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서동원 감독

고려대 서동원 감독 ⓒ 대한축구협회


고려대 축구부를 이끌고 있는 서동원 감독은 부드러운 리더십의 표본이다. 선수들이 실수한 부분에 대해서도 화를 내기보다는 잘못된 점을 설명하고 독려하는 편이다. 30일 열린 '2016 인천국제공항 U리그 왕중왕전' 16강 울산대전에서도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지휘해 3-1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서 감독은 끊임없이 "AC(간격 유지 및 커버 플레이), 세컨 반응(세컨드 볼 처리)" 등 약속된 전술 용어를 외치며 선수들의 위치를 하나하나 짚어줬다.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함께 소리치며 필드 선수들을 격려했다. 경기 후 서 감독은 "우리들만의 약속된 전술 용어다. 실전에서도 많이 활용하는 편인데 선수들도 잘 따른다"며 웃음을 지었다.

고려대는 전반 23분 이상민이 선제골을 터트려 일찌감치 주도권을 가져왔다. 그러나 후반 7분 울산대 박하빈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위기를 맞았다. 맥이 빠질 법한데 고려대는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이은성, 장성재의 추가골에 힘입어 승리를 지켰다. 동점골 이후 자칫 흔들릴 수 있던 팀 분위기를 다 잡은 것도 서 감독의 '약속된 전술' 지시였다.

서 감독은 "울산대가 넓게 플레이를 하는 경향이 있어서 우리 선수들이 볼을 잡으면 활용할 공간이 많이 생기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동점골 허용 후에도 약속된 전술을 선수들에게 계속 지시했다"며 승리 요인에 관해 설명했다.

울산대를 꺾고 8강 진출에 성공한 고려대는 아직 왕중왕전 우승 타이틀이 없다. 그 사이 광운대, 연세대, 용인대 등 라이벌 팀들은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급할 법도 하지만 서 감독은 "항상 정기전 이후 후유증에 빠져 왕중왕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우리만의 색깔이 드러나는 경기를 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 정기전에서 연세대를 3-1로 이기고 경기력이 오를 대로 오른 고려대다. 기세등등한 선수단에 서 감독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까지 더해진 고려대가 왕중왕전 우승컵을 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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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리그 왕중왕전 고려대 서동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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