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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포커스'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이 마련한 고정 언론칼럼으로 격주 한 번 <오마이뉴스>에 게재됩니다. 언론계 이슈를 다루면서 현실진단과 더불어 언론 정책의 방향을 제시할 것입니다.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면서도 한국사회의 언론민주화를 위한 민언련 활동에 품을 내주신 분들이 '언론포커스' 필진으로 나섰습니다.

앞으로 고승우(민언련 이사장), 김서중(성공회대 교수), 김유진(민언련 이사), 박태순(언론소비자주권행동 공동대표), 신태섭(동의대 교수), 이완기(민언련 상임대표), 장행훈(언론광장 공동대표), 최진봉(성공회대 교수)의 글로 여러분과 소통하겠습니다. - 기자말

종편에 대한 특혜가 정권을 이어가면서 계속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일 전체회의를 열고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에 대해 2016년부터 전년도 방송광고 매출액의 0.5%를 방송통신발전기금(아래 방발기금) 분담금으로 징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담금 징수 및 부과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의결했다. 상임위원들의 합의제 기구로 운영되는 방통위가 야당 추천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대통령과 여당이 추천한 위원들만 모여서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것이다.
 
방발기금은 방송통신 표준 제정, 방송 콘텐츠 제작 지원, 시청자 피해 구제 등 방송·통신 산업의 진흥을 지원하기 위해 방송사들로부터 광고수입의 일정 부분을 걷는 법적 부담금으로, 매년 전년도 방송광고매출액의 6% 내에서 세부 징수율을 결정해 부과한다. 그런데 종편과 보도채널은 신생 매체와 적자라는 이유를 들어 방통위가 방발기금 징수율을 0%로 책정해 그동안 분담금을 한 푼도 납부하지 않는 특혜를 누려왔다.

5년째 방송하며 '의무전송' 특혜받는 종편, "신생매체라 면제"?

종편에 대해 신생매체와 적자라는 이유로 방발기금을 면제해 주고 있는 방통위의 태도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종편은 지난 2011년 방송을 시작해 지난해 3월 재승인 심사까지 받고 5년째 방송을 계속하고 있는 방송사로 더 이상 신생 매체라고 볼 수 없다. 적자 때문에 방발기금을 면제해 준다는 방통위의 논리 또한 빈약하기 짝이 없다. 종편은 타당한 이유도 없이 방통위의 특혜로 유료방송 의무전송채널로 지정되어, 모든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의무적으로 종편프로그램을 방송하도록 되어있다.

이처럼 방통위가 종편을 의무전송채널로 지정하면서 선택의 여지없이 모든 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종편방송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종편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로부터 방송 콘텐츠 제공 대가로 연간 100억 원 정도의 수신료를 꼬박꼬박 받고 있다. 

더욱이, 방통위가 최근 발표한 방송사업자들의 방송매출 자료를 살펴보면, 지상파의 방송매출은 전년대비 2.8%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종편 4사의 방송매출은 전년 대비 31.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종편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07년에 출범한 OBS는 2011년 182억의 적자를 기록하고도 8억4200만 원의 방발기금을 납부했고, 161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2012년에도 5억7000만 원을 납부했다. 평화방송도 2012년 3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도 1억8000만 원의 방발기금을 납부했다.

즉, 지금껏 방통위가 방송사의 적자를 이유로 방발기금 납부를 면제했던 사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방통위는 유독 종편에게만 적자를 이유로 방발기금을 계속 면제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무조건 특혜가 아니라고 우기는 방통위의 후안무치가 부러울 따름이다. 종편의 후안무치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지금껏 방발기금을 한 푼도 납부하지 않은 종편 4사는 다른 방송사들이 납부한 방발기금에서 버젓이 18억4000만 원의 프로그램 제작비를 지원을 받아 막말과 편파 방송을 제작해 오고 있다.   

유독 종편에만 관대한 방통위는 '종편특혜위원회'?

이와 함께, 방통위가 종편의 방발기금 납부를 1년 유예해 주면서 내년부터 종편에 부과하기로 한 방발기금 징수비율도 터무니없게 낮게 책정되어 있다. 방통위는 2016년부터 종편에 부과할 방발기금의 징수비율을 0.5%로 정했다. 종편은 요즘 시청률이 오르면서 자신들이 제작한 프로그램이 지상파 시청률에 육박하거나 부분적으로 지상파를 앞지르고 있다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방발기금도 현재 광고매출의 4% 정도를 방발기금으로 납부하고 있는 지상파와 비슷한 비율로 납부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닐까?

심지어 종편과 비교해서 규모도 적고 경영상황도 좋지 않은 DMB도 광고 매출액의 2.3%를 방발기금으로 납부하고 있고, 라디오는 2.3%, 지역방송은 2.7%를 방발기금으로 납부하고 있다. 그런데 종편에게는 고작 0.5%를 납부하라고 결정한 방통위는 대체 어떤 기준과 논리를 가진 기관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러고도 종편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이다. 

현행 방송법시행령에는 방발기금의 면제대상을 방송광고 매출이 50억 원 이하에 당기 순손실이 발생한 사업장으로 한정하고 있어 법적으로도 종편은 방발기금의 면제대상이 될 수 없다. 이처럼 종편에게 방발기금 납부를 유예해야 할 어떠한 이유도 없는 상황에서 방통위가 방발기금 납부 1년 유예에 고작 0.5%라는 징수율을 결정한 것은 종편에 대한 명백한 특혜이고 잘못된 결정이다.

방통위가 '종편특혜위원회'라는 조롱과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종편에 부여된 각종 특혜를 당장 걷어내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사업자들 사이에서 중립성을 지켜야 하는 정부기관이 할 도리이다.


태그:#방송통신위원회, #최성준, #종편, #방발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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