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캉'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메이저리그 진출 후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달성했다. 최희섭(현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2004년과 2005년 2년 연속 15홈런을 기록한 것이 한국인 타자로서는 처음이었다. 추신수(현 텍사스 레인저스)는 풀 타임 선수가 된 이후 2011년을 제외하고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날리고 있다.

이 대열에 강정호가 세 번째로 합류한 것이다. 강정호는 23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렸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3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이같은 위업을 이뤄냈다.

강정호는 팀이 5-1로 앞선 3회말 선두 타자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선발투수 제프 사마자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 본 강정호는 2구 슬라이더 타이밍에 헛스윙을 하고 말았다. 그러나 3구 째 시속 142km 짜리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되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강정호가 밀어 친 타구는 힘차게 뻗어 나가는 대형 홈런이 되었다. 비거리 128m로 외야가 넓은 편인 AT&T 파크의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면서 강정호의 시즌 10호 홈런이 됐다. 강정호는 7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 3루수 실책으로 2루까지 출루한 뒤 3루 도루에 성공하기도 했다.

39경기 만에 10홈런, 올 시즌 강정호의 페이스는?

 강정호의 활약과 팀의 대승을 알리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공식 트위터 갈무리.

강정호의 활약과 팀의 대승을 알리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공식 트위터 갈무리.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2015년 강정호는 정규 시즌 126경기에 출전하여 15홈런을 기록했다. 유격수 조디 머서와 코너 내야수 페드로 알바레즈(현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 내야수 자원이 많았던 피츠버그 선수단의 상황 속에서 시즌 초반에는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고, 타격감이 올라오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강정호의 출전 빈도는 점차 늘어났다. 시즌을 치르면서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게 되었고, 클린트 허들 감독은 강정호에게 주전 유격수 또는 3루수를 맡겼다. 팀의 내야수 자원들을 골고루 활용하는 가운데에서도 강정호의 선발 출전이 가장 많아졌다.

경기 감각이 올라온 강정호는 7월에만 0.379의 고공 타율을 선보이며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2015년 8월 19일 시즌 10호 홈런을 터뜨리며 메이저리그 진출 첫 시즌에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한국인 타자들 중 첫 시즌에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이는 강정호가 처음이었다.

9월 14일 시즌 15호 홈런을 달성한 강정호는 시즌이 종료될 때까지 3~5개 정도의 홈런을 더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9월 18일 유격수로 출전했던 강정호는 1회초 수비 중 충돌로 인하여 치명적인 다리 부상을 입고 시즌을 접었다.

강정호는 부상에서 회복하느라 2016년 시즌을 5월 7일에서야 시작하게 됐다. 다리 부상에서 돌아왔기 때문에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허들 감독은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역할은 머서에게 맡기고, 강정호의 수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3루수로만 출전시키고 있다.

또한 다리 부상 재발을 경계하기 위해 강정호에게 철저하게 휴식을 적용하고 있다. 올 시즌 강정호는 부상 복귀 후 3경기 또는 4경기에 연속으로 출전한 뒤 무조건 하루 휴식하고 있다. 아무리 타격감이 좋아도 휴식일은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강정호는 현재까지 39경기 142타석에 들어섰다. 팀은 72경기를 치른 상태이고, 강정호가 5월 중순에 복귀했음을 감안하면 강정호의 홈런 페이스는 작년보다 훨씬 빠르다.(팀 72경기 34승 38패).

강정호가 지금의 타격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건강하게 전제 시즌을 소화했다고 가정했을 경우 42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시즌이었던 2014년 넥센 히어로즈에서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40홈런을 친 유격수가 된 바 있다.(당시 KBO리그 128경기)

하지만 강정호가 팀이 28경기를 이미 치른 뒤 시즌을 시작했다는 점, 3~4경기 후 하루 강제 휴식이 적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30홈런 정도를 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 중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는 추신수이다. 추신수는 클리브랜드 인디언스 시절인 2010년 144경기에서 22홈런을,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인 2015년 149경기에서 22홈런을 만들어냈다.

강정호는 부상으로 비록 한 달 가량 늦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시즌을 치른 지 2개월도 채 안 된 시점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2015년 메이저리그 적응기를 거쳐 본격적으로 자신의 기량을 선 보이고 있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에 15개의 홈런으로 최희섭의 기록과 동률을 이뤘던 강정호가 올 시즌 추신수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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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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