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15일) 덕수고가 31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 서울고를 7-4로 누리고 통산 여 섯번째 청룡기를 품에 안으며 제 7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막을 내렸다. 대회가 열리는 12일간 36경기 동안 펼쳐진 열전의기록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팀, 선수 기록=KBA, 3경기 이상 출전 기록만 반영)


이번 청룡기에서 불방망이를 뽐낸 팀은 우승팀 덕수고였다. 팀 OPS 0.867을 기록하며 26타점, 31득점을 기록했다.

박정우(3학년)가 5할이 넘는 타율과 3타점 7득점을 기록했고 이인혁(2학년)이 출루율 4할 5푼을 기록하며 리드오프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4번 타자 강준혁도 5경기 동안 OPS 1.550, 1홈런 포함 무려 9타점을 쓸어담으며 덕수고의 6번째 청룡기 우승을 이끌었다.

동산고는 4경기동안 팀타율 0.323로 팀 타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김정우(3학년)가 3경기동안 13타수 6안타 7타점, 김혜성(3학년)도 0.385, 5타점 6도루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부진한 팀 마운드(ERA 4.26)로 인해 4강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 철벽 마운드를 과시한 팀은 바로 장충고등학교였다. 정윤호(15이닝 1자책점)와 양기현(4이닝 무자책)의 활약 속에서 1.80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동산고와는 반대로 팀타율이 2할 5리에 그칠 정도로 빈타에 시달리며 16강에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한편 성남고는 하주영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16강에서 우승후보로 꼽히던 경남고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2학년 에이스인 하준영은 9이닝 2피안타 10K, 무사사구 완봉승(108구)을 달성하며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7년 만에 청룡기 4강에 진출한 배명고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김현성(3학년)이 22이닝 동안 2자책점으로 팀 마운드를 이끌었고 박준석(3학년)은 타율 0.625, 안타 10개를 기록하며 최다안타상과 타격상을 수상했다.

다만 결승전에서 쏟아져 나온 실책은 아쉬움을 남겼다. 덕수고가 5경기 동안 기록한 실책 14개 중, 결승전에서만 실책 6개가 쏟아졌다. 특히 실책 5개가 나온 덕수고 유격수들의 수비가 아쉬웠다.(이지원, 김동욱(이하 2개), 정택준(1개)) 경기 초반 넉넉한 점수차(7-1)로 인해 대세에는 큰 영향이 없었지만 결승전임을 감안하면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혔다.

이번 청룡기에선 111개의 실책이 나와 경기당 실책은 3.08개를 기록했다. 지난 황금사자기 대회의 경기당 실책 2.61개에 비해 폭증했다. 장마로 인해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못했던 것이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대회 운영의 미숙함을 개선하는 일도 숙제로 남았다. 지난 5일 폭우가 내리면서 6일 경기가 42분 가량 지연됐다. 운영진의 미숙함으로 인해 당일 오후 6시로 예정돼있던 배명고와 동성고의 경기는 오후 7시 28분에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당일 열린 프로야구 경기보다 약 한 시간 늦게 개시된 것이다.

또 지난 14일에는 준결승전이 진행 중이던 오후 8시, 목동야구장의 정전으로 경기가 30분 정도 지연되는 상황도 일어났다. 생방송으로 중계되던 경기였기 때문에 파장이 더 컸다. 선수들과 관중들은 이유도 모르는 상태에서 마냥 대기해야만 했다.

19일부터는 신흥고와 인상고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의 막이 열린다. 주말리그 전후반기 권역별 1위를 차지한 16팀과 황금사자기, 청룡기 미진출팀 23팀으로 이뤄져 총 40팀이 참여한다. 19일(화)부터 31일(일)까지 목동야구장에서 열릴 대통령배에서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를 이끌어 갈 동량들을  미리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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