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16년의 마지막 달이 찾아왔다. 많은 이들이 한해를 마무리 하고 새로운 한해를 기대하는 연말이지만 K리그 팬들의 연말은 너무 춥기만 하다.

K리그 챌린지의 한 축을 담당하던 충주험멜과, 고양자이크로가 팀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고양은 시즌이 끝난 뒤 선수들 전원과 계약이 만료되었다. 프론트들도 자진사퇴 개념으로 팀을 떠나며 사실상 공중분해 상황이다. 충주는 막판까지 팀을 유지하기 위해 구단이 정착할 연고지를 찾아다녔지만 결국 팀을 해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K리그의 골칫거리였던 고양, 무관심 속에 근근히 버텨오던 충주

사실 이런 사태는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2013년에 K리그 챌린지 출범과 동시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0억 축구발전기금 면제와 3년동안 30억을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K리그 챌린지 참여를 독려했다.

고양과 충주도 이때 프로화를 선언하며 챌린지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고양은 창단 초기부터 강한 종교색을 띄며 많은 잡음을 일으켰고 올 시즌엔 구단운영의 의지가 없음을 공공연히 이야기 하고 다녔다. 급기야 유소년축구발전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하는 스포츠토토 지원금을 구단 운영비로 사용하며 막장운영의 끝을 보여줬다.

물론 충주도 고양보단 운영을 잘한 편이었으나 팍팍한 살림살이로 인해 구단운영이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주로 1년짜리 단기계약을 맺거나 임대로 선수를 수급해 매년 절반이 넘게 팀의 구성원이 바뀌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팀운영이 어려웠는지를 알 수 있다. 거기에 매년 리그 하위권을 전전하며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지 못해 리그 내 관중순위 최하위는 언제나 충주의 차지였다.

위기 속 어쩌면 다시 찾아온 반등의 기회

리그의 한 축을 담당하던 두 팀이 떠난 것은 분명 위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이 어쩌면 위기이자 또 다른 기회다. 고양과 충주는 위의 사례에도 열거했듯이 사실 프로라 말하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고양은 매년 트러블메이커로 리그의 명성에 먹칠을 했고 충주는 팬들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었다. 적지 않은 기간 동안 리그에 있으면서 두 팀은 고양의 청춘FC 남하늘과 알브라더스로 대표되는 스타선수들, 충주의 스트라이커 계보 등 다양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긴 했지만 이 많은 문제점들을 상쇄할 정도는 아니었다.

차라리 이 기회에 두 팀을 정리하고 양적 팽창에 집중했던 시기를 지나 이젠 질적으로 팽창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K리그는 너무 팀을 늘리는 데만 급급해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젠 팀을 무조건적으로 늘리기 보단 기준에 부합하는 팀만을 받아 이런 사태가 다시는 없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리그 내 투자 감소와 기존의 팀들의 해체 분명 K리그 팬들에게 이번 연말은 너무나도 춥다. 하지만 겨울이지나 봄이 오듯 우리 K리그에도 따듯함이 찾아와 꽃이 필 시기가 반드시 올 것이다. 힘든 과도기를 지나 언젠가는 예쁜 꽃을 피울 그날은 언제쯤 찾아올까? 팬들의 기다림의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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