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MC한새

래퍼 MC한새 ⓒ MC한새


MC스나이퍼, 주석, 가리온, 스컬, 조PD 등과 더불어 1세대 한국힙합음악을 이끌어 온 MC한새는 지난 15년간 앨범과 라이브 무대를 통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펼쳐 온 중견 힙합 뮤지션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감성적인 멜로디와 랩이 어우러진 발라드 힙합이 주류 음악으로 음원 차트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고 있는데, 2000년 <파랑색 파란>이란 그의 첫 앨범은 '한국형 발라드 힙합' 음악의 시작을 알린 작품으로 널리 알려졌다.

얼마 전 8번째 정규 음반 < Eight >을 선보였고, 힙합 레이블도 설립해서 후배 뮤지션을 양성하는 MC한새를 만나 한국 힙합 음악계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중음악 시장 흐름 알지만...손해 무릅쓰고라도 정규로"

- 지난 6월, 8번째 앨범을 발매했다.
"언제부터 정규 음반을 낼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준비해왔다. 싱글 위주인 대중음악 시장의 흐름을 무시할 수 없는데, 팬들조차 타이틀 곡 이외에 수록곡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제부터 '디지털 음원 위주로 내야겠구나!'라고 다짐하지만 LP나 CD, 카세트로 음악을 듣고 자랐기에 손해를 무릅쓰고라도 정규앨범을 발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돌아온다.(웃음)" 

- 이번 앨범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밝은 분위기의 힙합 음악을 들려 드리고 싶었다. 인간의 고뇌, 사회의 부조리를 담은 이전 노래들의 무게감을 덜고자 전체적으로는 편안한 힙합을 추구했다. 그래도 몇몇 수록곡에서는 특유의 우울함을 담았다." 

- 데뷔 이후 꾸준히 발라드 힙합 음악을 추구해왔는데. 이유가 있나?
"이 부분에서는 나름 자부심을 느낀다. 힙합 본연의 비트에 우리의 정서가 담긴 한국적인 멜로디를 녹여 한국적인 힙합을 만들고 싶었고, 지금에 이르렀다. 마치 한 편의 시를 쓰듯 한국인의 감성이 담긴 랩과 서정적인 느낌을 담은 선율로 만들어져서 내 음악을 '한국 발라드 힙합의 원조'라고 이야기해주시는 것 같다."

- 앞으로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음악인과 작업을 하고 싶은가?
"국내외 대표 R&B 음악인들과 작업할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박정현씨의 노래를 즐겨 듣는데, R&B 곡을 감칠맛 나게 소화하는 뮤지션들을 기다리고 있다. 해외 아티스트 중에는 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 알 켈리(R. Kelly)와 조우하는 꿈을 가끔씩 꾼다.(웃음)"

- 2000년 첫 정규앨범을 발매한 이후 꾸준히 음반 및 음원을 발표해 왔다. 15년간의 변화를 스스로 이야기해본다면?
"주위에서는 지난 15년간 2년에 한 번 정도 앨범을 낸 것도 대단하다고 말씀해주신다. 하지만 나름 파란만장한 상황을 겪어서인지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2000년 발표한 1집이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어서 순탄하게 출발했다. 이후 꾸준히 활동했지만, 우여곡절을 겪으며 상처도 많이 받았다. 고뇌와 갈등도 계속이다. 그러나 내 음악 세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 가져가야 할 부분이다. 음악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항상 고민하고 있다.(웃음)"

- 8장의 정규 앨범 중 가장 아끼는 작품은?
"단연코 1집이다. 제 팬들조차 서슴없이 이야기한다.(웃음) 초등학교 때부터 곡을 만들어왔고 오랜 기간 만들었던 창작곡 중에서 16곡만을 수록했기 때문에 완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5곳 이상의 음반기획사를 찾아다녔지만 2000년 당시 그 문턱은 생각보다 높았다. 결국 모두 거절당하고 스스로 앨범을 제작했다. 인터넷과 서울의 소매상 2곳에서만 CD를 판매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었기에 보람 역시 컸다."

"'주류' 된 힙합, 잘하는 이들 많아 상향평준화"

- 힙합이 가요계의 주류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다.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어느 정도 예상했던 현상이다. 한국인의 감성을 적시는 멜로디에 랩이 얹어져 대중적인 힙합곡이 많이 출현하고 사랑받고 있다. 힙합을 넘어 가요를 잘 쓰는 작곡가의 비트와 멜로디, 랩 잘하는 뮤지션과 보컬리스트의 결합으로 음원 차트에서 큰 인기를 얻어 왔는데 히트가 될 수 있는 요소를 참 잘 뽑아내는 것 같다."

- <쇼 미 더 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등 여러 경연 프로그램도 보나?
"<언프리티 랩스타>는 거의 다 봤고, <쇼 미 더 머니>도 가끔 본다. 힙합을 생소하게 여기시는 분들에게는 인지도를 높일 수 있어서 긍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랩 배틀을 하면서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면만을 부각시키려고 하다 보니 힙합의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다."   

- 혹시 심사위원이나 참가자로 프로그램 출연 제의가 있었는지?
"친구나 지인들이 출연 제의가 있었느냐고 간혹 물어본다. 제의도 없긴 했지만(웃음), 혹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부분에 내 색깔이 섞일 수 있을지 스스로 묻게 된다. 프로그램의 콘셉트와 내가 추구하는 부분이 맞아 떨어진다면, 어떤 음악 관련 프로그램이건 출연할 의사가 있다."

- 힙합 아티스트들에게 예전보다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나?
"예전에는 제작자(음반회사)가 앨범이나 음원을 안 내주면 기회가 거의 없었다. 지금은 좋은 음악을 잘 만들기만 하면 발표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 다만 음악을 잘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 상향 평준화가 되었다. 경쟁이 심해졌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 중견 힙합 뮤지션으로서 앞으로 할 일이 더욱 많을 것 같은데?
"프로듀서로서 디퍼 레코드(Deeper Records)란 레이블을 시작했다. 6개월 정도 흘렀는데 시적인 가사와 부드러우면서도 감성적이고 진지한 음악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래퍼들을 위주로 선발했다. 11월~12월에 걸쳐 나를 포함한 소속 뮤지션의 솔로 음원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인데, MC한새가 추구해 온 감성 발라드 힙합을 후배 음악인과 더불어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 물론 솔로 활동도 열심히 할 거다.(웃음)"

- 앞으로 어떤 음악인으로 평가되길 원하는지?
"한 레이블의 대표 프로듀서로서는 함께하면서도 솔선수범하는 리더로 오랫동안 후배 뮤지션들과 음악을 만들고 싶다. 왠지 책임감이 더 느껴지고 부지런해지는 것 같다.(웃음) 힙합 뮤지션 MC한새로서는 '감성 발라드 힙합'의 원조란 이름에 걸맞은 중견 음악인으로서 좋은 작품을 꾸준히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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