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스맨2: 골든 서클> 스틸 사진.

영화 <킹스맨2: 골든 서클> 스틸 사진.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2015년 전 세계 4억 달러가 넘는 극장 수입을 거두며 흥행에 성공했던 <킹스맨: 시크릿에이전트>의 속편 <킹스맨: 골든 서클>이 지난 27일 개봉했다. 1편에 이어 태런 에저튼이 주인공 에그시 역을 맡았으며, 1편에서 죽었던 해리가 부활하며 콜린 퍼스도 등장했다. 또 줄리언 무어, 할리 베리, 채닝 테이텀, 제프 브리지스 등 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1편에 이어 매튜 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는데, 이것은 그의 첫 속편 연출이다. 북미에서는 22일에 개봉해 첫 5일간 약 4551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영화의 제작비는 1편(8100만 달러)보다 많아진 1억4백만 달러가 투입됐다.

1년 전 세상을 구하고 얻은 여자친구 틸드(한나 알스트룀)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에그시. 어느 날 포피(줄리안 무어)가 이끄는 국제 마약범죄조직 '골든 서클'에 의해 킹스맨 본부가 무참히 파괴되고, 에그시는 록시(소피 쿡슨)를 비롯한 친구들까지 잃고 많다. 에그시와 멀린(마크 스트롱)은 킹스맨 '최후의 날' 규약에 따라 발견된 위스키병에서 '미국 켄터키'라는 키워드를 얻게 되고, 찾아간 곳에서 챔프(제프 브리지스)가 이끄는 형제 조직 스테이츠맨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리고 스테이츠맨 본부에서 죽은 줄만 알았던 해리(콜린 퍼스)를 다시 만나게 된다.

 애꾸눈이 되어 다시 돌아운 콜린 퍼스

애꾸눈이 되어 다시 돌아운 콜린 퍼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우선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액션부터 이야기해보자. <킹스맨: 골든 서클>은 현란한 카메라 워크 속에 빠른템포와 슬로우 모션이 조합된 1편의 액션이 고스란히 장착되어있다. 매튜 본 감독은 이 화려한 액션시퀀스를 싱글 테이크로 완성한듯한 연출로 액션의 연속성을 최대치로 올리며 1편의 교회액션시퀀스에 버금가는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대체로 1편의 참신함을 넘어서긴 어렵지만, 최첨단 무기와 배합된 액션 장면에서는 약간의 기발함이 엿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액션 속에는 어색함도 공존하는데 바로 지나치게 CG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 과용된 CG는 애석하게도 비디오게임의 오프닝 같은 느낌만 강화하며 액션의 생동감을 앗아간다. 여기에 일부 지나치게 잔혹한 장면들이 액션보다 더한 임팩트로 남기며 과유불급 사태를 만들고 만다.

<킹스맨: 골드 서클> 1편을 본 관객을 위한 되새김이 주는 잔재미도 있다. 콜린 퍼스가 다시 한번 술집에서 동네 건달들을 만나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란 명대사를 읊조리는 장면이 나는데, 1편의 장면을 위트있게 변주하며 웃음을 만들기도 한다. 여기에 영화 후반 엘튼 존이 콜린 퍼스에게 세계를 구하면 백스테이지 티켓을 두 장 준다는 대화는 1편에서 스웨덴 공주 틸드가 남긴 19금 명대사를 오마주했다.

영화에서 또 한가지 눈길을 끄는 건 역시나 화려한 캐스팅이다. 원톱 주연을 맡아도 이상할 게 없는 배우들이 즐비하다. 캐스팅을 보면 아카데미 동문회를 차려도 될 수준이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자 2명(콜린 퍼스와 제프 브리지스)과 여우주연상 수상자 2명(줄리안 무어와 할리 베리) 그리고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은 엘튼 존까지 등장한다.

이런 명배우들 사이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내는 출연자는 명가수 엘튼 존이다. 그는 영화에서 자신의 히트곡 'Saturday Night's Alright For Fighting'을 패러디하는 한편, 막판 콜린 퍼스와 콤비를 이뤄 코믹한 액션 시퀀스를 만들기도 한다.

마약에 대한 경고가 있지만, 사실 극장 밖을 나서면 사라져 버리는 휘발성 강한 메시지다. 스토리를 떠나 무리수를 둔 장면들과 약해진 유머도 아쉬움을 더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킹스맨2 골든 서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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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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