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교보생명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8국제축구연맹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교보생명빌딩 컨벤션홀에서 열린 2018국제축구연맹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2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교보생명빌딩 23층 컨벤션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연전에 나설 21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오는 9월 1일(중국)과 6일(시리아), 두 경기를 치른다.

대표팀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기성용(27, 스완지시티)과 구자철(27, 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28, 크리스털 팰리스), 손흥민(24, 토트넘 홋스퍼) 등이 모두 포함된 가운데 올림픽 대표팀의 황희찬(20, 레드 불 잘츠부르크)이 포함되고, 대표팀 '수비의 핵' 곽태휘(35, FC 서울)가 제외된 것이 눈에 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으로 향하는 첫 출발인 만큼 슈틸리케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함을 기울였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의 포지션별 분석을 통해 최종예선에 대한 전망을 해보도록 하자.

[골키퍼] 김진현에 대한 신뢰를 보낸 슈틸리케

 지난 6월 1일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진현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지난 6월 1일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진현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 대한축구협회


지난 6월 1일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진현(29, 세레소 오사카)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당시 많은 실수로 대량 실점의 원인이 되었던 그는 이번 대표팀 소집 기간 동안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J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정성룡(31, 가와사키 프론탈레)과 김승규(25, 비셀 고베) 역시 이번 명단에 포함됐다. 특히 J리그 최소 실점(24경기 20실점)을 기록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정성룡은 후배들에게 내어준 '넘버 원 골리' 자리를 호시탐탐 노릴 심산이다.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제외됐던 김승규도 대표팀에 복귀하면서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본격적인 주전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수비진] 곽태휘의 탈락, 오재석과 김민혁의 깜짝 발탁

대표팀 '수비의 핵'이라 할 수 있는 곽태휘가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 눈에 띈다. 올 여름 FC 서울로 이적 후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몸을 만든 그는 17일에서야 복귀전을 치렀다.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가 결국 명단 탈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유럽 원정에서 제외됐던 김영권(26, 광저우 에버그란데)이 복귀했고, 홍정호(27, 장쑤 쑤닝)와 김기희(27, 상하이 선화), 장현수(24, 광저우 R&F)는 이번에도 선발됐다. 오른쪽 풀백 1순위로 손꼽히는 이용(28, 상주 상무)이 대표팀에 합류한 가운데 오재석과 김민혁의 발탁은 다소 의외다. 

오재석의 경우 소속팀에서 본래 포지션이던 오른쪽 풀백이 아닌 왼쪽 풀백으로 경기에 나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점이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김민혁은 2015 동아시안컵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지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이기도 한 그는 장현수와 함께 무실점 우승에 크게 이바지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었다. 187cm 큰 키와 몸싸움을 즐기는 수비수로 기존의 선수들과 함께 강력한 중앙수비진 구축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현수는 이번에도 본래 포지션인 중앙수비수가 아닌 풀백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오른쪽 풀백뿐 아니라 왼쪽에서도 시험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 만큼 오재석과 이용의 경기 당일 몸 상태에 따라 경기에 나설 포지션이 정해질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오른쪽과 왼쪽 풀백이 가능한 선수가 이용과 오재석 둘뿐이란 점은 장현수의 풀백 활용 가능성을 더욱 높여준다.

[미드필드] 다소 의외인 지동원의 발탁

선취골 환호하는 지동원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 대 자메이카 경기에서 한국 지동원이 선취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 선취골 환호하는 지동원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 대 자메이카 경기에서 한국 지동원이 선취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표팀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미드필드진의 경우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 기성용과 구자철, 손흥민, 이청용 등이 명단에 포함된 가운데 젊은 피인 권창훈(22, 수원 삼성)과 이재성(24, 전북 현대) 역시 팀에 합류했다.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드의 역할을 맡을 선수로는 정우영(26, 충칭 리판)과 한국영(26, 알 가라파)이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다만 지동원(25, 아우크스부르크)의 합류는 다소 의외다. 그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1경기(7경기 선발, 14경기 교체)에 출전해 단, 3개의 유효슈팅만을 기록했다. 리그에서 골은 없었고, 독일축구협회컵 경기와 유로파리그에서 각각 1골씩을 터뜨린 것이 전부다.

A매치 기록 역시 마찬가지다. 작년 10월 13일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4년 만에 골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후에는 득점이 없다. 이번 최종예선에서 만족할 만한 활약을 펼치지 못한다면,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도 비판을 피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공격수] '떠오르는 희망' 황희찬 발탁, '부동의 원톱' 향해 가는 석현준  

 7일(현지시간) 오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리그 C조 2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전반전 한국 황희찬이 중거리슛을 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오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리그 C조 2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전반전 한국 황희찬이 중거리슛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맹활약한 황희찬이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됐다. 빠른 발과 강력한 몸싸움 능력을 지닌 그가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국가대표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다만, 스트라이커임에도 득점력이 떨어진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이번 올림픽 경기를 포함해 U-23 소속으로 17경기에 출전해 2골을 기록한 그는 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득점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석현준(25, 트라브존스포르)은 대표팀 부동의 원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강력한 경쟁자였던 이정협(25, 울산 현대)과 황의조(24, 성남 FC)가 부진에 빠지면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지난 체코와의 원정 평가전 때처럼 확실한 해결사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향한 경쟁에서 그 누구보다 한발 앞서 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월드컵 최종예선은 골득실이 굉장히 중요한 만큼 그의 득점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대표팀은 오는 29일 파주 NFC 센터에 모여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 시작이 꼬이면, 월드컵으로 향하는 길이 점점 어려워질 수도 있다.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비록 상대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중국과 시리아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손흥민은 소속팀과의 협의에 따라 9월 1일 중국과의 홈경기에만 출전하고, 석현준은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에 따라 9월 6일 시리아와의 원정 경기에만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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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명단 아시아 최종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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