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젊은 에이스 박혜진이 여자프로농구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우리은행 한새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혜진은 12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 선수(MVP)에 선정됐다.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MVP수상이다.

팀 동료 양지희가 함께 후보에 올라 표가 분산될 위험이 있었지만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두 시즌 연속 MVP에 오른 박혜진은 이제 명실상부한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포인트가드 이승아의 부상 속에서 종횡무진 맹활약

박혜진은 올 시즌 10.5득점 5.5리바운드 3.1어시스트 1.1스틸을 기록했다. 득점 15위, 리바운드 11위, 어시스트 7위, 스틸 12위, 3점슛 성공률 6위(33.9%)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박혜진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그리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다.

좀 더 냉정하게 표현하면 정규리그 MVP의 성적으로는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박혜진은 이번 시즌 박혜진의 성적을 보면 지난 두 시즌 동안 기록했던 개인 최고 성적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박혜진의 가치를 개인기록만으로 평가하기 힘들다. 박혜진은 178cm의 듀얼가드로 코트를 넓게 활용하는 활동력은 리그에서 단연 최고로 꼽힌다. 이번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평균 36분5초를 뛰었을 만큼 왕성한 체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 포인트 가드 이승아가 발목 부상으로 19경기나 결장했다. 그럼에도 우리은행은 그 어느 시즌보다 여유 있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박혜진은 이승아가 결장한 경기에서 포인트 가드와 슈팅 가드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3년 연속 전 경기 출전, 3년 연속 평균 35분 이상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박혜진은 이제 우리은행에서 결코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됐다. 개인기록은 예년만 못하더라도 우승팀의 에이스가 리그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로 선정된 것은 전혀 어색한 일이 아니다.

PO앞둔 시상식 시기와 외국인 선수 홀대 문제는 다시 고민해야

여자농구 선수들의 색다른 면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규리그 시상식은 팬들에게도 의미 있는 행사였다. 하지만 시상식 시기에 대해서는 분명 고민이 필요하다. 이날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시상식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시상식에서는 우승에 대한 각오를 밝히는 것으로 수상 소감을 대신한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심지어 외국인 선수상을 수상한 샤데 휴스턴(우리은행)은 수상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시상식 당일 훈련 여부를 걱정하기도 했다.

물론 챔프전까지 끝나고 시상식을 하면 챔프전 결과가 정규리그 MVP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발생한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는 정규리그 종료 시점에 기자단 투표를 미리 해둔 다음 발표를 나중에 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매 시즌 지적되는 외국인 선수의 홀대 문제도 계속 반복됐다. 외국인 선수상을 따로 시상하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팀에 가장 큰 공헌을 하는 외국인 선수는 정작 시상식에서 들러리가 되고 만다.

실제로 이번 시즌 득점(19점)과 리바운드(11개) 부문을 휩쓴 엘리사 토마스(하나외환)는 이번 시상식에서 무관에 그치고 말았다. 만약 국내 선수가 득점왕과 리바운드왕을 독식했다면 MVP투표에서 몰표를 받았을 것이다.

정규리그 3연패를 달성한 우리은행은 이번 정규리그 시상식에서도 MVP(박혜진)와 외국인 선수상(휴스턴), 그리고 감독상(위성우 감독)을 독식했다. 우리은행의 전성기를 연 주역이자 2년 연속 여자프로농구 MVP에 선정된 박혜진의 나이는 고작 만24세다. 박혜진의 시대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한새 박혜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