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6일 오후 시가현 모리야마에 있는 사가와미술관을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히라야마 이쿠오의 그림, 사토 주료의 조각, 라쿠 기치자에몬의 도자기 따위 세 사람이 만든 작품 세 종류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건물은 크게 두 동으로 되어있는데 건물 둘레에 물을 담아놓아서 멀리서 보면 미술관 건물이 물에 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히라야마 선생님이 우리나라 경주 불국사를 방문하여 그린 그림과 손님들이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전시실 안입니다.
 히라야마 선생님이 우리나라 경주 불국사를 방문하여 그린 그림과 손님들이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전시실 안입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사가와미술관은 화가 히라야마 이쿠오(平山郁夫, 1930.6-2009.12) 선생님 그림 전시실 주제를 평화의 기원이라고 했습니다. 히라야마 선생님은 살아있을 동안 실크로드의 중요도시나 유적지를 직접 방문하여 현장에서 스케치를 하고 집에 돌아와서 색칠을 하여서 작품을 남겼습니다. 아마도 불교를 비롯하여 일본 문화의 원류가 실크로드에 있다고 생각하여 평생 실크로드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셨나봅니다.

사가와미술관에서는 화가 히라야마 이쿠오 선생님의 그림을 3백 점 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50 점을 주제 별로 나누어서 늘 전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가 남기신 작품 가운데 경주 불국사와 감은사지를 방문하여 남긴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사토 주료 선생님의 작품 전시실에서 손님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사토 주료 선생님의 작품 전시실에서 손님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조각가 사토 주료(佐藤忠良, 1912.7-2010.) 선생님의 조각 전시실은 브론즈의 시라는 주제로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사토 선생님은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하였고, 조각에 관심이 있어 평생 조각가로 사신 분입니다. 특히 사토 선생님은 소녀상을 비롯하여 여성을 주제로 많은 작품을 남기셨습니다. 부드럽고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한 순간 정지 상태로 묘사하면서 그 아름다움이 영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셨습니다.

사가와미술관에서는 사토 선생님의 작품 100여 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주제별로 나누어서 늘 40여점 전시하고 있습니다. 미술관 입구나 건물 사이에도 사토 선생님의 작품이 늘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토 선생님의 조각 작품을 통해서 인간의 아름다고 부드러운 눈길이 아름다운 작품과 만나는 황홀한 접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도예가 라쿠 기치자에몬(樂吉左?門館) 선생님의 도자기 작품입니다.
 도예가 라쿠 기치자에몬(樂吉左?門館) 선생님의 도자기 작품입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도예가 라쿠 기치자에몬(樂吉左衞門館) 선생님의 도자기 작품은 슈하리(守破離)라는 주제로 작품 30여 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라쿠 기치자에몬 선생님은 오래 전 우라센케 차도의 한 유파로서 도자기를 만들어 오던 가문입니다. 지금 사가와미술관에 도자기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는 라쿠 기치자에몬은 15대 째 입니다. 라쿠 기치자에몬 도자기는 주로 검정색입니다. 검정과 바탕색의 조화를 통해서 도자기의 극단적인 대비와 창조적인 예술성을 보여줍니다.

라쿠 기치자에몬 선생님의 도자기 작품 전시실은 물 아래 지하 공간을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물 위에는 차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머리에 물을 이고 있다는 중압감과 아직 물이 쏟아지고 있지 않다는 안도감이 교차합니다. 관람객은 어두운 물 아래 전시실에서 작품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미술관 건물 사이 통로와 건물 둘레에 있는 물입니다. 물 위에 있는 사토 선생의 조각 작품입니다.
 미술관 건물 사이 통로와 건물 둘레에 있는 물입니다. 물 위에 있는 사토 선생의 조각 작품입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보통 도자기는 사람이 흙으로 빗어서 만들지만 유약을 통해서 색깔을 나타냅니다. 그렇지만 불에 굽는 과정을 통해서 겉에 칠한 유약과 흙바탕이 모두 불에 녹는 소성을 통해서 색깔이나 모양이 형성됩니다. 그래서 도자기에 무늬와 색을 나타내는 것은 어렵고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라쿠 기치자에몬은 가문의 오랜 전통 기술과 비전을 통해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사가와미술관에 전시된 그림, 조각, 도자기 따위는 전혀 다른 예술 장르입니다. 그렇지만 이 세 가지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한가지입니다. 아름다움입니다. 아름다움이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야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과연 어떤 아름다움이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을까요? 이것은 인류가 추구해온 예술의 궁극적인 주제입니다.

  사가와미술관 차실과 물 아래 마련된 도자기 작품 전시실입니다.
 사가와미술관 차실과 물 아래 마련된 도자기 작품 전시실입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가는 법> JR 교토역이나 오사카역에서 비와코선 전철을 타고 모리야마 역에 내리면 사가와미술관행 버스가 있습니다.

참고 누리집> 사가와미술관, http://www.sagawa-artmuseum.or.jp/, 2015.6.27.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사가와미술관, #히라야마 이쿠오, #사토 주료, #라쿠 기치자에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