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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회원들/ 설악권 주민들은 매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의 문제점을 알리는 캠페인을 속초, 양양 등에서 진행해오고 있다. 설악권에서 케이블카 반대 목소리는 속된 말로 지x이 되기 일쑤이다. 케이블카에 대한 막연한 장밋빛 전망 만이 판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 회원들/ 설악권 주민들은 매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의 문제점을 알리는 캠페인을 속초, 양양 등에서 진행해오고 있다. 설악권에서 케이블카 반대 목소리는 속된 말로 지x이 되기 일쑤이다. 케이블카에 대한 막연한 장밋빛 전망 만이 판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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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케이블카를 반대하고 지X이야?"

빈정거리는 목소리가 속초 시내버스 안에서 울려 퍼졌다. 그 순간 약속에 늦어서 급히 내리려던 최정화(속초시 주민)씨는 상대가 자신을 지목한 것임을 직감했다. 최씨의 배낭에 '설악산케이블카 반대'라 적힌 작은 현수막이 걸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귀찮아서라도 이렇게 무례함이 도를 넘는 사람은 상종하지 않는 것이 능사지만, 최씨는 '기회다' 싶어서 내리려던 발걸음을 돌려세웠다. 그리고 버스 승객들이 모두 들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소리쳤다. "네, 왜 지X을 하는지 알려드릴게요!" 최씨는 상대의 이야기에 하나하나 반박을 해나갔다. 최씨의 노련한 케이블카 반대 일장연설(?)이 끝난 후에 지X 운운하며 함부로 시비를 걸던 사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설악권 주민들은 매주 설악산 케이블카 문제를 알리는 캠페인을 지역 곳곳에서 진행해오고 있다. 최씨는 이 중에 가장 열성적인 지역주민 중에 한명이다. 이날도 설악산소공원에 서명캠페인을 하러 가던 차에 이와 같은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처럼 대놓고 이야기하고 알릴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설악권 주민들 사이에서도 케이블카 사업은 찬반으로 나뉜다. 찬성 측 진영에선 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막연한 장밋빛 전망만 나오고 있다. 잘 될 거라는 그 '막연히'가 문제다. 하지만 최씨와 같은 주민을 만나 그 내막을 알게 되면 막연히 찬성을 하던 사람들도 조금씩 생각을 바꾸기 시작한다. 오색케이블카의 내막을 제대로 알고 있는 지역주민은 드물고 알려 하지 않는다.

케이블카 놓고, 환경도 지키고, 돈도 번다?

▲ 케이블카 반대 설악권 주민집회/ 지난 5일 양양군청 앞, 케이블카반대주민대책위을 중심으로 케이블카 반대집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곧 접수가 예정되어있는 환경영향평가본안에 대한 취소를 촉구하는 주민집회였다.
 ▲ 케이블카 반대 설악권 주민집회/ 지난 5일 양양군청 앞, 케이블카반대주민대책위을 중심으로 케이블카 반대집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곧 접수가 예정되어있는 환경영향평가본안에 대한 취소를 촉구하는 주민집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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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한복판에 또 하나의 케이블카가 들어서려고 한다. 사업자인 양양군은 46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오색에서 끝청 구간까지 총 3.5Km의 케이블카를 설치할 계획이다. 친환경적인 케이블카 설치와 운영으로 설악산 환경을 보호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말이다. 케이블카 놓고, 환경도 보호하고, 돈도 번다니,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렇다면 같은 설악권에서 적극 지지해도 모자랄 판에 왜 누군가는 반대를 하고 나설까? 간단하다. 이미 이 전에 두 차례나 환경훼손과 낮은 경제성으로 환경부가 불허한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때와 비교해 전혀 변한 건 없는데 케이블카가 들어선다? 환경부가 그간 묘안이라도 생긴 걸까?

지난 두 차례와 다르게 이번에는 환경부가 그 몹쓸 묘안을 냈다. 물론 동계올림픽 이전에 케이블카를 조기 착공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서 자신감을 얻어서 말이다. 사업신청과 심의가 시작되기 이전에 환경부는 각 행정부처가 모인 케이블카 TF석상에서 사업자인 양양군을 컨설팅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논란의 국립공원위원회 당일(2015/8/28), 본 사업과 상관없는 정부관계자들이 과반 넘게 심의에 참석했다. 또한, 유례없이 다수결로 표결을 강행했다. 이렇게 지난해 8월 환경부는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해줬다. 없던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무리하게 밀어붙여야 하니 제대로 된 절차는 온데간데없다.

그동안 케이블카 문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왔던 설악권 주민들이라면 복장 터질 일이다. 이번에는 양양군을 도와 정부(청와대), 강원도, 환경부가 작정을 하고 나서는 꼴이니 더 답답할 노릇이다. 누가 봐도 설악산을 산산이 망가뜨리고 내 고향의 곳간에서 돈이 줄줄 샐 것이 눈에 선하다. 그저 '케이블카 놓고 환경도 지키고 돈도 번다'는 양양군의 호도만이 판을 친다.

그들에게 설악산은 중요하지 않다 

설악산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서(초안) 주민공청회/ "케이블카 사업을 위해서 양양군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라는 양양공무원의 발언과 케이블카사업비를 위해 군복지예산이 삭감되었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어, 많은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설악산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서(초안) 주민공청회/ "케이블카 사업을 위해서 양양군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라는 양양공무원의 발언과 케이블카사업비를 위해 군복지예산이 삭감되었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어, 많은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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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9일, 양양군에서 케이블카 주민공청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본질이 여실히 드러났다. 아래 지역주민들의 질의를 대하는 양양공무원의 태도에서 양양군이 주민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다. 다음은 공청회 발췌내용이다.

주민1: "케이블카 예산에 국비투입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나머지 군비를 어디서 충당할 것인가?"
공무원: "국비는 올해 다시 신청했으니 이는 확보되지 않았다 볼 수 없고, 군비를 충당하기 위해서 주민들이 어쩔 수 없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방청객: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실소)
주민2:  "왜 이 사업이 양양주민의 염원 사업인가? 오늘 처음 케이블카 공사비를 마련하기 위해 복지예산을 삭감한 것을 알았다. 이 사실을 알고도 군민들이 찬성할 것 같은가? 이 사실을 양양주민들이 알도록 해라."

공무원: "군수의 공약으로 20년간 숙원사업이었고, 삭감되는 복지비용과 관련해서는 홈페이지에 올라가 있다."
주민2: "군수 공약이면 그게 다 양양군의 숙원사업인가? 그리고 예산을 확인하려고 홈페이지를 뒤져보는 양양군민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양양군은 군민을 바보로 아는가?"

이것이 바로 양양군의 속내다. 마치 케이블카 사업이 지역주민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거라 호도하고, 불리한 정보는 감추려 했던 양양군의 행태가 바로 그것이다. 최전선의 양양군과 이에 동조하는 청와대, 강원도, 환경부에게 설악산은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그들에게 설악산은 단지 돈벌이를 위한 유원지일 뿐이다. 이제는 시민들이 지켜야 할 때다.

설악산 지키기, 천(天)인행동, 이제는 시민이 나서야 할 때

'설악산지키기, 1만인 서명'에 참여하는 어린이들/ 지난 5월 부터 '천(天)인행동' 이라는 이름으로 설악산지키기 시민행동이 시작되었다. 1만인 서명, 신문광고모금활동, 1인 시위, 설악산 탐방 등의 시민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설악산지키기, 1만인 서명'에 참여하는 어린이들/ 지난 5월 부터 '천(天)인행동' 이라는 이름으로 설악산지키기 시민행동이 시작되었다. 1만인 서명, 신문광고모금활동, 1인 시위, 설악산 탐방 등의 시민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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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를 막아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인 가운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곧 앞두고 있다. 이에 시민들이 한목소리로 나섰다. 지난 5월 중순부터 시민행동인 '설악산 지키기, 천(天)인행동'이 본격 시작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설악산을 지켜야 한다"고, 많은 이들이 함께 이야기하면 설악산은 반드시 지킬 수 있다고 말이다. 물론 우리의 목소리와 행동이 한곳에 모아졌을 때 가능한 일이다. 지금 모두가 마음을 모아야 할 때다.

함께 행동하자. '천(天)인행동', 1만인 시민서명과 모금활동 후원에 함께 하자. 1만인 서명을 통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한군데 결집시켜야 한다. 1만 명 시민들의 '케이블카 반대'목소리가 뻗어 나가 많은 이들에게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의 부당함을 알려야 한다. 심의를 앞둔 문화재위원들이 이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더 활발한 시민 행동들을 위해 모금활동이 필요하다. 설악산 케이블카 저지활동 후원을 통해 조금 더 많은 시민들의 목소리가 널리 퍼져갈 수 있게 하자. 결단코 케이블카 사업은 국민 다수에게 이익이 되는 사업이 아니다.

설악산 지키기, 천(天)인행동 참여하기

- 천(天)인행동 홍보영상('너와나의 설악산 이야기)_임순례(동물보호단체 KARA 대표, 영화감독):
- 1만인 시민서명하기
- 신문광고와 케이블카 저지활동 후원하기
2. 온라인 모금함 1(해피빈)
3. 온라인 모금함 2( 다음 같이가치)

설악산 지키기, 천(天)인행동 참가자들
 설악산 지키기, 천(天)인행동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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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설악산케이블카반대, #천인행동, #케이블카, #1만인서명, #케이블카반대주민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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