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가 쿠바를 꺾고 고척 돔구장 개장을 자축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4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5 서울 슈퍼시리즈 쿠바와의 경기에서 타선과 마운드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6-0 대승을 거뒀다. 역사적인 첫 고척돔 공식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것.

올 시즌 프로야구가 끝나고 긴 휴식을 취했던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 쿠바를 상대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며 오는 8일 개막하는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12' 일본과의 개막전 대결을 준비했다.

'고척돔 1호 안타' 주인공은 김현수

한국은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선발로 나섰다. 타선은 이용규와 정근우가 테이블 세터로 맡았고 김현수, 박병호, 손아섭을 중심 타선에 배치했다. 나성범과 황재균이 하위타선으로 내려가는 연결 고리 역할을 했고 강민호와 김재호가 마지막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출발부터 좋았다. 1회말 이용규와 정근우가 범타로 물러났으나 김현수가 좌전 2루타를 터뜨리며 '고척돔 1호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곧이어 박병호가 상대의 고의사구로 출루했고, 손아섭이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고척돔 1호 타점'을 기록했다.

계속되는 찬스에서 나성범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2점째를 올린 한국은 황재균, 강민호의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득점까지 올리면서 3-0으로 달아났다. 경기 초반부터 제구 난조에 시달리던 쿠바의 선발 요에니스 예라는 1회도 버티지 못하고 0.2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3실점을 기록하며 조기 강판당했다.

한국은 5회말에도 2루타를 터뜨리며 나간 김현수가 손아섭 타석 때 상대 투수의 폭투를 틈타 홈까지 쇄도하며 1점을 추가했고, 6회말 볼넷으로 출루한 이용규가 정근우의 중전 안타와 상대 실책이 겹치며 홈을 밟아 6-0으로 격차를 벌렸다.

선발 김광현도 안정된 투구로 마운드를 지켰다. 3회까지 매이닝 안타를 맞았으나 적시타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2회초 1루 주자를 견제구로 잡아내고, 3회초에도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후속타자 에스타일레 에르난데스의 병살타를 유도하고 곧이어 삼진까지 잡아내며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했다.

한국 '첫 선' 이대은, 4이닝 퍼펙트 피칭

김인식 감독은 경기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사실상 승부가 기울자 이날 평가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선수를 기용하며 몸 상태를 점검하고 전력을 다듬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올 시즌 일본시리즈 우승과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빅 보이' 이대호는 휴식 차원에서 선발 명단에 빠졌다가 7회말 대타로 등장했다. 결과는 아쉬운 외야 뜬공이었지만 관중들은 이대호의 등장 만으로도 큰 환호를 보냈다.

마운드에서는 김광현이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역시 일본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대은이 등판했다. 줄곧 해외 무대에서만 활약하다가 한국에서의 첫 공식 경기에 나서 더욱 관심을 모은 이대은은 4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퍼펙트 피칭'을 펼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대은은 쿠바 강타선을 상대로 직구 위주의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첫 이닝인 4회초는 단 6개의 공으로 처리하는 등 4이닝 동안 12명의 타자에게 44개의 공을 던지며 내용과 결과 모두 만족스러웠다.

김인식 감독은 8회초부터 이대은을 내리고 정우람, 조무근, 임창민의 구위까지 차례로 점검하며 완승을 거뒀다. 고척돔에서의 첫 경기를 기분 좋게 마친 한국은 다음 날 쿠바와 다시 한 차례 평가전을 치르고 '프리미어리그12'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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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 스카이돔 프리미어12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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