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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덕 선생과 주민들의 지게 상여 공연이 있었다. 지게 상여는 초상을 당하고도 가난해서 상여를 사지 못하는 서민들이 지게 두 개를 연결하여 시신을 옮기고 장례를 치르는 행위이다.
 권재덕 선생과 주민들의 지게 상여 공연이 있었다. 지게 상여는 초상을 당하고도 가난해서 상여를 사지 못하는 서민들이 지게 두 개를 연결하여 시신을 옮기고 장례를 치르는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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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년 서울로 진격하지 못한 1만 명의 동학 농민혁명군이 세상을 등진 우금티 고개에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동학농민혁명의 뜻을 기리기 위한 '2015 우금티 예술제'가 유적지인 충남 공주시 우금티사적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고창동학농민기념사업회, 보은 계룡 사업회, 이장호 전국농민회 전 부회장,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부, 충남 역사문화연구소, 김지철 충남 교육감, 김정섭 전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원장, 충남역사교사모임과 고등학생 등 500명이 참석했다.

동학농민혁명의 뜻을 기리기 위한 2015 우금티 예술제에서 만장쓰기를 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의 뜻을 기리기 위한 2015 우금티 예술제에서 만장쓰기를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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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9시부터 공주대 산학협력관에서 전통의상 체험, 조선팔도 유람, 제기차기, 떡메치기, 호패, 사발통문, 역사UCC 등 각종 체험과 영상 작품 발표회가 열렸다. 이후 오후 2시부터 우금티 사적지에서 만장쓰기, 탈곡체험, 넋전소원 쓰기 등 체험과 우금티 제례가 거행됐다.

공주 풍물패인 금강 풍물패의 공연과 권재덕 선생의 고사덕담과 주민들의 지게 상여 공연이 있었다. 지게 상여는 초상을 당하고도 가난해서 상여를 사지 못하는 서민들이 지게 두 개를 연결하여 시신을 옮기고 장례를 치르는 행위이다. 박달한 선생의 아시반 공연을 마지막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예술제에는 학생들이 써내려간 수십 장의 만장이 행사장 곳곳에 걸렸다.

만장이 휘날리는 가운데 공주 풍물패인 금강 풍물패의 공연.
 만장이 휘날리는 가운데 공주 풍물패인 금강 풍물패의 공연.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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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이 넘도록 서려있는 영령들이여 뜬 눈을 감지 못하고 품은 뜻 펼치지 못하고 가버린 그믐처럼 어둔 영혼들이여 입동(立佟) 의 한기 속에서 붉음보다 붉은 선혈 맺고 죽어간 가련하고 한 많은 영혼들이여!
그대들의 고통스러운 한이 그대들이 끝내 이루지 못한 애통한 뜻이 오늘날까지 이곳에 절절히 전해져 내려오는군아, 허나 오늘 이곳에서 그대들이 마지막 자취를 남긴 이곳에서 그대들이 품었던 한 인세(人世)에 남은 미련 모두 다 내려놓고 멀리멀리 날아가소
그대들의 숭고한 뜻과 이루고자 하였던 세상 이제 우리가 기억하고 이어 받아가려하니 부디 하늘높이 날아가소 고혈과 고통없는 세상으로 멀리멀리 날아가소" - 공주고 1학년 김재호

"100년이 지났습니다. 제폭구민, 보국안민, 당신들의 외침,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부패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목숨바쳐 저항한 그 목소리,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계속되고 권력자들의 탐욕에 이제는 우리가 맞서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들의 피와 눈물을" -천안두정고등학교 정자우

"갑오년 칼바람 치는 이곳에 탐관오리의 목을 바쳐라 만백성의 피와 살이 저 곳에 잠들었으니 굶주린 백성의 뱃속에 오리의 피와 살을 바쳐라 백성의 소리를 왕께 아뢰러 가자! 자 서울로 가자" - 공주고등학교 김승순

"호국영령님들, 저는 그때 여러분들의 정신을 꼭 본받고 싶습니다. 지금도 나라가 많이 혼란스러워 졌지만 여러분들 같은 영웅이 꼭 나올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이 생겨도 여러분들의 용기와 정신을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그래도 우리가 지금 이런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논산 벌곡초등학교 4학년 한재민

동학농민혁명의 뜻을 기리기 위한 우금티 예술제 제례를 지내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의 뜻을 기리기 위한 우금티 예술제 제례를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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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동학농민전쟁 우금티기념사업회는 역사교과서와 관련하여 우금티 성명서를 발표했다.

역사를 잊으면 미래가 없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때 아닌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있다. 비단 역사학계뿐만 아니라 정당과 시민단체 그리고 교육자들과 청년학도들을 포함한 온 국민들이 현 상황을 비상시국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미 이 땅의 지성들이 잇따라 집필 거부를 선언하였고 제반사회단체에서는 국정교과서 반대성명서를 다투어 발표하고 있다. 이는 이 나라의 꿈나무들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이다. 우리 '동학농민전쟁 우금티 사업회'는 다음과 같이 국정교과서 제작에 반대의사를 밝히는 바이다.

역사가 바로 서야 민족이 바로 서고 올곧고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 자라나는 2세들에게 참된 역사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일제강점기 친일파들의 부끄러운 행적을 사실 그대로 기술해야 하며 근현대사중 독재의 행적들에 대해서도 정직하게 가르쳐야 한다. 그러한 반성적 성찰을 토대로 올바른 지향점을 세울 때 비로소 건강하고 밝은 미래가 약속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OECD에 가입된 지구촌의 모든 나라들은 검인정이나 자유발행 교과서를 채택하고 있다. 반해서 국정교과서를 채택한 나라들은 북한, 몽골, 배트남, 스리랑카 등 몇몇 독재 내지 후진적 국가에 한정되어 있다. 이는 국가기틀이 민주화된 나라라면 적어도 교과서 만큼은 학자들과 교사들에게 맡기는 게 상식이며 바른 양식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국정교과서 찬성론자들은 국사학자의 90프로가 좌편향되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역사교사의 97프로가 국정교과서를 반대한다는 사실에 대하여는 잘못된 현행 교육 탓이라는 어리둥절한 주장으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 하고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균형 잡힌 역사 교과서'는 허울 좋은 구실일 뿐 사실은 배우는 학생들의 의식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획일화하려는 독재적 발상에 다름 아니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 우금티기념사업회가 국정교과서에 반대의사를 밝히는 것은 지당한 의무이다. 한 때 '동학란'으로 폄하되었다가 신산의 사연 끝에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이름을 되찾았던 과정도 이런 사태들과 맥을 함께 하는 것들이다. 이제 오늘의 이 선언이 갑오년 그해 농민 전사들의 고귀한 함성을 깊이 새기는 길이며 시대적 흐름에 함께 하는 도정이며 나아가 자라나는 새싹들을 바르게 교육시키는 양심의 길임을 명백히 밝히는 바이다.

대전, 천안,  예산, 부여, 공주 등 35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
 대전, 천안, 예산, 부여, 공주 등 35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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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우금티, #추모 예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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