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KIA와 LG의 경기에서 8회 말 투아웃 주자 1,2루 상황 LG양석환의 타구를 KIA 노수광이 잡아낸 후 글로브를 확인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KIA와 LG의 경기에서 8회 말 투아웃 주자 1,2루 상황 LG양석환의 타구를 KIA 노수광이 잡아낸 후 글로브를 확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우승에 도전하는 KIA와 시즌 초반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SK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 구단은 7일 각자의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KIA와 SK의 4:4 트레이드 소식을 발표했다. 이 트레이드를 통해 KIA의 포수 이홍구와 이성우, 외야수 노수광과 윤정우가 SK로 이적하고 SK의 포수 김민식, 내야수 최정민과 노관현, 외야수 이명기가 KIA 유니폼을 입게 된다.

2005년 SK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가 2008년 KIA로 트레이드됐던 이성우는 9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하게 됐고 KIA에서 LG트윈스로, 그리고 다시 KIA로 돌아왔던 윤정우는 다시 SK로 팀을 옮기면서 프로 데뷔 7년 동안 네 번의 이적을 경험하게 됐다. 한편 SK에서 KIA로 옮기는 4명의 선수는 모두 데뷔 후 첫 트레이드다.

SK 톱타자였던 이명기와 유틸리티 내야수 최정민 얻은 KIA

KIA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FA최대어 최형우를 영입하면서 가장 전력 보강이 잘된 팀으로 평가 받았다. 특히 최형우-로저 버나디나-김주찬으로 이어지는 주전 외야수들의 힘은 10개 구단 최강으로 꼽힌다(실제로 최형우와 김주찬은 작년 시즌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이기도 하다). 여기에 신종길과 노수광, 이호신, 그리고 1군 엔트리에 없는 김호령까지 백업 멤버도 풍부하다.

그 동안 마땅한 주전을 구하지 못했던 포수 역시 군복무를 마친 한승택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고 시범경기에서 타율 .471를 기록하며 범상치 않은 방망이 실력을 뽐낸 2년 차 유망주 신범수도 있다. 여기에 무릎 부상으로 재활중인 백용환도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돌아올 수 있다. 더 이상 포수 부재가 KIA의 아킬레스건이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KIA에서는 주력 멤버들을 보호하는 선에서 4명의 선수를 내주고 필요한 포지션의 선수들을 요소요소에 보강했다. 이번에 KIA가 영입한 선수 중 야구팬들에게 가장 익숙한 선수는 단연 외야수 이명기다. 2014년 83경기에 출전해 타율 .368를 기록했던 이명기는 2015 시즌 SK의 1번 타자로 활약하며 타율 .315 164안타를 기록했다. 작년 시즌엔 타율 .272로 주춤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1번 타자 후보다.

하지만 KIA가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으로 선택한 선수는 바로 유틸리티 내야수 최정민이었을 것이다. 2루와 3루, 경우에 따라서는 외야까지 볼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최정민은 작년 시즌 88경기에 출전해 타율 .329라는 쏠쏠한 성적을 올렸다. 이미 군 문제까지 해결해 백업 요원이 부족한 KIA의 내야에서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선수다.

포수 김민식 역시 작년 시즌 88경기에 출전해 타율 .257 2홈런14타점으로 주전 이재원의 백업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현재 엔트리에 포함된 한승택과 신범수가 1군 경험이 다소 부족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은 김민식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경희대 출신의 2년 차 내야수 노관현은 아직 1군 경험이 없는 선수로 KIA에서 미래를 대비해 데려온 유망주다.

노수광-이홍구로 외야와 안방 동시에 보강한 SK

이번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 힐만 감독을 영입한 SK는 시즌 개막 후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그리고 KIA와의 2연전(5일은 우천순연)이 끝난 다음날 곧바로 KIA와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SK는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작년까지 팀의 1번 타자로 활약하던 이명기와 확실한 백업 포수 김민식을 내줬다. 하지만 트레이드를 통해 침체된 팀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의지가 더 강했다.

이번 트레이드에서 SK가 영입한 선수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 5년 차 외야수 노수광이다. 2013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가 2015년부터 KIA에서 뛰고 있는 노수광은 작년 시즌 77경기에 출전해 타율 .309 4홈런 30타점12도루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터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비에서도 외야 전포지션을 오갈 수 있어 당장 SK에서 주전 및 테이블 세터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KIA로 보낸 김민식도 좋은 포수였지만 작년 시즌 2홈런14타점의 성적이 말해주듯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는 포수와는 거리가 멀다. 그런 점에서 보면 최근 2년 동안 21홈런 84타점을 기록한 이홍구는 SK타선에 파괴력을 더할 수 있는 포수다. 게다가 2015년 112경기, 작년 106경기에 출전했을 만큼 1군 경험도 풍부하다.

2008년 이후 9년 만에 SK로 돌아온 이성우는 냉정하게 말해 이재원, 이홍구가 버틴 SK 안방에서 기회를 얻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둘 중 한 명이라도 부상 등의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을 때 언제든지 1군에 올라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비록 통산 타율은 .209에 불과하지만 수비실력은 늘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베테랑 포수가 바로 이성우다.

트레이드가 발표되기 전날(6일)을 기준으로 각 팀에서 1군 엔트리에 포함됐던 선수는 노수광(KIA)과 김민식(SK)뿐이다. 실제로 트레이드 직후 곧바로 새 팀의 1군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트레이드의 성공여부를 지금 섣불리 결론 내릴 수는 없다. 훗날 이 8명의 선수 중 누가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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