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 29회에서 드러난 척사광은 정체는 남자가 아닌 여자, 윤랑(한예리 분)이었다.

11일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 29회에서 드러난 척사광은 정체는 남자가 아닌 여자, 윤랑(한예리 분)이었다. ⓒ SBS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의 최대 미스테리 인물로 꼽혔던 척사광의 정체가 밝혀졌다. 11일 방송된 29회에서 드러난 척사광은 남자가 아닌 여자였다. 고려 마지막 왕인 공양왕에 오르게 되는 정찬군 왕요(이민엽 분)는 허수아비 왕이 되기 싫어 사랑하는 여인 윤랑(한예리 분)과 야반도주를 선택한다. 이는 고려의 비밀조직 무명에게 발각되었고, 독침을 맞고 쓰러져 해독제를 손에 든 무명 핵심인물에게 '선택의 협박'을 받는다.

왕요는 고민한다. 해독제를 마시면 당장은 살 수 있지만 허울뿐인 왕좌에서 빈껍데기의 삶을 살다가 버려질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번뇌에 휩싸여있던 시점에서 하인이 해독제가 든 사발을 들이밀며 왕요에게 마실 것을 간청한다. 그 순간 이방원이 보낸 수하들이 비수를 날리고 하인의 등에 꽂힌다. 중심을 잃은 하인의 손에서 해독제가 든 사발이 공중으로 날아가 버린다. 그대로 사발이 땅에 떨어지면 왕요는 꼼짝없이 목숨을 잃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때 대반전이 일어난다. 왕요 옆에서 가녀린 표정을 짓고있던 윤랑이 과감하게 칼을 빼들고 공중에서 내려오는 해독제 사발을 받아낸다. 이어 두 명의 이방원 수하가 달려드는 순간 다시 사발을 허공으로 날린 채 삽시간에 그들을 베어버린다. 그리고 너무도 자연스럽게 해독제가 든 사발을 칼로 받아낸다.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의 절정 무공을 보여준 것이다.

깜짝 놀란 왕요가 정체를 묻자 윤랑은 답한다. "그저 칼을 잡고 사람을 죽이는 삶이 싫어 말 하지 못했습니다. 저에게는 예전에 쓰던 다름 이름이 있었습니다." 그녀가 밝힌 또 다른 이름은 다름 아닌 '척사광'이었다.

척사광 정체 드러났음에도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들

퓨전 무협 역사드라마답게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다양한 무공 고수들이 등장한다. 왕을 지키는 호위대 '자제위(子弟衛)'의 핵심이었던 홍륜(洪倫), 홍륜을 죽이고 한동안 삼한제일검으로 군림했던 길태미(吉太味), 악명 높은 길태미를 꺾고 현 삼한제일검에 오른 '장삼봉(張三峰)의 제자' 이방지(李方地), 훗날 조선제일검의 자리에 오르는 무휼(無恤), 길태미의 쌍둥이 형이자 그보다 한수 위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은거고수 길선미(吉善味) 등 개성과 실력이 뚜렷한 이들이 혼란의 시대를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작품 속에서 최고 고수로 평가받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척사광이었다. 작품 초기 자신의 제자를 죽인 고수를 쫓아 고려로 들어온 장삼봉에게 길선미가 처음 언급하면서 화두에 오르게 됐던 그는 이후 계속적인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며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척사광은 시대를 뛰어넘어 한반도 역사상 최고의 고수로 평가받는 척준경(拓俊京)의 후예로 곡산검법의 계승자로 알려져 있었다. 척사광은 연개소문, 흑치상지(黑齒常之), 이의민, 두경승, 김덕령, 김형언, 김체건, 김광택, 백동수 등 역사상 어떤 강자보다도 더 강했다고 평가받는 척준경의 무예를 이어받은 인물답게 <육룡이나르샤>에서도 '무력 끝판왕'으로 인정받고 있다.

작품의 이후 이야기인 <뿌리깊은 나무>에서 '북방의 전설' 카르페이 테무칸의 역할을 척사광이 하고 있다고 보면 맞다. 해독제가 든 사발을 공중으로 날린 후 짧은 시간 내에 두명의 무사를 베고 다시 받아내는 모습이 이를 입증한다. 이는 현 삼한제일검으로 추대받고 있는 이방지조차도 아직 오르지 못한 경지다. 현시점에서 척사광이 이방지보다 더 높은 수준의 고수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럼 홍대홍은?

 척사광의 정체는 밝혀졌지만 시청자들은 여전히 홍대홍이 궁금하다.

척사광의 정체는 밝혀졌지만 시청자들은 여전히 홍대홍이 궁금하다. ⓒ SBS


문제는 홍대홍(洪大弘·이준혁 분)이다. 무휼은 물론 홍륜, 길선미·길태미 등 고려를 주름잡는 고수들을 키워낸 그는 시청자들이 척사광으로 가장 유력하게 꼽던 캐릭터다. 말만 많고 무공 실력은 형편없는 별반 비중 없는 인물임에도 계속해서 작품 속에서 다뤄졌던 것이 그 이유다. 뭔가 반전을 갖고 있는 이가 아니라면 주인공들과 꾸준히 엮일 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척사광이 여자로 밝혀지자 '홍대홍은 누구인가?'에 시청자들의 의문점이 쏟아지고 있다. 그냥 현재의 모습이 전부인 감초캐릭터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간혹 진지한 모습으로 잠깐의 카리스마도 보여주는지라 여기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9화에서는 '척씨 가문의 가노로 일한 적이 있다'고 밝힌 것을 비롯 이방지의 수련 장면을 보고 충고를 하기도 했다.

척사광이 젊은 여인이라는 점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척사광이 처음 언급될 무렵 이방지는 어린 소년이었다. 당시 길태미가 척사광을 가리켜 '은거고수'라고 표현했는데, 흐르는 세월에 비춰봤을 때 최소한 이방지, 무휼 등보다는 10살 이상은 맞아야 정상이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홍대홍의 비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실 진짜 척사광은 홍대홍이며, 밝혀진 젊은 여인은 그의 제자나 수하다'는 의견부터 '척사광은 이름이 아닌 1대, 2대 형태로 내려져오는 별호같은 것이 아닐까?'라는 추리도 나오고 있으며 '홍대홍이 무명의 수장일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만약 홍대홍이 척사광의 스승이라면 그는 이방지를 제외한 고려의 최강 고수들을 모두 키워낸 최고 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척사광의 정체가 밝혀졌음에도 의문이 꼬리를 무는 것은 아직도 남아있는 게 많아 보이는 홍대홍의 존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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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농구카툰 'JB 농구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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