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가 중국 만리장성을 넘었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대표팀은 30일 인도네시아 그레식에서 열린 2017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장신군단' 중국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한국은 이강원, 박주형, 정지석이 공격을 이끌었고 세터 이민규가 빠른 토스로 중국의 높은 블로킹을 무력화했다. 무릎 상태가 아직 온전치 않은 문성민은 고비 때마다 투입돼 해결사로 활약했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대회 6전 전승을 질주하며 최소 목표로 정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오는 31일 8강 플레이오프에서 대만을 꺾고 올라온 카자흐스탄과 결승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한국의 다양한 공격카드, 중국의 '높이' 무너뜨렸다

1세트 초반 한국은 진상헌의 연속 블로킹과 정지석의 오픈 공격으로 중국의 기선을 제압하며 4-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중국의 강한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8-10으로 추격당하기도 했다.

이민규의 서브 득점으로 분위기를 전환한 한국은 이강원의 강력한 후위 공격과 신영석의 블로킹까지 살아나며 다시 격차를 벌렸고, 상대의 범실까지 쏟아지면서 1세트를 25-18로 손쉽게 따냈다.

한국은 2세트에도 이강원, 박주형, 정지석 등이 골고루 득점을 올리며 앞서나갔다. 특히 박주형은 오픈 공격과 서브 득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 수비진을 괴롭히며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서브 리시브가 흔들렸고, 이강원의 공격도 주춤하면서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김호철 감독은 문성민을 투입해 오픈 공격으로 한숨을 돌렸고, 긴 랠리 끝에 박주형이 결정적인 공격을 성공하는 등 2세트도 29-19로 따냈다.

3세트가 되자 벼랑 끝에 몰린 중국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중국은 빠른 공격을 앞세워 먼저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문성민이 해결사로 나서 격차를 좁혔고, 블로킹으로 역전까지 성공했다.

정지석의 서브 득점으로 주도권을 되찾은 한국은 문성민의 오픈 공격과 서브 득점이 연달아 나왔고, 이강원의 오픈 공격이 성공하며 24-23으로 앞서나갔다. 이어 중국의 오픈 공격을 이민규가 받아낸 공이 중국 코트 위에 떨어지면서 마침내 매치포인트를 달성했다.

이로써 한국은 결과와 내용에서 모두 완승을 거두며 평균 신장이 7cm나 큰 중국을 압도했다. 4강에서 격돌하는 카자흐스탄은 이미 8강 플레이오프에서 한 차례 꺾은 적이 있어 자신감도 넘친다.

지난 대회에서 7위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겼던 한국 남자배구가 아시아 4강을 넘어 더 높은 곳에 도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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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구 박주형 문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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