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NBA에서 가장 핫했던 사건은 단연 케빈 듀란트의 이적이다. 2015-2016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은 듀란트의 행보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듀란트는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에서 러셀 웨스트브룩과 '다이나믹 듀오'를 형성하며 지난 시즌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올라갔다.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상대로도 접전을 펼쳤으나 그 벽을 넘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지만 OKC는 언제든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고, 듀란트와 웨스트브룩은 그것을 해낼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그렇기에 OKC의 팬들뿐만 아니라 많은 농구팬들이 듀란트가 남아주길 바랬다.

그러나 듀란트가 선택한 곳은 지난 시즌 73승이라는 대기록으로 파이널까지 진출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였다. 2014년 리그 MVP를 수상했고 절정의 기량을 이어왔으나 우승반지가 없었 듀란트. 그런 그가 2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파이널에 진출한 팀으로 향했다. 듀란트의 생각이 어떠하든, 듀란트를 아끼던 팬들의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듀란트의 이적으로 인해 많은 농구팬들이 골든스테이트와 OKC의 맞대결을 학수고대했다. 그리고 다소 이른 시점인 5경기만에 골든스테이트는 오라클 아레나에서 OKC를 상대하게 되었다.

시즌 첫 경기에서 카와이 레너드가 맹활약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게 대패를 당한 워리어스는 이후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첫 세 경기에서는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지난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의 경기에서 커리가 완벽히 부활함과 동시에 워리어스의 경기력도 돌아왔다. 커리는 3쿼터에만 3점슛 5개를 성공시키며 점수차를 크게 벌렸고, 시즌 첫 가비지 타임을 이끌어냈다. 워리어스다운 모습이었다.


듀란트를 떠나보낸 OKC는 완전히 러셀 웨스트브룩의 팀으로 거듭났다. 웨스트브룩 개막 첫 3경기에서 100득점, 30리바운드, 30어시스트를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되었는데, 기록만 보더라도 그가 팀을 '멱살 잡고 하드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기를 보면 OKC의 웨스트브룩 의존도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냉정하게 보면 팀에 그를 제외하고 믿을만한 득점원이 없다. 빅터 올라디포의 활약이 필요하지만, 듀란트와 비해 상당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공격 창출부터 마무리까지 팀 공격의 모든 것을 웨스트브룩이 해낸다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다.

워리어스로 둥지를 옮긴 듀란트는 꾸준히 20득점을 해주며, 스몰볼 라인업에서 빅맨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커리 역시 지난 경기를 통해 에이스의 면모를 회복했다. 여기에 탐슨까지 제 몫을 해준다면 워리어스의 농구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OKC는 웨스트브룩이 미쳐날뛰고 있다. 개인의 기록과 경기력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팀을 계속해서 승리로 이끌고 있다. 이 기세면 어떤 팀도 웨스트브룩을 막기 힘들어 보인다.

오라클 아레나에서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마주 서게 된 듀란트와 웨스트브룩. 게다가 팀 상황도 완전히 반대이다. 듀란트는 커리, 탐슨, 그린이라는 최고의 동료들을 만났다. 반면 웨스트브룩은 홀로 팀을 이끌고 있다. 듀란트는 본인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할 것인가. 그것이 틀린 결정이었음을 웨스트브룩이 보여줄 것인가. 여러모로 얘깃거리가 많은 매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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