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러셀 웨스트브룩과 제임스 하든은 '뜨겁다'.

이번 시즌 러셀 웨스트브룩과 제임스 하든은 '뜨겁다'. ⓒ NBA


최근 NBA가 두 남자의 활약으로 뜨겁다. 주인공은 바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이하 OKC)의 러셀 웨스트브룩과 휴스턴 로케츠의 제임스 하든. 둘은 올 시즌 홀로 팀을 '하드 캐리'하는 원맨쇼의 사나이들이다.

올 시즌 코트 위의 러셀 웨스트브룩은 아무도 막을 수없다. 평균 31.0득점, 10.9리바운드,11.3어시스트는 경이로운 기록이다. 이미 22경기를 치렀지만, 여전히 시즌 트리플 더블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물론, 비난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워낙 볼 소유 시간이 많고, 팀 공격의 모든 것을 맡고 있기에 턴오버가 잦고, 야투 성공률이 저조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스탯을 보면 말이 달라진다. 야투율이 저조하고, 턴오버가 잦음을 떠나 그가 팀을 혼자서 이끌고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다.

빅터 올라디포가 최근 분전해주고 있으나, 케빈 듀란트가 떠난 OKC에는 웨스트브룩의 부담을 덜어주지는 못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듀란트가 떠나준 덕분에(?) 웨스트브룩이 이만큼이나 폭발할 수 있었지만, 그 부작용은 팀이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제임스 하든은 이미 5시즌째 휴스턴 로케츠에서 '가장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시즌 동안 이미 팀의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냈고, 이번 시즌에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28세의 이 선수는 포인트 가드로 뛰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농구 도사의 냄새를 풍기고 있다.

시즌 평균 28.7득점, 7.6리바운드, 11.6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는데, 지난 시즌 대비 어시스트가 무려 4.1개나 많아졌다. 단순히 수치만 높아진 것이 아니라 실제 경기 중 그의 패스는 리그 정상급 포인트 가드들과 견줄 정도다. 제대로 1번 자리에 적응한 것이다. 그 와중에도 28.7점씩 넣어주고 있으니 그의 수비력은 눈 감아 줄만 하다. 제임스 하든은 휴스턴 로케츠 같은 '닥공' 팀에 딱 어울리는 선수가 되었다.

과거 NBA에도 원맨팀은 존재했다. 케빈 가넷의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앨런 아이버슨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이 대표적인 원맨팀이었다.

케빈 가넷은 엄청난 운동 능력과 피지컬, 뛰어난 스킬을 자랑하며 데뷔 2년만에 미네소타의 중심으로 성장했고, 곧 이어 리그 최고의 빅맨으로 거듭났다.하지만 그는 줄곧 외로운 늑대무리의 대장이었고, 우승은 고사하고 PO 진출에도 번번히 실패했다. 결국 케빈 가넷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보스턴 셀틱스에서 빅3를 형성했을 때였다.

 케빈 가넷 역시 울브스의 유니폼을 입고는 우승을 하지 못했다.

케빈 가넷 역시 울브스의 유니폼을 입고는 우승을 하지 못했다. ⓒ NBA


앨런 아이버슨은 NBA 역사에서도 손에 꼽히는 재능이었다. 183cm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경이로운 드리블과 볼 핸들링, 그리고 특유의 탄력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리그 득점 왕 4회는 그가 어느 정도의 선수였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작은 체구로 코트를 헤집고 다니니 엄청난 견제는 당연했고, 그는 부상과 떨어질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더욱 놀라운 점은 전성기 시절 그가 줄곧 40분 이상을 뛰었다는 것이다.

괴물들이 득실대는 NBA에서 그는 '괴물 잡는 괴물'이었다. 필라델피아를 무려 NBA 파이널까지 이끌고 가는 성과를 보였지만, 결국 준우승에 그치며 우승 반지가 없는 것이 그의 커리어에 오점으로 남아있다. 역사상 최고의 재능이라 불리는 그 역시도 파이널 우승의 벽은 높기만 했다.

 최고의 재능 앨런 아이버슨 역시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최고의 재능 앨런 아이버슨 역시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 NBA


단순하게 생각하면, 농구는 5명이서하는 스포츠이고 1명의 압도적인 선수가 있다면 그에게 수비가 집중되어 다른 4명의 선수들에게 많은 득점 기회가 돌아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수비 전술은 꾸준히 발전해왔고, 상대팀에 단 한 명의 훌륭한 선수만이 존재한다면, 그 선수만 막아내면 되는 것이다.

OKC와 휴스턴 역시도 웨스트브룩과 하든이 부진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이며 승리를 내주고 만다. 그들의 컨디션에 팀의 승리가 좌지우지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팬들은 그들의 플레이에 열렬히 환호한다. 이기적이고, 수비를 대충 하고, 효율이 떨어지는 경기를 하더라도 웨스트브룩과 하든은 코트 위에 나와있는 10명의 선수 중에서 단연 돋보이고, 다른 선수들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의 플레이를 선사한다.

현재 NBA는 슈퍼스타 3명 이상을 선발 명단에 올리는 것이 트렌드이다. 골든스테이트는 기존의 스테판 커리, 클레이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에 케빈 듀란트까지 합류시키며 판타스틱 4를 결성했다. 클리블랜드 역시 르브론 제임스를 중심으로 케빈 러브와 카이리 어빙이 빅3를 형성한다. LA클리퍼스는 크리스 폴, 블레이크 그리핀, 디안드레 조던, 샌안토니오에는 카와이 레너드, 라마커스 알드리지, 파우 가솔, 토니 파커 등 강 팀들은 모두 탄탄한 선발 라인업을 자랑한다.

현실적으로 웨스트브룩과 하든이 저런 강팀들을 상대로 매번 미친 경기력을 보여주며 도장 깨기를 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하지만, 가능성이 '0'이 아니기에 농구가 재미있는 것이고, 우리가 그들을 응원하는 것이다. 시즌이 끝났을 때 저들이 팀을 어디까지 끌고 갔을지, 또 얼마나 놀라운 개인 기록을 달성할지 모든 팬들이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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