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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불위에서 배배 꼬이며 익어가는 돼지껍데기가 흡사 우리네 인생 같습니다.
 연탄불위에서 배배 꼬이며 익어가는 돼지껍데기가 흡사 우리네 인생 같습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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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구이는 '그리움'입니다. 연탄에 구워낸 음식은 추억이 묻어납니다. 연탄에 구운 음식은 맛이 특별합니다. 그리움에 추억까지 더해지니 그 맛이 아주 특별할 수밖에요. 아마도 그래서일 겁니다. 한잔 술이 생각날 때면 연탄구이 집을 찾는 이유는.

그 집 앞을 지날 때 마다 한번 가봐야지 벼르고 별렀던 곳입니다. 지인은 몇 차례 가족과 함께 다녀갔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의기투합했지요. 연탄구이 안주삼아 술 한잔 하기로 말입니다. 가볍게 저녁식사를 하고 우린 이곳에서 만났습니다. 여수 부영여고 초입에 있는 연탄구이 전문점 '응답하라 돼지야!'에서.

돼지는 응답이 없고 소주병만 응답... 지갑은 얇기만 한데

삼겹살과 목살 돼지갈비로 구성된 3종 세트입니다.
 삼겹살과 목살 돼지갈비로 구성된 3종 세트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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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응답을 듣고 싶었던 걸까요. 우린 안주를 돼지모둠구이로 선택했습니다. 우리가 즐겨먹는 삼겹살과 목살 돼지갈비로 구성된 3종 세트입니다. 돼지고기 부위 중 가장 인기 있는 부위지요.

가격대는 대체로 무난합니다. 1인분에 1만1000원이니 말이죠. 여기에 돼지 껍데기는 덤으로 얹어줍니다. 아참 계란찜도 있어요. 그 옛날 불량식품으로 치부했던 인기 주전부리인 쫀득이도 덤으로 내주는 센스 있는 주인장 멋지군요.

그 옛날 불량식품으로 치부했던 인기 주전부리인 쫀득이랍니다.
 그 옛날 불량식품으로 치부했던 인기 주전부리인 쫀득이랍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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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원탁의 연탄구이 화덕이 정겨운 곳이지요.
 둥근 원탁의 연탄구이 화덕이 정겨운 곳이지요.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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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기본 상차림입니다.
 소박한 기본 상차림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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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시간이 조금 지난 초저녁 무렵입니다. 연탄불에 돼지고기가 익어가면서 풍기는 고기 향내에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이렇게 술꾼들이 모여드는걸  보니 이 냄새가 가을철 전어 굽는 냄새 못지 않았나 봅니다.

소맥에 이어 소주잔을 연거푸 비워냅니다. 정육점 경력 20년의 이곳 주인장이 구성한 돼지고기 3종 세트는 역시 탁월한 선택입니다. 연탄불에 구워서 일까요, 아니면 좋은 사람과 함께한 자리여서일까요. 아무튼 술안주로 제격인데다 맛도 정말 좋네요.

가끔은 한잔 술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연탄구이집이 제격이지요. 어느 여름날 누군가 그립거나 삶에 지쳐 울컥할 때 연탄구이에 술 한 잔 어떠세요. 우리 오랜만에 함께 회포를 풀어보자고요. 밤은 깊어만 가는데 돼지는 응답이 없고 하나 둘 비워진 소주병만이 응답을 합니다. 주머니의 지갑은 얇기만 한데.

밤은 깊어만 가는데 돼지는 응답이 없고 하나 둘 비워진 소주병만이 응답을 합니다.
 밤은 깊어만 가는데 돼지는 응답이 없고 하나 둘 비워진 소주병만이 응답을 합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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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발길 붙드는 소박한 선술집 ‘응답하라 돼지야’입니다.
 퇴근길 발길 붙드는 소박한 선술집 ‘응답하라 돼지야’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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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응답하라 돼지야, #연탄구이, #돼지구이, #부영여고,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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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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