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의 전술이 또 승리를 끌어냈다.

이번에는 세트피스였다. 미얀마와의 경기를 앞두고 슈틸리케는 세트피스 연습을 위해 경기장 문을 꽁꽁 닫아걸었다. 약체 미얀마의 철벽 수비 전술에 맞서는 슈틸리케의 수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미얀마와 치른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안 지역 첫 예선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미얀마의 밀집수비? 세트피스로 득점 성공

미얀마는 부족한 전력을 밀집수비로 메우려 했다. 우리나라가 미얀마의 골대로 다가서면 9명이나 되는 선수가 수비로 배치되었다. 미얀마가 수비에 목을 매 우리의 전반전 초반은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었다. 답답한 경기를 풀어낸 첫 골은 세트피스에서 터졌다. 전반 35분 얻어낸 코너킥으로 손흥민이 올려준 공을 이재성이 헤딩으로 받아 골로 연결했다.

이후 후반에 터진 손흥민의 골도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후반 22분 프리킥 상황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승 쐐기 골을 만들어냈다. 슈틸리케의 선택이 정확하게 먹혀든 것이다.

이번 경기의 득은 이뿐만이 아니다. 첫 번째 골을 터뜨린 이재성. 그의 잠재력을 발견한 것은 이번 경기의 또 다른 수확이다. 지난 아랍에미리트 경기에 이어 A매치 4경기 만에 2골을 기록했다. 그가 속한 전북 현대 모터스 팀에서 '보물'이라고 불릴 만한 활약이었다.

슈틸리케는 취임 초반부터 남다른 용병술로 축구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흔히 유럽파의 유명 축구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던 기존의 감독들과는 달랐다. 그는 눈 여겨둔 선수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갔다. 그런 그의 눈에 띄어서 발탁된 이정협은 지난 2015 호주 아시안 월드컵에서 2골을 기록하며 '군데렐라'라는 별명을 얻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무명선수는 슈틸리케의 안목으로 한순간에 신데렐라가 되었다.

지난 11일 펼쳐진 UAE와의 경기에서 활약한 이용재도 그런 경우다. 그의 소속팀은 V바렌 나가사키로 일본의 2부리그에 해당하는 팀이다. 이용재를 발탁하겠다고 했을 때 기대의 목소리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다. 하지만 슈틸리케는 본인의 안목을 믿었다. 직접 일본에 다섯 번이나 찾아가 그의 몸놀림을 체크했다. 그리고 체격과 기본기 등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를 갖춘 이용재를 과감하게 선택했다.

결과는 역시 성공이었다. 대표팀 합류 후 출전한 첫 경기에서 골을 기록하며 세간의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켰다.

이즈음 되면 그의 용병술은 슈틸리케 전술의 핵심이라고 부를 수 있다. 숨은 보석들을 찾아내 적확한 위치에 배치하는 그의 안목은 한국 축구의 실력을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다. 아직도 물론 부족한 점은 남아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필드골이 터지지 않았다는 점. 강력한 수비망을 뚫을 슈팅을 부족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기대 되는 것은 슈틸리케가 선택한 경기 운영 방식과 용병술이 좋은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매 순간 자신이 갖춘 능력을 증명하고 있는 지도자 덕분에 축구팬들은 다음 경기도 설렘으로 지켜볼 터이다.

미얀마를 상대로 2차 예선 첫 승을 거둔 한국은 라오스와 러시아행 티켓을 두고 9월 3일 두 번째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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