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화력을 앞세운 황금 전사들이 지구 최강의 농구팀으로 등극했다.

스티브 커 감독이 이끄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NBA 파이널 5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129-120으로 꺾고 4승 1패로 파이널 우승을 확정지었다. 통산 5번째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골든스테이트는 최근 3번의 시즌 동안 두 번이나 챔피언에 오르며 현존하는 최고의 팀으로 군림하게 됐다.

파이널 우승의 한을 푼 케빈 듀란트는 5차전 39득점을 포함해 파이널5경기에서 평균 35.2득점을 퍼부으며 파이널 MVP를 차지했다. 한편 클리블랜드의 '킹' 르브론 제임스는 7년 연속 파이널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우고도 워리어스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제임스는 통산 8번째 파이널 무대를 밟았지만 우승 경험은 3회에 불과하다.

 듀란트(왼쪽)와 커리 콤비는 파이널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골든스테이트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듀란트(왼쪽)와 커리 콤비는 파이널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골든스테이트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 NBA.com


최다승 기록 세우고도 준우승, 듀란트 영입으로 슈퍼팀 구성

골든스테이트는 2014-2015 시즌 클리블랜드를 꺾고 무려 40년 만에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워리어스는 2015-2016 시즌 더 완벽한 성적을 꿈꿨고 결국 정규리그에서만 73승을 따내는 위업을 달성했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이 활약하던 1995-1996 시즌의 시카고 불스를 넘어 역대 정규리그 최다승 기록을 세운 것이다.

골든스테이트가 우승을 차지한 2014-2015 시즌보다 더욱 강해진 비결은 역시 현대 농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에이스 스테픈 커리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2014-2015 시즌에도 23.8득점4.3리바운드7.7어시스트3점슛286개로 정규리그 MVP에 올랐던 커리는 2015-2016 시즌 더욱 무르익은 기량으로 30.1득점, 5.4리바운드, 6.7어시스트, 3점슛402개를 기록하며 역대 최초로 만장일치 MVP를 차지했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는 이토록 완벽한 시즌을 보내고도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파이널에서 재회한 클리블랜드에게 3승1패로 앞서 있다가 내리 3연패를 당하며 믿기 힘든 역전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득점왕 커리는 파이널에서 22.6득점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겼다. 워리어스의 공수를 조율하는 드레이먼드 그린이 테크니컬 파울 누적으로 5차전에서 결장한 것도 치명적인 악재가 됐다.

정규리그 역대 최다승 기록을 세우고도 우승을 놓친 골든스테이트는 자신들의 마지막 약점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그 골든스테이트의 정성은 2013-2014 시즌 정규리그 MVP, 득점왕4회, 올스타 출전8회, 올림픽 금메달2회에 빛나는 현역 최고의 득점기계 케빈 듀란트 영입으로 이어졌다. 2015-2016 시즌 서부컨퍼런스 결승에서 자신들을 괴롭히던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에이스가 팀 동료가 된 것이다.

골든스테이트는 듀란트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주전 선수를 2명(해리슨 반즈, 앤드류 보거트)이나 잃었다. 하지만 문제될 것은 전혀 없었다. 커리, 듀란트, 탐슨, 그린으로 이어지는 슈퍼팀이 탄생하자 골든스테이트에는 자자 파출리아, 데이비드 웨스트 같은 준수한 빅맨들이 연봉 손해를 감수하면서 속속 워리어스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시무시한 골든스테이트의 '반지원정대'가 완성됐다.

정규리그 속도 조절하다가 플레이오프 16승1패로 우승 확정

종목을 막론하고 장기레이스를 치르기 위해서는 체력관리가 필수다. 지난 시즌 골든 스테이트가 저지른 실수 중 하나는 역대 최다승 기록에 도전하기 위해 정규리그 82경기를 쉼 없이 달렸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커리가 3경기, 듀란트가 20경기, 그린이 6경기, 클레이 탐슨이 4경기에 결장하며 나름 속도 조절을 했다(그럼에도 워리어스는 정규리그에서 67승을 따내며 NBA 30개 구단 가운데 승률1위를 차지했다).

이렇다 할 부상자 없이 플레이오프를 맞은 워리어스의 경기력은 그야말로 완벽했다. 골든스테이트는 플레이오프에서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 유타 재즈,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만나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12연승으로 파이널에 진출했다. 물론 포틀랜드의 유수프 너키치, 유타의루디 고베어, 샌안토니오의 카와이 레너드가 시리즈 전후로 부상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런 변수에 상관없이 골든스테이트는 완벽한 전력을 뽐냈다.

골든스테이트는 클리블랜드와의 세 번째 파이널에서도 1차전 22점 차 승리, 2차전 19점 차 승리를 따내며 홈에서 압도적인 연승을 거뒀다. 클리블랜드로 장소를 옮긴 3차전은 접전 양상으로 흘렀지만 경기 막판 듀란트의 그림 같은 결승 3점슛이 터지며 3승무패로 앞서 갔다. 하지만 NBA 역대 최초의 '퍼펙트16(플레이오프 전승우승)'에 도전한 골든스테이트의 꿈은 4차전에서 21점 차의 대패를 당하며 좌절됐다.

전승우승 좌절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겠지만 결과적으로 4차전 패배는 골든스테이트가 홈팬들 앞에서 우승의 기쁨을 즐기기 위한 전화위복이 됐다. 골든스테이트는 파이널 5차전에서 화끈한 공격력을 뽐내며 129-120으로 완승을 거뒀다. 골든스테이트는 파이널 5경기에서 무려 121.6득점을 올리는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듀란트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코트로 내려온 어머니와 포옹하며 그토록 바라던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가 우승의 기쁨을 온전히 즐길 시간은 그리 길지 못할 것이다. 에이스 커리가 FA자격을 얻고 듀란트 역시 플레이어옵션(선수가 FA선언 여부를 결정할 권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4년 동안 4400만 달러에 '염가봉사'를 한 커리의 연봉은 2배 이상의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 과연 워리어스는 우승의 두 주역을 붙잡으며 또 하나의 위대한 '왕조'를 결성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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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파이널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케빈 듀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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