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정성룡, 김승규에 이어 올해 권순태 마저 일본으로 떠나며 골키퍼 유출 문제가 다시 떠오른 올 시즌. 이범영이 강원으로 이적하며 한국 무대에 돌아오긴 했지만, 리그 전체적으로 골키퍼의 네임 밸류가 많이 떨어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에도 새로이 자신의 이름을 날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름을 날린 신화용과 이범영은 올 시즌 새 팀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여전한 모습으로 명불허전의 실력을 보이고 있고, 지난 시즌 '숨은 실력자'로 평가 됐던 조현우는 올 시즌 클래식 무대에 데뷔해 선방쇼를 펼치고 있다. 여기에 홍정남, 강현무 등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했다가 올 시즌에야 두각을 드러낸 선수들까지 등장하며, K리그 클래식 골키퍼의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성적은 어떨까? 제주와 광주를 제외한 클래식 10개 팀이 27경기를 치른 가운데, 2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는 총 7명. 이범영(강원)과 홍정남(전북)이 26경기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고, 신화용(수원), 조현우(대구)가 23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뒤이어 이호승(전남)이 21경기에, 올 시즌 깜짝 주전 자리에 올라 빛나는 선방쇼를 보여주고 있는 강현무(포항)와 오승훈(상주)이 총 20경기에 나와 팀의 골문을 지켰다.

 27R까지 K리그 골키퍼 선방률

27R까지 K리그 골키퍼 선방률 ⓒ 청춘스포츠 윤승재


이 7명 중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는 단연 홍정남이다. 지난 겨울 일본으로 이적한 권순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깜짝 선발 발탁된 홍정남은 올 시즌 총 26경기에 나와 23실점만을 허용, 경기 당 0.885의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홍정남은 안정적인 플레이로 123개의 유효슈팅 중 100개의 볼을 막아내며 81.3%의 높은 선방률을 보여줬다.

수원의 신화용 또한 베테랑 골키퍼답게 수원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27라운드 강원에 3골을 허용하며 일격을 당하긴 했지만, 23경기에 22실점만을 허용하며 경기당 0.96점만을 허용하고 있다. 20경기 이상 출전한 골키퍼 중에는 가장 적은 실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무실점 경기도 10경기로, K리그 클래식 골키퍼들 중 가장 많다. 지난 시즌 리그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한 수원은 신화용의 합류로 현재 리그 최소 실점 3위를 달리고 있다.

그 다음으로 좋은 성적을 보이는 선수는 대구의 조현우다. 올 시즌 23경기에 출전한 조현우는 총 34실점을 허용하며 1.478의 비교적 높은 경기 당 실점을 기록하고 있으나, 수비가 불안한 대구의 골문을 지켜내면서 6경기나 무실점을 기록했고, 선방 또한 101개로 73.44%의 높은 선방률을 보이고 있다. 신들린 선방으로 대구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는 조현우는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있는 국가대표에도 발탁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27R까지 골키퍼 경기당 실점

27R까지 골키퍼 경기당 실점 ⓒ 청춘스포츠 윤승재


각각 상주와 포항의 골문을 책임지고 있는 오승훈과 강현무 두 선수 모두 20경기에 나와 29실점을 허용해 1.45의 경기 당 실점을 기록했고, 4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전남의 이호승은 무릎 연골 수술 여파로 시즌을 늦게 시작했음에도 불구, 7라운드부터 한 경기도 빠짐없이 출전하며 73.44%(유효슈팅 128개)의 좋은 선방률을 기록했다.

한편, 한국 무대로 돌아와 승격팀 강원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골키퍼 이범영은 올 시즌 한 경기를 제외하고 꾸준히 출전하고 있지만, 총 40실점을 허용하며 K리그 클래식 골키퍼 중 가장 많은 실점을 허용하고 있다. 무실점 경기 또한 단 한 경기로, 실점 관련 기록상으로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강원 팀 자체가 수비가 불안한 팀이고, 비교적 많은 유효슈팅을 허용하고 있기에 억울한 기록일 수 있겠다. 실제로 강원은 이범영이 출전했을 때 총 148개의 유효슈팅을 허용했고, 이중 이범영은 108개를 막아냈다. 이는 K리그 클래식 골키퍼 가운데 가장 많은 볼을 막아낸 기록이기도 하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윤승재기자
K리그 K리그클래식 골키퍼 홍정남 신화용
댓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