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르브론 제임스와 '플래쉬' 드웨인 웨이드가 3년 만에 클리블랜드에서 재회한다.

NBA 챔피언 3회, 2006년 파이널 MVP, ALL NBA 팀 8회, 올스타 12회 출전에 빛나는 웨이드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드래프트 동기이자 절친 제임스가 속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1년 23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웨이드는 지난 25일 시카고 불스와 계약을 해지한 지 3일 만에 2017-2018 시즌에 활약하게 될 새 소속팀을 구했다. 자신의 별명처럼 그야말로 전광석화 같은 빠른 행보다.

동부컨퍼런스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였던 웨이드와 제임스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마이애미 히트에서 함께 뛰며 두 번의 파이널 우승과 4년 연속 파이널 진출을 만들어낸 명콤비다. 웨이드는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폭발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슈팅가드로 제임스와 함께 클리블랜드에서 자신의 4번째 파이널 우승에 도전한다.

2006년 파이널 MVP, 올스타 12회 출전에 빛나는 슈퍼스타

 마이애미에서의 4년은 제임스(왼쪽)와 웨이드에게 행복한 시간이었다.

마이애미에서의 4년은 제임스(왼쪽)와 웨이드에게 행복한 시간이었다. ⓒ NBA.com


역대급 드래프트로 불리는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마이애미에 지명된 웨이드는 2년 차 시즌부터 올스타에 선발되며 리그를 대표하는 슈팅가드로 입지를 다졌다. 특히 샤킬 오닐과 알론조 모닝, 게리 페이튼 같은 전설적인(그리고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이 모였던 2005-2006 시즌에는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파이널에서 평균 34.7득점 7.8리바운드3.8어시스트2.7스틸을 기록하는 대활약으로 마이애미를 우승으로 이끌며 파이널 MVP를 차지했다.

하지만 마이애미의 왕조는 오래 가지 않았고 웨이드를 제외한 주력 선수들이 대거 은퇴 및 이적한 2007-2008 시즌에는 15승67패의 끝 모를 추락을 경험했다. 이후 웨이드는 짧았던 영광의 시대를 끝낸 히트의 외로운 에이스가 됐다. 웨이드는 2008-2009 시즌 득점왕(30.2점), 2009-2010 시즌에는 26.6득점으로 대활약을 펼쳤음에도 마이애미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한계였다.

그렇게 약체팀의 에이스로 전성기 구간을 보내던 웨이드에게 구원의 손길이 찾아온 것은 2010년. 클리블랜드에서 우승이 힘들다고 판단한 제임스가 마이애미로 이적하며 웨이드, 크리스 보쉬와 함께 빅3를 결성한 것이다. 마이애미의 터줏대감 웨이드는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 제임스에게 에이스 자리를 내주며 2옵션으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했다. 그 결과 마이애미는 2011-2012 시즌과 2012-2013 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또 한 번의 황금기를 누렸다.

하지만 '왕조의 조건'이라는 3년 연속 우승에 실패하자 제임스는 다시 고향 클리블랜드로 떠났고 보쉬마저 부상과 질병에 허덕였다. 마이애미가 다시 웨이드의 원맨팀이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마이애미는 '충신' 웨이드에게 언제나 희생만을 강요했고 웨이드는 2015-2016 시즌을 마지막으로 2년 47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으며 시카고로 이적했다.

시카고는 웨이드에게 고향팀이었지만 시카고는 이미 동포지션에 지미 버틀러(미네소타 팀버울브스)라는 스타를 보유하고 있었다. 웨이드가 마음껏 코트를 누빌 수 없었다는 뜻이다. 결국 웨이드는 루키 시즌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18.3점)을 기록한 채 35세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웨이드는 2017-2018 시즌 자신에게 보장돼 있던 2380만 달러의 연봉 중 158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시카고와 1년 만에 결별을 선언했다.

시카고에서 연봉 받으며 클리블랜드를 위해 뛰게 될 웨이드

 지난 시즌 서로를 등졌던 웨이드(왼쪽)와 제임스는 이번 시즌 같은 팀을 위해 싸운다.

지난 시즌 서로를 등졌던 웨이드(왼쪽)와 제임스는 이번 시즌 같은 팀을 위해 싸운다. ⓒ NBA.com


사실 웨이드의 클리블랜드 입단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제임스가 직접 웨이드 영입에 발 벗고 나섰고 웨이드 역시 네 번의 파이널 진출을 함께 이뤄냈던 제임스와의 재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폴 조지와 카멜로 앤서니를 차례로 영입하며 이번 오프시즌의 승자로 떠오른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도 웨이드에게 추파를 던졌지만 웨이드는 자신의 장단점을 가장 잘 아는 친구가 속한 팀을 선택했다.

클리블랜드 입장에서도 웨이드의 합류는 엄청난 전력상승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미 시카고로부터 많은 바이아웃 금액을 받게 되는 웨이드는 클리블랜드와 단 23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아무리 전성기가 지났다곤 하지만 은퇴 후 명예의 전당 입성이 유력한 슈퍼스타를 이렇게 헐값(?)에 영입할 수 있는 것은 분명 클리블랜드에게는 큰 행운이다.

클리블랜드는 지난 8월 보스턴 셀틱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카이리 어빙을 보내고 아이제아 토마스를 비롯한 3명의 선수와 한 장의 지명권을 받아왔다. 하지만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하는 토마스는 고관절 부상으로 연내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의 주전 슈팅가드로 활약했던 J.R. 스미스는 한 번 터지면 좀처럼 식지 않는 폭발적인 외곽슛 능력을 가졌지만 플레이에 기복이 심하다는 약점이 있다.

클리블랜드는 토마스가 복귀하기 전까지 데릭 로즈, 웨이드,제임스, 케빈 러브, 트리스탄 탐슨으로 주전 라인업을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노련한 안드레 이궈달라를 핵심 식스맨으로 활용하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처럼 타이론 루 감독 역시 웨이드에게 벤치 에이스를 맡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폭발적인 득점력에 다소 가려 있긴 하지만 웨이드는 포지션대비 뛰어난 패싱센스를 자랑하는 선수라 공격 조립에도 충분히 도움을 줄 수 있다.

지난 파이널에서 클리블랜드에게 아픔을 안긴 골든스테이트는 이번 오프시즌에서도 닉 영과 옴리 카스피를 영입하며 전력을 더욱 강화했다. 비교적 잠잠한 비 시즌을 보내던 클리블랜드 역시 로즈와 토마스에 이어 웨이드까지 가세하며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농구팬들에게 가장 반가운 소식은 마이애미 시절 수 많은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낸 제임스와 웨이드의 콤비를 다시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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