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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가 정권에 비판적인 진보 성향의 대학을 폐쇄하려고 하자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각)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는 약 8만 명이 모여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교육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는 지난주부터 시위가 시작된 후 최대 규모다.

보수 성향의 오르반 총리와 의회는 최근 중부유럽대학(CEU)을 비롯한 28개 외국 대학을 겨냥해 헝가리에 대학 본부가 없으면 교육 기관을 운영할 수 없도록 교육법을 개정하기로 의결했다.

CEU는 헝가리 출신의 억만장자 조시 소로스가 지난 2002년 미국에서 인가를 받아 부다페스트에 설립한 미국식 경영대학원으로 세계대학평가에서 50위권을 오르내리는 유럽의 명문 대학으로 꼽힌다.

그러나 오르반 총리는 소로스가 난민을 지원하고 국제투명성기구 설립에 기여하는 등 정권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계속하자 그를 '외국의 거대한 약탈자'로 규정하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최근 연설에서 "소로스의 지원을 받는 비정부기구들이 헝가리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라고 주장했다. 헝가리 정부는 이들 기구의 자금 내역을 강도 높게 조사했으나 특별한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

국회의사당 앞에 모인 시위대는 야노시 아데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오르반 총리의 퇴진을 촉구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은 "이대로 두면 헝가리는 민주주의가 상실되고 독재로 바뀌는 끔찍한 사태가 온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도 헝가리의 일방적인 교육법 개정으로 CEU가 폐쇄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은 헝가리에 국무부 고위 인사를 파견해 당국자들과 최근 사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시위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것은 그동안 오르반 총리의 일방적인 정권 운영에 대해 쌓여왔던 헝가리 국민들의 불만이 교육법 개정을 계기로 한꺼번에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그:#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조지 소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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