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웨이트트레이닝센터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과 하계경기 대표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하고 있다. ⓒ 권우성


1세대와 언더독.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30일을 앞두고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웨이트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공개 훈련에서 만난 이들이다.

먼저 1세대는 프리스타일 스키 종목 중 하나인 에어리얼. 속도만을 겨루는 알파인스키 등과 다르게 점프·연기 등이 평가 요소로 들어가는 프리스타일 스키 종목 가운데 하나다. 다른 스포츠와 비교하자면 '기계체조의 도마'와 가장 유사하다. 싱글·더블·트리플 3가지 점프대 중 하나를 택해 활강해 공중으로 높이 점프해 한 번의 연기를 펼치고 착지하는 모습이 도마와 거의 유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홍철·양학선 등 세계적인 선수의 이름만으로 그 모습을 연상할 수 있는 도마와 다르게 에어리얼 자체가 국내에서는 극히 생소한 종목이다. 역사도 짧다. 한국 에어리얼 대표팀은 2년 3개월 전인 2015년 10월에서야 창단했다.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앞둔 프리스타일 스키 에어리얼 김경은 선수가 막바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웨이트트레이닝센터에서 프리스타일 스키 에어리얼 김경은 선수가 막바지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 권우성


 프리스타일 에어리얼 스키 조성동 감독이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프리스타일 에어리얼 스키 조성동 감독이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권우성


한국 에어리얼 대표팀의 조성동(71) 감독과 유일한 출전 선수인 김경은(20)은 이러한 간극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조 감독은 여홍철·양학선 선수 등을 지도한 명장이고 김경은 선수 역시 12년 간 체조를 하다가 에어리얼로 전향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김 선수는 스키를 탄 것은 1년 반, 스키를 신고 점프를 한 것은 1년 남짓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 선수는 부상 위험을 이유로 개최국 쿼터가 없는 에어리얼의 올림픽 출전을 작년 2월 자력으로 따냈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외국의 에어리얼 선수들이 전부 체조선수들이다, 지도자들도 거의 체조선수 출신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림픽 출전 기준 점수인 80점에서 0.7점이 모자라 출전하지 못한 에어리얼 남자부 김남진(22) 선수도 체조선수 출신이다. 김경은 선수도 "체조할 때와 몸 쓰는 것이 똑같다, 체조의 기술을 에어리얼에서 똑같이 쓴다"라면서 "오히려 스키가 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체조 경력의 강점이 곧 평창 올림픽의 메달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도 짧지만 훈련 시설도 외국과 비교할 때 사실상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김경은 선수도 현재 근력 운동 및 트램펄린 훈련 등 실내에서만 훈련하고 있는 상태다.

조 감독은 "실전 훈련을 펼칠만 한 여건이 안된다. 여름에는 수상에서, 겨울에는 설상에서 훈련을 해야 하는데 국내에는 그런 시설이 없다"면서 "최근 중국 내몽골에 있는 중국 대표팀 시설에서 2주 간 훈련을 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김 선수 역시 '에어리얼 1세대'로서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같은 점을 꼽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1세대'로서의 자부심은 놓지 않았다. 김 선수는 "12년 동안 했던 체조 대신 에어리얼로 전향하는 것이 싫어서 가족들이 6개월이나 나를 설득했다"라면서 "지금은 올림픽 무대를 뛸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여자 국가대표 1호, 그 이름이 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원래 1세대는 힘든 법"이라면서도 "남은 기간 동안 잘 준비해서 국민들께 감동을 주는 연기를 펼쳐 보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에어리얼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중국이나 벨라루스 같은 에어리얼 강국들은 체조선수들을 전향시켜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라며 "우리나라도 체조강국인 만큼 앞으로 유망한 선수들을 뽑아 훈련하면 그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했다.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남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평창동계올림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 권우성


올림픽 출전국 중 랭킹 가장 낮다? '이변' 준비 중인 아이스하키

에어리얼이 '1세대'라면 올림픽 본선에 첫 출전하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언더독(underdog : 스포츠에서 우승할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으로 꼽힌다. 한국 대표팀의 세계 랭킹(21위)이 올림픽 본선 출전 12개 팀 가운데 가장 낮기 때문이다. 조별 리그에서 맞붙을 캐나다(1위)·체코(6위)·스위스(7위)의 세계 랭킹과 비교하면 더욱 그 격차가 크다.

하지만 언더독은 이변을 기대하게 하는 이름이기도 하다. 실제로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성장을 거듭하면서 이변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해 4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오는 5월 덴마크에서 열릴 2018 IIHF 월드챔피언십 출전권을 획득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IIHF 월드챔피언십은 아이스하키에서 축구 월드컵 본선과 같은 무대로, 한국은 1979년 국제대회 출전 이래 38년 만에 출전하게 됐다.

대표팀 백지선(51) 감독도 언더독 평가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오히려 "(그런 평가 덕에) 상대의 경제를 피해서 우리 경기를 마음껏 할 수 있고 다른 팀을 놀라게 할 수 있다"며 "압박감이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자 아이스하키 백지선 감독이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대회 G-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남자 아이스하키 백지선 감독이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대회 G-30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권우성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남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평창동계올림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 권우성


그러면서 이번 올림픽의 목표가 금메달이라고 밝혔다. 백 감독은 "다른 출전 국가도 (금메달이) 목표일 것"이라며 "금메달이 아니라면 여기서 훈련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금 한국 아이스하키는 높은 레벨로 올라왔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그는 "평창에서 만날 팀들은 올림픽 메달도 많이 땄고 올림픽 경험도 많다"면서 "이들을 상대하기 위해 준비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아이스하키의 히딩크'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영광이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에 좋은 결과를 가져왔듯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말했다.

감독만 아니라 선수들도 자신감을 보였다. 대표팀 주장인 박우상(33) 선수는 메달 수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운동선수로서 지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게임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기성(33) 선수 역시 "조별리그만 통과하면 단기전이다, 아무도 예측 못한다"고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에어리얼 조성동 아이스하키 백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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