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가족을 만나 북일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강조했다.
일본 NHK에 따르면 14일 아베 총리는 총리 관저에서 납치 피해자 가족과 만나 "일본이 북한과 직접 마주하고 납치 피해자의 귀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북일정상회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명확히 약속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미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가 제기된 만큼 이제부터 일본이 북한을 직접 만나 해결에 나설 방침"이라며 "북일정상회담이 납치 문제 해결의 진전으로 이어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납치 피해자 가족 대표이자 40년 전 납북된 요코타 메구미(실종 당시 13세)의 어머니 요코타 사키에씨는 아베 총리에게 "그동안 긴 세월을 생각하면 큰 역사적인 움직임이라고 본다"라며 "모든 피해자가 무사히 돌아오기 만을 바라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피해자 가족은 "납치 문제가 해결되면 북한 주민도 행복해질 수 있다"라며 "김 위원장이 밝은 미래를 선택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일본은 대북 경제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납치 피해자 귀환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산케이신문>은 이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아베 총리와 만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후 본격적인 경제 지원을 받으려면 일본 정부와 협의해야 한다"라며 "그 전에 납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도 "북일정상회담을 실현하기 위해 그동안 양국 정부 관계자들이 여러 차례 물밑 협상을 벌였다"라며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에 관한 사전 협상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에서는 아베 총리가 8월께 평양을 방문하거나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북일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본 언론은 북한이 공식적으로는 일본인 납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