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들리 감독을 경질하고 앨런 커티스 감독 대행 체제로 맞이한 첫 경기. 스완지 시티는 1일 열린 홈경기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본머스에게 세 골을 내주며 완패했다. 특히 기성용이 부상에서 회복해 41일 만에 선발 출장했지만 윌셔의 맹활약과 수비진의 붕괴로 인해 초라하게 끝이 났다. 이날 경기로 스완지 시티는 최하위로 떨어진 채 프리미어리그(EPL) 절반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부진의 연속이다. 이쯤 되면 진짜 강등을 진지하게 걱정해야 할 시점이다. 스완지 시티는 하위권 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량 실점과 함께 이길 경기에서 비기고, 비길 경기를 허무하게 내주었다. 또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까지 던졌지만 상황은 그리 좋아지지 않았다. 2011-2012 시즌 승격에 성공한 이후 꾸준히 중위권으로서 입지를 다져가던 스완지 시티의 부진이 국내 축구팬들에겐 더 아쉬울 따름이다. 지난 시즌에도 12위로 마무리했는데 돌연 이번 시즌 심각한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배경에 대해 살펴보자.

키워드 1 : 경질 또 경질

사실 지난 시즌 게리 몽크 감독을 경질한 것부터 지금의 결과를 초래했다고 할 수 있다. 스완지 시티 선수 출신인 그는 감독 대행을 거쳐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았고, 팀을 훌륭하게 이끌었지만 성적 부진이라는 이유로 경질됐다. 이후 귀돌린 감독이 부임했으나 역시 같은 이유로 1년을 버티지 못하고 경질되었다. 이후에 선임한 감독은 밥 브래들리였다. 잉글랜드에서 감독직을 수행한 적이 없어 기대보다는 걱정을 받던 그 역시 부임 2개월 만에 초고속 경질되며 앨런 커티스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게 됐다.

팀이 부진하면 그 책임을 감독에게 물어 경질하는 일은 축구계에서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전술적인 부분에 있어 허점을 노출하거나 미흡한 선수 운용으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감독들이 경질되고, 새로 투입된 감독이 분위기를 바꾸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스완지 시티는 그 빈도가 최근 들어 너무 잦다. 이럴 경우 선수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가고, 감독직에 오른 후보 역시 지휘봉을 잡는데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 크리스 콜먼 감독을 비롯하여 바이에른 뮌헨의 폴 클레멘트 수석 코치가 물망에 오르고 있는데 과연 누가 독인 든 성배의 주인이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키워드 2 : 연이은 선수 이탈

8명이 떠나고, 6명이 합류했다. 단순히 숫자로만 보았을 땐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심각해진다. 우선 스완지 시티의 공격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활약을 펼쳤던 아예우가 팀에 2000만 파운드를 안겨주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로 떠났다.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했던 에데르와 고미스, 팔로스키 역시 이적과 임대를 통해 팀을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수비의 핵심이었던 애쉴리 윌리엄스까지 에버턴으로 이적하면서 전력 누수가 심해졌다.

가만히 손 놓고 기다린 것만은 아니다. 팀 최다 이적료를 경신하며 보르하 바스톤을 데려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지금은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지만 지난 시즌 스페인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기에 영입 당시만 하더라도 큰 기대를 받은 선수였다. 세비야에서 요렌테까지 저렴한 값에 영입하며 공격진 보강을 마쳤고, 반슬리에서 활약했던 알피 머슨을 데려오긴 했지만 신입생 대부분이 EPL 무대가 처음인 선수들이었다. 냉정하게 말해 떠나간 선수들의 빈자리를 메꿨다고 하기 어려운 이적시장이었다.

키워드 3 : 수비진 붕괴

19라운드를 치른 현재 스완지 시티는 무려 44실점을 했다. 매 경기에서 두 골 이상 실점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비진 붕괴가 온 결정적인 이유는 앞서 소개한 애쉴리 윌리엄스의 부재가 크다. 지난 시즌엔 페데리코 페르난데스와 함께 안정감 있는 수비를 펼치며 38경기를 치르는 동안 42실점만을 기록한 반면 이번 시즌 스완지 시티는 수비진을 이끌어 줄 수 있는 리더의 부재로 고통 받고 있다.

이번 시즌 15경기에 나서며 주전으로 활약 중인 아마트는 지난 시즌 겨우 5경기만을 선발로 출전했던 선수다. 그마저도 활약이 미미했는데 이번 시즌 주전으로 나서며 활약이 발전될 리 희박하다. 아마트를 제외하곤 머슨과 페르난데스, 반 데 호른까지 모두 7~8경기에 출전하면서 시즌의 절반이 끝난 지금까지도 확실한 센터백 듀오의 해답을 찾지 못한 모습이다. 그 덕분에 파비안스키만 고생하며 신들린 선방을 펼치고 있지만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어느덧 팀은 최하위로 추락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수비 보강이 필수적인 스완지 시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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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스완지 시티 강등 브래들리 기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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