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포스트 시즌에서 만나기만 하면 밀렸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4연전에서 결국 1승 3패로 밀렸다. 4경기 중 3경기에서 선발투수들이 호투했으나 1차전은 카를로스 프리아스가 무너졌고, 2차전은 타선의 집중력 부재, 4차전은 불펜의 난조가 뼈아팠다.

6월 8일(아래 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ESPN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 게임으로 열렸던 다저스와 카디널스의 경기는 시구 행사부터 이목을 끌었다. 이 날의 시구를 2015 KBO리그의 타이틀 스폰서 기업 타이어뱅크의 김정규 회장이 맡았기 때문이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은퇴)의 프로 데뷔 팀이기도 했던 다저스는 한국인 교포가 많이 거주하는 로스앤젤레스의 특성을 감안하여 코리안 데이 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수시로 한국인 연예인(미스에이 수지, 소녀시대 티파니, 소녀시대 써니 등)들을 초청하여 시구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특히 KBO리그의 타이틀 스폰서 기업인이 시구를 했기 때문에 더 큰 의미를 지녔다.

초반 선취점에 성공한 다저스... '불'펜에 당하다

경기 초반은 다저스에 우세하게 전개되었다. 다저스의 선발투수들 중 가장 안정적인 경기를 보이며 유일하게 1점 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던 잭 그레인키가 등판하여 호투했다. 다저스 타선은 1회 말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의 안타와 저스틴 터너의 적시 2루타를 묶어 선취점을 냈다(1-0).

다저스의 선발투수 그레인키는 3회 말 선두 타자로 나온 자신의 타석에서 직접 안타를 때려내며 출루했고, 터너의 적시타가 터졌을 때 홈을 밟아 득점도 기록했다(2-0). 6회 초 자니 페랄타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것이 흠이었던 그레인키는 6.2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99구). 평균 자책점은 1.97에서 1.92로 더 낮아졌다.

그러나 다저스는 8회 초 불펜이 사고를 쳤다.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던 아담 리베라토어가 선두 타자 맷 카펜터를 볼넷으로 내보내자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은 후안 니카시오를 마운드에 올렸다. 여기서 맷 할리데이의 우익수 방향 2루타가 나왔는데, 다저스의 우익수 푸이그가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결국 2루타로 끊어낼 수 있었던 타구에 할리데이가 3루까지 진출했고, 리베라토어의 책임 주자 카펜터가 홈을 밟으며 그레인키의 승리가 날아갔다(2-2).

니카시오는 동점을 허용한 이후에도 계속 흔들렸다. 그레인키를 상대로 홈런을 뽑아냈던 페랄타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역전을 허용한 것이다(2-3). 니카시오는 제이슨 헤이워드를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냈으나, 마크 레이놀즈에게 또 다시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점수 차를 더 벌리고 말았다(2-4).

매팅리 감독이 다시 마운드에 올라 가르시아로 투수를 교체했지만, 이미 때가 늦었다. 혼자서 2타점을 기록한 이른바 '터너 타임'도 소용이 없었다. 카디널스의 선발투수 랜스 린은 5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의 패전을 면했고(98구), 다저스는 이후 가동된 카디널스의 불펜을 뚫지 못했다.

특히 7회 말에 등판했던 카디널스의 세 번째 투수 케빈 지그리스트를 상대로는 하위 켄드릭과 작 피더슨 그리고 푸이그 세 타자가 모두 삼진을 당하며 꼼짝도 하지 못했다. 9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도 다저스는 대타 알렉스 게레로를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카디널스의 마무리투수 트레버 로젠탈을 공략하지 못했다.

만나기만 하면 지는 징크스, 이번에도 깨는 데 실패

불펜의 방화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다저스는 카디널스와의 3연전을 1승 2패로 끝냈다. 다저스는 최근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때마다 어김없이 카디널스를 만났는데, 2013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2승 4패)와 2014년 디비전 시리즈(1승 3패)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충격적인 4연패를 당하는 등 철저히 당해왔다. 포스트 시즌에서 특정 팀을 상대로 4연패를 기록한 투수는 커쇼가 유일했다.

비록 전날 경기에서 커쇼가 그 동안 카디널스를 상대로 겪어왔던 부진을 만회했지만, 다저스가 카디널스를 상대로 여전히 고전한다면, 다저스가 염원하는 월드 챔피언 등극 가능성은 그 만큼 떨어진다. 더군다나 정규 시즌에서 2경기 1승 1패 1.92(14이닝 3자책), 포스트 시즌에서 2경기 1승 무패 0.69(13이닝 1실점)로 카디널스에게 강했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올 시즌 어깨 수술로 이탈한 만큼, 선발에만 의존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불펜이 사고를 친 것이다.

다저스는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있었던 카디널스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1승 2패를 당했고, 이번 홈에서 열린 4연전에서도 1승 3패를 당했다. 다저스와 카디널스가 이제 정규 시즌에 추가로 만나는 일정은 없다. 그러나 다저스의 궁극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포스트 시즌에서 카디널스 트라우마를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만큼 이번 시리즈에서 다저스는 많은 과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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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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