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홈페이지. 개최일자와 장소는 정해졌으나 정상 개최여부는 불투명하다.

대종상홈페이지. 개최일자와 장소는 정해졌으나 정상 개최여부는 불투명하다. ⓒ 대종상영화제


개최일시와 장소만 잡혔을 뿐 행사 개최여부가 불투명한 대종상영화제가 24일 오후 집행위원회를 열어 구체적 준비 방안을 논의했지만 조직위원장과 집행위원회의 의견 대립이 팽팽해 평행선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올해 대종상이 사기성 행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 지난해 배우들이 대거 불참한 것보다 더 심한 파행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충무로 영화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24일 목동 예총회관에서 대종상영화제 집행위원회가 소집됐다. 이 자리에는 김구회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영화인총연합회 및 산하단체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개최 문제를 놓고 조직위원장과 영화인들이 설전을 벌였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못했다. 법원의 판결을 강조하며 내년 3월로 연기를 주장하는 김구회 조직위원장과 올해 개최를 강행하겠다는 영화인총연합회 측이 대립하면서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관련, 영화인총연합회 관계자는 "집행위원회에 김구회 조직위원장이 참석했으나 왜 개최를 방해하려냐는 문제제기에 제대로 말을 못하더라"며 "개최보다는 손해배상청구 쪽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법과 원칙대로 가겠다는 각오"라며 12월 27일로 개최된 행사는 예정대로 치러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김구회 조직위원장은 "올해 대종상 파행의 원인과 책임이 영화인총연합회에 있음을 설명했으나 저 분들 입장은 행사를 올해 개최해야 하니 내게 돈을 내라는 것뿐이라며, 나로서는 법원의 판결조차 멋대로 해석하고 무시하는 것에 대해 조금도 협력할 마음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조직위원장은 이어 "22일 법원에서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대종상 방해금지에 대한 본안 소송을 냈고,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했다"면서 "행사 예정 장소인 세종대에는 공문을 보내 놨는데, 그럼에도 강행하려 할 경우는 행사진행을 금지하는 가처분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 "불참자 수상 배제" 논란 일으킨 당사자가 또?

 대종상홈페이지에 있는 사업본부장 인사말. 지난해 불참자 수상 배제 발언으로 대종상을 파행으로 만든 데 책임이 있는 조근우 사업본부장이 여전히 자리를 차지한채 대종상 준비를 하고 것도 논란이다.

대종상홈페이지에 있는 사업본부장 인사말. 지난해 불참자 수상 배제 발언으로 대종상을 파행으로 만든 데 책임이 있는 조근우 사업본부장이 여전히 자리를 차지한채 대종상 준비를 하고 것도 논란이다. ⓒ 대종상영화제


영화인총연합회 측은 "해마다 치렀던 행사를 올해 건너뛰고 내년으로 미룰 수 없다"는 것으로 영화인도 아닌 김 조직위원장이 대종상을 훼방 놓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김구회 조직위원장은 "적반하장"이라며 "올해 준비가 안 된 것은 영화인총연합회가 지난해 체결된 협약서를 이사회 불승인을 이유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술수를 쓰다가  법적인 다툼으로 가게 됐기 때문"이라며 "원인은 영화인총연합회에 있다"는 입장이다. 김 조직위원장은 "내년 3월 24일에 대종상을 치르자"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 조직위원장은 또한 지난해 불참자 수상 배제 발언으로 배우들의 대거 불참 사태를 촉발한 조근우 사업본부장이 행사 준비에 관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파행에 책임이 큰 사람이 여전히 대종상에 실무를 맡고 있다는 건 영화인총연합회의 무책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영화인총연합회 측은 "협찬 유치 등을 담당하고 있으나 그 역할은 누가 하든 상관없는 일이고, 영화인총연합회의 관리 아래 움직이고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충무로 안팎에서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 있어야 할 사람이 대종상 업무를 맡고 있는 것에 부정적 시선이 강하다. 

충무로 한 영화단체 관계자는 "올해 대종상에 관심 두거나 도울 생각은 없다"면서, "법원이 김구회 조직위원장 주도로 행사를 준비하라고 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것은 절차적인 문제가 크다. 행사가 제대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예산 확보도 제대로 안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행사가 마음대로 될 수 있겠나"며 올해 개최에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행사 진행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개최한다는 말만 반복하는데, 작품만 받아 놓고 행사 안 되면 사기 친 것밖에 더 되냐?"면서 "영화인총연합회가 왜 저런 판단을 하는지 이해하기 아렵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대종상 준비 상황에 대해 영화인총연합회 관계자는 "24일까지 27편이 출품됐고, 아직 출품은 안 됐으나 약속을 한 것까지 포함하면 40편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개된 대종상 일정은 지난 20일까지 출품 접수, 오는 30일까지 예심, 12월 3~15일까지 본심 등이다. 올해 개봉작 수와 비교할 때 출품작 수가 현저히 적은 상태라 출품상으로 전락할 우려도 제기되는 모습이다. 

대종상 영화인총연합회 김구회 조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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