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분 혈투를 펼친 울산대와 한수원 선수들  120분 혈투를 펼친 울산대와 한수원 선수들

▲ 120분 혈투를 펼친 울산대와 한수원 선수들 120분 혈투를 펼친 울산대와 한수원 선수들 ⓒ US KEEPER(울산대학교 U리그 서포터즈)


울산대학교의 FA컵 항해가 끝났다. 지난 28일 울산대 운동장에서 펼쳐진 울산대학교와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축구단과(아래 한수원)의 2018 KEB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는 강종국의 결승골에 힘입은 한수원이 1-3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날 내셔널리그 최강자 한수원을 상대하게 된 울산대학교는 다소 수비적인 선발 라인업을 선보였다. 최전방에는 심재민이 나섰고, 그 아래 박하빈, 김동윤, 장재원, 임예닮이 중원을 책임졌다. 파이브백으로 나선 수비진은 설영우, 김재현, 강동혁, 유원종(C), 최지묵이 구축했다. 골키퍼 장갑은 서주환이 꼈다.

한수원의 선축으로 시작된 전반, 울산대는 수비적인 태세를 쉽게 풀지 않았다. 하지만 마냥 수비에 집중하진 않았다. 역습을 전개하기 위해 심재민, 박하빈, 임예닮이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가했다. 허나 한수원은 몇 해 동안 프로로 뛴 경험을 울산대 운동장에서 보여주었다.

한수원은 두터운 울산대 수비진에서 눈을 돌려 측면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전반 시작과 함께 울산대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한수원이 페널티 진영 가까운 곳에서 프리킥 세트피스 상황을 가져왔다. 곧장 킥으로 연결된 공은 울산대 골대 우측 깊숙한 곳으로 빨려 들어왔지만, 서주환의 선방에 막혀 무산되었다.

울산대도 마냥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임예닮, 박하빈, 심재민이 높게 올라온 한수원 수비진의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몇 차례 위협적인 공격 찬스가 만들어졌지만 번번이 한수원 수비진과 키퍼에게 막히며 무산되었다.

팽팽한 대결을 펼친 전반전  팽팽한 대결을 펼친 전반전

▲ 팽팽한 대결을 펼친 전반전 팽팽한 대결을 펼친 전반전 ⓒ US KEEPER(울산대학교 U리그 서포터즈)


동점골을 기록한 울산대 박하빈  동점골을 기록한 울산대 박하빈

▲ 동점골을 기록한 울산대 박하빈 동점골을 기록한 울산대 박하빈 ⓒ US KEEPER(울산대학교 U리그 서포터즈)


한수원은 두터운 울산대 수비진을 뚫지 못해 고전했고, 울산대도 두터운 수비진 탓에 공격 작업에서 난항을 거듭했다. 공수 전환이 여러 차례 이어지는 가운데 양 팀 모두 이렇다 할 소득 없이 전반전을 마무리해야 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전반 내내 소득을 거두지 못한 한수원의 창끝이 번뜩였다. 역습을 전개한 한수원은 좌측면에서 위력적인 크로스를 올렸다. 울산대 수비진을 통과한 크로스는 곧장 장백규에게 연결되었고 슈팅은 골망을 갈랐다. 전반 내내 한수원의 맹공을 막아낸 울산대 수비진은 아쉬움을 드러내야 했다.

하지만 울산대도 마냥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전방 압박으로 한수원 김태홍 키퍼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박하빈이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후반 7분 우측면으로 올라온 설영우가 빠르게 올린 크로스가 페널티 지역을 파고들었다. 쇄도해 들어간 박하빈이 헤더를 했고, 위쪽 골대를 맞은 공은 곧장 골문 안으로 흘러갔다.

득점 이후 울산대는 센터백 역할을 수행하던 강동혁을 대신해서 공격수 박성진을 투입했다. 이후 공격수 심재민을 대신해서 미드필더 노태윤을 투입했다. 전반 내내 파이브백으로 한수원을 상대한 울산대는 포백으로 전환한 뒤 임예닮, 김동윤, 박하빈을 필두로 전반보다 훨씬 공격적인 기용했다.

후반에는 김동윤이 역습 상황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한수원 역시 역전골을 노리고 있었기에 김동윤의 역습을 그냥 두고 보지는 않았다. 김현석 감독은 후반 내내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김동윤 대신 김훈옥을 투입했다. 뒤늦게 필드에 들어간 김훈옥은 한수원 수비진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후반 종료까지 승자를 결정짓지 못하자, 경기의 승패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전 시작과 동시에 울산대 수비수 김재현이 위력적인 공격을 펼쳤다.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올라온 킥을 정확한 헤더로 이어갔지만,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수원 역시 반격에 나섰지만, 서주환의 선방에 막혔다. 연장전 전반까지도 양 팀 모두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연장 후반전 역전골과 쐐기골을 허용한 울산대 연장 후반전 역전골과 쐐기골을 허용한 울산대.

▲ 연장 후반전 역전골과 쐐기골을 허용한 울산대 연장 후반전 역전골과 쐐기골을 허용한 울산대. ⓒ US KEEPER(울산대학교 U리그 서포터즈)


애석하게도 연장 후반에 들어서자 승부의 추는 한수원 쪽으로 기울었다. 연장 후반이 시작되자 한수원은 선제골을 기록한 장백규를 대신해서 투입된 강종국을 투입했다. 강종국 투입은 즉시 효력을 발휘했다. 우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혼전 상태에 빠진 울산대 수비진으로 들어왔다. 강종국이 가슴 트레핑을 시도하려던 공은 곧장 골문 방향으로 꺾였고, 골대를 맞은 공은 허무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역전골이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울산대는 쐐기골까지 허용했다. 중원에서 한 번에 올라온 공이 최전방에 자리한 심제혁에게 연결되었다. 심제혁이 가볍게 찍어 찬 공은 서주환의 키를 넘겨 골 망을 흔들었다.

연장 후반까지 한수원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울산대는 종료 10분 전에 터진 역전골과 쐐기골에 쓴 입맛을 다셔야 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울산대 김현석 감독은 되레 선수들을 독려하며 나섰다.

경기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현석 감독은 "한수원에는 프로 무대를 경험해본 선수들이 많다. 대학 선수들과 경험 차이가 확실하다"면서 "그런 팀과 연장전까지 간 것은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아쉬움은 아쉬움으로만 남기겠다.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본다"라고 선수들의 공로를 높게 평가했다.

한수원전 패배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 울산대 김현석 감독 한수원전 패배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 울산대 김현석 감독

▲ 한수원전 패배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 울산대 김현석 감독 한수원전 패배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 울산대 김현석 감독 ⓒ US KEEPER(울산대학교 U리그 서포터즈)


김현석 감독의 말마따나 선수들의 경험 차이는 확고했다. 한수원의 막내 라인(이승환, 홍창오, 주한성)마저도 울산대 최고참인 유원종보다 한 살 많은 선배들이었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필드 위에서 보낸 시간의 차이는 쉽게 극복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경험 차이를 가진 한수원의 맹공을 막아낸 골키퍼 서주환의 공은 컸다. 올해 울산 현대고를 졸업하고 울산대로 진학한 서주환은 입학 직후 주전으로 큰 활약을 했다. FA컵 2라운드였던 가톨릭관동대학교 전에서도 선발로 나섰고, 이어진 2018 U리그 개막전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한수원전도 마찬가지였다.

한수원전 MOM으로 손색이 없었던 울산대 골키퍼 서주환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한수원전을 앞두고 준비를 많이 했다. 감독님과 코치님도 준비한대로 잘 싸우라고 말하셨다. 그래서 잘 싸울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연장 후반 나온 역전골은 생각하지 못한 궤적으로 들어왔다. 아쉬움으로 남을 실점이었다. 그런 아쉬움에도 한수원은 강한 팀이었다. 준비한대로 경기를 펼쳐서 기쁘다"고 말했다.

FA컵 항해를 마친 울산대는 이제 모든 신경을 U리그에 쏟을 예정이다. 울산대는 지난 23일 울산대 운동장에서 펼쳐진 한국국제대와의 2018 U리그 개막전에서 3-1로 승리했다. U리그 출항을 성공적으로 마친 울산대는 오는 4월 6일, 창원축구센터 인조1구장에서 창원문성대학교와의 2018 U리그 2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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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사와 사진은 울산대학교 축구부 U리그 서포터즈 "US KEEPER"에도 업로드 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 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울산대 FA컵 3라운드 경주한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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