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그냥 평범한 13살 소녀인데요. 저희 어머니께서 위안부 할머니께 가정 방문을 하여 건강 체크를 해드리고 있어요. 전에도 위안부 소녀에 대한 영화를 본 적이 있어요. 그때 진짜 너무 마음이 아파서 울었는데... 직접 할머니께 편지 쓸 날이 오더니... 정말 감격이에요. 대한민국에 잊어서는 안 될 역사니까, 꼭 기억하고 할머니들을 위로해드리고 싶네요. 일본 놈들 걍 죽어도 싸지. 할머니들 힘내시고 건강하시길 기도 할게요."
13살 초등학생이 '위안부' 할머니께 쓴 편지를 가만히 읽어내려갑니다. 그 안에 눈물과 분노, 따뜻함과 뜨거움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6일, 대구 중구 동성로 광장 한 복판 나무 게시판에 편지들이 가득 모여 있습니다. 모두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띄우는 시민들의 마음입니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는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에서 준비한 추모 문화제가 한창입니다.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2002년 6월 5일 오랜 투병 끝에 돌아가신 故 서봉임 할머니의 기일 다음날인 6일을 "대구·경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의 날"로 정해 해마다 돌아가신 할머니들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향소에 국화꽃 한 송이를 올려놓는 손. 할머니께 편지를 쓰는 손. 추모 게시판에 붙일 종이 꽃을 접는 손. 평화의 소녀상 공공 시설물 지정을 위해 서명하는 손. 퀴즈를 풀며 정의로운 해결을 생각하는 손. 이 모든 순간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는 손. 이 수많은 손들이 '위안부' 할머니의 주름진 손과 맞닿아 있는 것만 같습니다.
이용수 할머니께서도 걸음해 행사를 준비한 관계자, 자원봉사자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마침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대사가 할머니와 함께 사진에 담겼습니다. '잊으며는 내가 지는 거니께.'라는 대사가 오늘 이 추모 문화제의 이유이기도 한 것만 같습니다.
대구경북에는 피해자 27분이 정부에 공식 등록하셨으나 제대로 된 해결을 끝내 보지 못하시고, 23분의 할머니께서 안타깝게 돌아가셨습니다. 현재 대구에 3분, 경북에 1분, 전국에는 28분의 피해자가 생존해 계십니다.
할머니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실 때,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게 되는 세상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는 그런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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