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판타스틱4>와 <판타스틱4: 실버 서퍼의 위협>의 경우, 배급은 이십세기폭스 사가 맡았지만 제작 판권은 따로 있었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최근 디즈니가 이십세기폭스의 영화와 TV 파트를 400억 달러에 인수하기 직전이란 보도가 끊이질 않았다. 따라서 <엑스맨> 프랜차이즈에 대한 MCU(Marvel Cinematic Universe) 편입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판타스틱4>의 판권도 디즈니가 회수할 수 있는 것처럼 일부 보도가 되고 있으나 <스크린랜트>의 보도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 <판타스틱4>의 판권이 이십세기폭스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스파이더맨>의 판권은 소니 픽처스가 가지고 있으며, <엑스맨>과 <데어데블>의 판권은 20세기 폭스가 그리고 <헐크>는 유니버설이 판권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판타스틱 4>의 판권의 보유자는 의외로 독일의 콘스탄틴 필름(Constantin Film)이다.
많은 이가 <판타스틱4>의 판권을 폭스가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데, 이는 2005년과 2015년에 제작된 <판타스틱4>의 배급을 20세기 폭스가 맡았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콘스탄틴 필름이 공동제작에 참여했었다.
<판타스틱4>의 영화 판권이 판매된 것은 마블의 경영이 악화했던 1980년대에 벌어졌다. 1986년 마블의 수장 스탠 리는 독일의 영화제작자 베른트 아이힝거(Bernd Eichinger)에게 <판타스틱4>와 <실버서퍼>의 영화제작 판권을 불과 25만 달러에 넘겼다. 판권 유지조건은 1992년까지 영화제작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 판권 유지를 위해 만들어졌던 로저코먼의 저예산 1994년 작 <판타스틱4>. ⓒ 콘스탄틴 필름
당시에도 4000만 달러 이상 거액의 제작비가 필요했던 <판타스틱4>의 영화제작은 쉽지 않았다. 결국, 베른트 아이힝거는 당시 B급 무비를 주로 만들었던 로저 코먼 감독에게 영화 제작을 의뢰하여 저예산으로 <판타스틱4>를 제작했다. 이는 철저히 판권 유지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영화는 아예 개봉도 하지 못했다. 이 영화의 개봉을 막은 것은 다름 아닌 마블 스튜디오의 공동 창업자 아비 아라드이다. 원래 로저 코먼의 <판타스틱4>는 1994년 1월 개봉을 앞두고 있었으나, 아비 아라드가 베른트 아이힝거로부터 영화를 사서 보지도 않고 전량 폐기했다고 한다. 이유는 영화의 개봉이 마블과 <판타스틱4>의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스탠 리는 <엑스맨>과 <판타스틱4>의 판권을 반드시 회수하겠다고 말했었다. 자신이 30년 전 불과 25만 달러에 팔았던 <판타스틱4>의 영화 판권을 얼마에 되찾아 오게 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