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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가 개봉 4일째에 300만 명의 누적 관객 수를 돌파했다. 현대사의 아픔을 광주시민이나 정부의 입장이 아닌 제3자인 외국인 기자와 소시민인 한 택시기사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모티브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관객 또한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여지를 준 것이다.

이 영화는 서울에서 사는 만섭이 밀린 월세를 갚기 위해 10만 원을 주겠다는 외국인 기자와 함께 1980년 5월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갔다가 돌아오는 내용이다. 당시 5월 17일을 기해 비상계엄이 확대 조처되었고, 이 과정에서 전남대에서 학교 출입을 봉쇄한 학생들과 경찰의 충돌로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민주화운동으로 확대되었다.

만섭은 광주의 상황을 전혀 모른 채 단지 10만 원을 받으면 밀린 월세를 갚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위험한 광주로 향하게 되었고, 그 속에서 만섭은 무고한 시민이 학살되는 끔찍한 광경을 몸소 겪게 된다. 무고한 시민이 폭도나 빨갱이로 왜곡되고, 신군부의 감시하에 모든 언론 보도는 통제되어 광주는 그야말로 고립된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무고한 시민의 학살이 빨갱이나 폭도의 반란으로 왜곡 보도됨으로써 시민들은 격분하게 되어 젊은이들을 주축으로 시민군을 결성하게 되는 것이 당시 시대적 배경이다.

만섭과 독일인 기자인 위르겐 힌츠페터는 그 상황을 카메라에 담아 전 세계에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과정이 포인트인데, 바로 이것이 실제 있었던 사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이 배가 된다. 만약 위르겐 힌츠페터의 객관적 영상이나 사진 자료가 없었다면 아마 우리는 모두 신군부에 의해 폭도나 빨갱이로 왜곡 보도된 내용을 그대로 믿고 살아왔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목숨을 걸고 광주의 진실을 알리고자 했던 위르겐 힌츠페터와 광주시민에게 우리는 모두 부채를 안고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당시 왜곡된 보도를 그대로 믿고 살아왔던 많은 사람에게 진실 그대로를 볼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제시한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역사적으로 역사는 정권을 잡은 권력자에 의해 왜곡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정권에 의해 희생된 수백 명의 무고한 시민이 한순간에 빨갱이나 폭도로 매도될뻔했던 역사를 독일인 기자와 당시 택시기사에 의해 올바른 역사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누군가에 의해 수백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예우를 받고 사는 이 사회가 과연 올바른 사회인지 우리는 모두 다시 한번 법과 원칙 그리고 정의에 대해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훗날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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