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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12월, 국가기구인 '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와 '공주시'가 수 백만 원을 들여 세운 집단희생사건 현장 안내판, 하지만 감쪽 같이 사라졌다.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지난 2008년 12월, 국가기구인 '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와 '공주시'가 수 백만 원을 들여 세운 집단희생사건 현장 안내판, 하지만 감쪽 같이 사라졌다.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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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왕촌 살구쟁이(상왕동)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을 알리는 현장 안내판이 사라졌다. 사건 희생자 유가족 모임인 공주유족회는 공주시에 사라진 경위를 조사해 행정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희생자 공주유족회' (아래, 공주유족회) 관계자는 지난 10일 공주 왕촌 현장을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다. 몇 달 전까지 서 있던 집단 희생 사건의 진실을 기록한 현장 안내판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현장 안내판은 지난 2008년 12월, 국가기구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와 '공주시'가 수백만 원을 들여 만든 것이다. 양쪽 면에 사건 개요와 사건 직전 모습이 담긴 당시 희생자 사진, 유해 매장지에 대한 설명 등을 기록, 2차선 도로변 입구에 세웠다. 이후 새겨 놓은 글귀가 흐려져 선명하게 보수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현장 안내판이 서 있던 2차선 도로. 누군가에 의해 현장 안내판이 뽑혀 사라졌다.
 현장 안내판이 서 있던 2차선 도로. 누군가에 의해 현장 안내판이 뽑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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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공주유족회는 공주시에 사라진 안내판의 행방을 찾아 달라고 신고했다. 다른 한편 경찰에 공공물을 훔치거나 훼손한 사람을 밝혀 줄 것을 수사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주유족회는 현장 안내판이 있던 인근 땅이 중장비를 이용, 정돈된 것으로 보아 공사과정에서 훼손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곽정근 공주유족회장은 "누군가 불순한 의도로 사건의 진실을 기록한 현장 안내판을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며 "반드시 찾아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주시 관계자는 "경위 확인 후 조치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말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지난 2010년 공주 상왕동 살구쟁이에서 1950년 7월 9일께 공주형무소 재소자와 국민보도 연맹원 등 최소 400여 명을 공주 CIC분견대, 공주파견헌병대, 공주지역 경찰 등이 집단학살한 일은 '진실'이며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 희생자 위령제 봉행 및 위령비 건립 등 위령 사업 지원 ▲ 유해발굴과 유해안치장소 설치 지원 등을 권고했다.

하지만 공주시는 지난 2015년 관련 희생자 위령 사업 지원조례가 제정됐는데도 아무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태그:#공주시, #공주 앙촌, #집단학살사건, #공주 보도연맹, #살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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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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