 5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G조의 '양강' 잉글랜드와 벨기에게 패한 튀니지는 사상 첫 조별리그 통과의 꿈도 함게 날아갔다. 이제 남은 것은 40년 만의 월드컵 본선무대 승리 뿐이다.

파나마 역시 벨기에와 잉글랜드를 상대로 무려 9골을 허용하며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됐다. 하지만 파나마는 잉글랜드전 후반 32분 펠라페 발로이(CSD무니시팔)가 파나마의 감격적인 월드컵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제 파나마는 지난 40년 간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승리가 없었던 튀니지를 제물로 본선무대 첫 승리를 노리려 한다. 어쩌면 잉글랜드-벨기에전보다 더 치열할 튀니지와 파나마의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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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프리뷰 일본 콜롬비아 잉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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