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한 개그우먼 강유미

ⓒ MBC


지난 6일 MBC 시사 교양 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그녀는 변신 중, 개그우먼 강유미' 편을 방송했다. 강유미는 2004년 KBS 공채 개그우먼으로 데뷔했고 줄곧 KBS 2TV 예능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며 '고고 예술 속으로' '봉숭아학당' '분장실의 강선생님' 등 여러 코너를 통해 큰 인기를 모았다.

이번 방송분은 최근 방송 출연과 유튜브 채널 운영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강유미의 일상을 따라가면서 진행됐다. <사람이 좋다>에서는 그가 데뷔 이후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그의 경력에서 큰 변곡점이 된 양악 수술 전후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공백기와 침체기를 거쳐 어떻게 다시 대중들의 주목을 받게 됐는지 등의 사연을 소개했다. 또 강유미 본인과 주변 인물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대중이 몰랐던 그의 개인적인 면모와 가족 사랑, 인생관, 미래에 대한 고민 등을 진솔하게 드러냈다.

강유미는 한창 인기를 누리던 2011년 미국 유학을 이유로 돌연 활동을 중단했다. 2014년 tvN 예능 프로그램 <SNL 코리아> 작가 일을 시작하면서 국내 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했다.

'양악 수술' 고백, 자신감을 얻었다는 강유미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한 개그우먼 강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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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방송분에서 가장 눈길을 모은 건, 공백기에 양악 수술을 한 것에 대해 강유미가 직접 입장을 밝힌 부분이다. 당시 그는 이 수술 때문에 더 이상 개그우먼 활동을 못하게 되는 상황까지 각오했다고 한다. 그만큼 이 일이 그에게 절실했다는 의미다. 사실 처음 그 소식이 대중에게 뉴스로 알려졌을 때는 호의적인 반응이 드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필자 역시 그런 축에 속했다. 엄밀히 말하면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에 대한 한국 사회 주류 여론의 시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딱히 달리 생각할 계기도 없었다. 물론 지금은 '과유불급' 정도로 부정적이었던 시각이 완화됐지만, 그건 아마도 시대가 변한 탓이 클 것이다. 어쨌든 강유미는 지금 얼굴에 만족하고 있고 자신감까지 얻었다고 하니 그 수술은 결과적으로 잘한 일이 됐다.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한 개그우먼 강유미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한 개그우먼 강유미 ⓒ MBC


강유미가 유튜브에 채널을 개설해 1인 인터넷방송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는 기존 방송 활동을 통해서는 해소할 수 없는, 잠재된 창작 욕구를 분출할 만한 창구를 찾고 있다가 자연스럽게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순한 '가욋일'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유튜브 방송은 상당한 수입을 창출하고 있었고 인터넷을 통해 얻은 대중의 관심과 호응이 방송매체 출연으로도 이어져 강유미에게 새로운 기회들을 안겨주는 선순환 구조를 이루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이와 유사한 도전에 나서는 동료 개그맨, 개그우먼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이 일의 중요성을 대변하는 현상으로 보인다.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이를 두고, 강유미의 도전정신과 창작 열정이 빚어낸 성과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맞는 말이지만 필자는 그의 이런 시도가 지상파와 케이블로 대표되는 기존 방송 산업 구조에서 코미디언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반영된 결과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 <개그콘서트>와 tvN 예능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 등을 제외하면 방송가에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인터넷 1인 방송을 시도하는 개그맨, 개그우먼들이 많아진다는 건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한 개그우먼 강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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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나 인터넷 방송을 무대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코미디언이 유독 많아 보이는 건 그만큼 이들의 처지가 불안하고 절박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목마른 자가 땅을 판다는 말처럼 도전은 결핍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그런 도전이 혁신을 낳기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필연적으로 무수한 희생자를 양산하기 마련이다.

바야흐로 업종 구분 없이 양질의 일자리가 점점 줄어가는 시대다. 일자리는 곧 생명줄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불안도 더불어 점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에 관한 한 뾰족한 해답이 없어 보이고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질 것만 같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연대와 관심밖에 없는 듯하다. 물론 여기에 긴장을 완화하고 웃음을 주는 유머를 곁들인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본 프로그램에서 강유미의 대선배 이홍렬이 그에게 던진 농담을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하도록 한다.

"너 예쁘게 아주 잘 변했다. 그런데 있잖아. 사실 그전에도 예뻤어."

강유미를 포함한 개그우먼, 개그맨들의 건투를 빈다.

휴먼 다큐 사람이 좋다 강유미 이홍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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