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스포츠를 바라만 보던 흑인 선수들이 평창에 온다.

평창 동계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는 27일(현지시각) 이번 평창 올림픽은 흑인 선수들의 참가로 더욱 특별한 대회가 될 것이라며 겨울 스포츠 불모지였던 아프리카의 도전을 소개했다.

가장 주목받는 스타는 여자 쿨러닝으로 불리는 나이지리아 여자 봅슬레이 대표팀이다. 이들은 최근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북아메리카컵 대회에서 완주하며 평창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갖췄다.

1993년 큰 인기를 얻은 영화 <쿨러닝>으로 유명한 남미의 자메이카 남자 봅슬레이 대표팀이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출전한 바 있으나 아프리카 선수가 동계 올림픽 봅슬레이에 출전하는 것은 나이지리아가 처음이다.

전직 육상 선수였던 세일 아디군, 은고지 오누메레, 아쿠오마 오메오가는 은퇴 후 봅슬레이로 새로운 선수 생활에 도전했다. 하지만 추운 지역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여건이 되지 않아 미국에서 나무 썰매를 타고 연습해야 했다.

이들은 평창 올림픽에 출전을 위한 훈련 자금을 모으려고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한 것이 큰 화제가 됐고, 한 신용카드 회사가 후원에 나서면서 새 장비를 사고 전지훈련도 떠나면서 기량을 쌓았다.

아디군은 "우리는 얼음 위에서 시속 150km의 속도로 미끄러지는 것을 상상할 수 없는 곳에서 왔다"라며 "아프리카를 대표해 평창 올림픽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스켈레톤에 도전한 청소기 판매원, 평창에 온다

 가나·나이지리아 선수의 평창 올림픽 스켈레톤 출전을 소개하는 NBC 뉴스 갈무리.

가나·나이지리아 선수의 평창 올림픽 스켈레톤 출전을 소개하는 NBC 뉴스 갈무리. ⓒ NBC


또 다른 썰매 종목 스켈레톤에서도 가나의 아콰시 프림퐁과 나이지리아의 시미델레 아데아그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4년 전 소치 동계올림픽 봅슬레이에 도전했다가 좌절한 프림퐁은 청소기 판매원으로 새 인생을 시작했다.

하지만 올림픽 무대의 꿈을 버리지 못한 프림퐁은 스켈레톤으로 전향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을 위해 마련한 특별 출전권을 따내면서 마침내 평창에 오게 됐다. 

프림퐁은 "나는 디즈니 영화의 주인공이 되려고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 아니다"라며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지만 평창에서 경험을 쌓고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육상 선수로 올림픽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스포츠용품 회사에 다니던 아데아그보도 나이지리아 봅슬레이 대표팀에 자극을 받아 스켈레톤을 시작해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스키 종목에서는 케냐의 사브리나 시마더가 주목받고 있다. 케냐에서 태어났으나 겨울 스포츠 강국 오스트리아에서 자라며 스키를 접한 시마더는 케냐 최초의 알파인스키 국가대표로 나선다.

올림픽 무대를 바라보며 아프리카의 개척자로 나선 이들의 도전이 평창 올림픽 가치를 더욱 높일 것으로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평창 동계올림픽 쿨러닝 아프리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