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가 소녀시대를 탈퇴하고 독자적인 행보에 나섰지만 그의 솔로 활동은 대중적 지지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소녀시대가 아직 해체하지 않은 가운데, 제시카의 탈퇴는 그의 사업과 맞물려 논란을 일으켰다. 사업을 할 수는 있지만, 그룹 활동에 충실하지 않았다는 일부 팬의 냉담한 시선을 아직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녀시대는 오랜 시간 최고의 걸그룹으로 군림해오면서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그룹의 이미지나 특징은 멤버 개개인에게까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성공한 그룹이면 그만큼의 후광효과를 얻게 되는 것 또한 당연하다. 소녀시대의 후광이 없는 제시카는 과연 승산이 있을까.

제시카의 행보와 이유있는 팬들의 질타

 컴백한 제시카, 대중은 왜 그에게 지지를 보내지 않을까?

컴백한 제시카, 대중은 왜 그에게 지지를 보내지 않을까? ⓒ KBS drama


제시카는 소녀시대를 탈퇴하던 시점부터 위기였다. 그것은 단순히 제시카가 활용할 수 있는 소녀시대의 브랜드가 축소되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소녀시대의 네이밍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사업 전개 방식과 한국보다는 중국에 집중되어 있었던 활동 반경은 제시카의 입장을 마냥 옹호만은 할 수 없게 만든 측면이 있다. 탈퇴 사실조차 한국 SNS가 아닌, 중국 SNS를 적극 활용하여 알렸다. 이후 한국 활동을 뒤로 하고 중국에 체류하며 활동을 이어갔다. 제시카는 '억울하게 탈퇴당했다'는 입장이지만, 모든 팬을 설득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이후 제시카는 국내 방송에 다시 컴백했다. KBS Drama 채널의 <뷰티 바이블>이란 프로그램을 선택하며 뷰티 멘토로서 활약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운 것이다. 반응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럴 수밖에 없다. 넘쳐나는 뷰티 방송 홍수 속에서 소녀시대 타이틀을 버린 제시카의 방송을 주목해야 할 이유를 딱히 꼽아보기 어렵다.

일단 뷰티방송이라는 장르 자체가 뷰티 제품에 관심이 많은 특정 타깃층을 대상으로 한다. 뷰티 팁을 알려주는 명목 아래의 이야기들도 비슷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청층을 넓히기 위해서는 MC의 호감도와 신뢰도가 중요하다. 지금의 제시카는 아직까지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진행자라고 보기 힘들다. 일단 그는 자신에게 씌워진 이미지를 극복하는 게 급선무다.

제시카의 이미지가 극복될 수 있는 방법은 명확하다. 소녀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파급력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사실상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 역시 소녀시대 시절 쌓은 이미지를 기반으로 선택할 수 있었던 프로그램 아닌가. 제시카 스스로 그 이미지를 뛰어넘어 확실한 정체성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미 소녀시대에서 탈퇴한 지금, '소녀시대'의 제시카의 한계는 명확하기 때문이다.

<라디오스타> 출연, 전 소속사 식구 규현과 조우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는 제시카, 화제의 중심은 여전히 소녀시대로부터 파생되었다.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는 제시카, 화제의 중심은 여전히 소녀시대로부터 파생되었다. ⓒ MBC


제시카가 소녀시대 탈퇴 후 첫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으로 MBC <라디오 스타>를 선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제시카가 황치열, 박재정, 김민석과 함께 출연하는 <라디오스타>는 5월 중 방송 예정이다.

오는 5월에 새 앨범을 발표하며 솔로 가수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제시카. 김구라가 그에게 "왜 탈퇴했느냐", "사업은 잘 되느냐?" 등의 직구를 던지거나, 제시카의 전 소속사였던 SM 엔터테인먼트의 소속가수 규현(MC)이 제시카와 어떤 관계를 형성할까에 대한 궁금증이 발생한다. 한마디로 여전히 소녀시대에서 파생된 관심이 제시카라는 인물에 대한 화제성을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이런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소녀시대의 이미지를 가지고 가면 갈수록 제시카만의 이미지 형성에 걸림돌이 된다. 그러나 더 큰 문제점은 소녀시대를 버릴 경우, 제시카라는 인물에 대한 화제성의 기반마저 약해진다는 것이다. 제시카는 소녀시대를 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 짊어지고 갈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 강력한 한 방으로 제시카라는 브랜드 자체를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을 때만이 이 상황의 타개책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제시카는 소녀시대를 극복하지 못했다. 예능이든, 노래든, 연기든 대중이 제시카 자체를 온전히 인정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소녀시대라는 둥지를 벗어난 제시카는 지금 위태로워 보인다. 날아오를지 추락할지는 그녀 자신에게 달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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