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부산에서 화끈한 홈런쇼를 펼치며 연패에서 탈출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트윈스는 6일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5개를 포함해 14안타를 터트리며 14-6으로 승리했다. 주중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연패를 당했던 LG는 최하위 롯데를 상대로 신나는 화력쇼를 펼치며 다시 공동 8위로 뛰어 올랐다(4승 7패).

효자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와 안방마님 유강남이 나란히 멀티 홈런을 폭발했고 강승호도 9회 투런포를 터트리며 시즌 첫 홈런을 신고했다. 반면 롯데는 1회 무사 1, 2루에서 민병헌의 삼중살이 나오며 기세가 꺾였고 3연패에 빠지며 시즌 10번째 패배를 당했다. 특히 에이스 역할을 맡아 주리라 기대했던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는 개막 후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11.37로 심각한 부진에 빠지며 롯데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사도스키-유먼-린드블럼-레일리까지만 해도

롯데는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 부임 후 '노 피어' 야구를 통해 8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했지만 노장 최향남에게 마무리를 맡길 정도로 뒷문 부재에 시달렸다. 이에 롯데는 2009년 외국인 투수 존 애킨스를 영입해 마무리를 맡겼다. 애킨스는 뛰어난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는 아니었지만 26개의 세이브를 기록하며 이용찬(두산)과 함께 공동 세이브왕에 올랐다. 롯데 최초의 세이브왕이었다.

2010년부터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출신의 우완 라이언 사도스키가 활약했다. 사도스키는 한국에서 3년 동안 활약하며 29승 24패 평균자책점 4.03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고 롯데는 사도스키와 함께 한 3년 동안 가을야구에 빠짐없이 진출했다. 2014년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한 사도스키는 2015년부터 롯데의 해외스카우터로 활약하고 있다.

롯데가 과감하게 사도스키와의 재계약을 포기할 수 있었던 이유는 2012년 새 외국인 투수인 '둘리' 쉐인 유먼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2년 13승 7패 평균자책점 2.55의 성적으로 군에 입대한 장원준(두산) 대신 롯데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유먼은 2013년부터 크리스 옥스프링과 짝을 이뤄 2013년 13승, 2014년 12승으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물론 롯데에서의 2년 동안 23승을 챙긴 옥스프링의 꾸준한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2015년부터 스카우터 사도스키의 새 작품이 탄생했다. 바로 조쉬 린드블럼(두산)과 브룩스 레일리로 이어지는 원투펀치였다. 린드블럼은 큰 체격(195cm105kg)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구위와 뛰어난 이닝 소화능력으로 롯데에서 활약한 3년(정확히는 2년 4개월) 동안 28승을 기록하며 롯데의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롯데팬들은 린드블럼에게 '린동원'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롯데의 에이스임을 인증해줬다.

린드블럼 만큼의 임팩트는 없었지만 꾸준함으로 치면 좌완 레일리가 한 수 위였다. 2015년11승을 거둔 레일리는 2016년 지독한 불운 속에 8승에 그쳤지만 작년 시즌 화려하게 반등에 성공하면서 13승 7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롯데를 5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작년 11월 117만 달러에 롯데와 재계약한 레일리는 롯데 구단 역사상 최초로 4년 연속으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가 됐다(4년 동안 활약한 펠릭스 호세는 두 번의 공백이 있었다).

듀브론트, 빅리그 31승 경력임에도 KBO에서는

듀브론트 '연패 내가 끊는다'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선발 듀브론트가 역투하고 있다. 2018.3.30

▲ 듀브론트 '연패 내가 끊는다'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선발 듀브론트가 역투하고 있다. 2018.3.30 ⓒ 연합뉴스


롯데는 작년 시즌이 끝나고 린드블럼과의 재계약 협상이 어긋났다. 그러나 롯데에게는 이미 수년 전부터 점찍어 둔 새 외국인 투수 후보가 있었다. 바로 빅리그 31승 경력의 좌완 듀브론트였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활약하던 2012, 2013 시즌 2년 연속 11승을 올리기도 했던 듀브론트는 작년 12월 롯데와 1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2016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며 시즌을 통째로 날린 듀브론트는 작년 트리플A 무대에서 2승 3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86으로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순조로운 재활을 증명했다. 재활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전력 투구를 할 수 있는 올 시즌엔 더욱 좋은 활약이 기대됐다. 실제로 듀브론트는 시범경기에서 9이닝 3피안타 1실점이라는 완벽한 투구로 롯데의 개막전 선발로 낙점됐다.

하지만 정작 시즌이 개막되자 듀브론트에 대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3월 24일 SK 와이번스와의 개막전에서 볼넷 6개를 기록하며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물러났고 30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6이닝을 던졌지만 모창민에게 투런포를 맞으며 시즌 첫 패를 당했다. 그래도 듀브론트에 대한 기대가 컸던 롯데 팬들은 첫 등판에 비해 다소 나아진 투구 내용에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듀브론트는 6일 LG전에서 자신을 향한 기대를 모두 수거해 버렸다. 2.2이닝 동안 홈런 한 개를 포함해 안타와 볼넷을 각각 4개씩 허용한 듀브론트는 무려 6점을 내주고 강판 당했다. 듀브론트를 구원한 박시영이 곧바로 유강남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듀브론트의 자책점은 7점으로 늘어났다.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롯데의 새 에이스는 시즌 개막 후 3경기에서 2패 11.37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듀브론트는 LG전에서 빠른 공이 시속 143km에 머물렀다. 아직 날씨가 풀리지 않아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고 토종 에이스 박세웅마저 합류하지 못한 롯데에게 여유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3경기 연속 조원우 감독과 팬들을 실망시킨 듀브론트에게는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펠릭스 듀브론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