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외환이 시즌 첫 5연승, 7라운드 전승을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박종천 감독이 이끄는 하나외환은 지난 10일 부천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신한은행 에스버드를 64-54로 제압했다. 7라운드 5전 전승을 거둔 하나외환은 이번 시즌 신한은행에게 당한 6연패의 사슬도 끊어냈다.

이보다 더 좋을 것이 없는 시즌 마무리였지만 하나외환의 최종성적은 13승 22패로 5위에 불과하고 승률(.371)은 4할이 채 되지 않는다. 결코 좋은 시즌을 보냈다고 할 수는 없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가능성을 보인 하나외환이 다음 시즌 더 강해지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최고의 외국인선수 보유하고도 하위권 맴돈 하나외환

어느 종목이나 마찬가지지만 여자프로농구 역시 외국인 선수의 선택과 활약이 시즌 농사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에는 각 구단들이 부족한 골밑 약점을 메우기 위해 신장이 좋은 센터 자원들을 앞 다투어 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일시즌 전환 후 잠시 사라졌던 외국인 제도가 2012~2013시즌부터 부활한 후에는 다재다능한 능력을 보유한 전천후 포워드가 대세를 이룬다. 이는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의 활약을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실제로 작년 7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는 KDB생명 위너스를 제외한 모든 팀들이 신장 190cm가 되지 않는 포워드 자원을 1라운드에 선발했고 이들은 모두 팀의 주력 선수로 활약했다. 이는 전체 1순위로 엘리사 토마스를 선택한 하나외환도 마찬가지였다.

토마스는 시즌 초반 발목부상으로 7경기에 결장했지만 28경기에서 평균 19득점(1위) 11리바운드(1위) 3.6어시스트(3위) 1.5스틸(4위) 0.7블록슛(9위)을 기록했다. 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불러도 손색이 없는 성적이다.

12순위로 지명한 오디세이 심스는 173cm의 가드자원. 작은 신장 때문에 상위지명을 받진 못했지만 세계 최강 미국에서 국가 대표에 선발됐을 정도로 기량이 출중한 선수다. 심스는 경기 당 15분이 채 되지 않은 출전시간에도 평균 9.8득점 3.6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토마스와 심스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골밑과 외곽을 넘나드는 전천후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팀에서 가장 필요한 '토종 빅 맨'의 활약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 수비하고 골밑 지켜낼 토종 빅 맨 발굴 절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1위 우리은행에는 양지희, 2위 신한은행에는 곽주영이라는 뛰어난 빅 맨이 있다. 곽주영으로도 만족하지 못한 신한은행은 지난 1월 29일 신정자를 추가로 영입했다. 이들의 역할은 상대 외국인 선수를 수비하고 골밑을 지키는 것이다.

기량이 비슷한 외국인 선수들끼리 공수에서 맞대결을 벌이면 아무래도 효율이 떨어진다. 따라서 대부분의 팀들은 국내 선수에게 외국인 선수의 수비를 맡기고 외국인 선수에게는 공격에 전념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하나외환도 이런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하나외환은 기존의 이유진에 FA시장에서 국가대표 출신 센터 정선화를 영입했다. 하지만 이유진은 외국인 선수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고 고질적인 무릎부상을 안고 있는 정선화 역시 공수에서 큰 기여를 하지 못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된다면 다음 시즌에도 하나외환의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은 5연승 기간 동안 백지은·크리스틴 조 등이 출전시간을 보장받으며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여기에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입단한 루키 이하은도 있다.

하나외환은 이번 시즌을 통해 신지현과 강이슬이라는 젊고 유능한 가드진을 구축했다. 국가대표 포워드 김정은은 종아리 부상을 당하는 악재 속에서도 득점 부문 5위(13.9점)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따라서 외국인 선수와 대등하게 몸싸움을 펼칠 수 있는 토종 빅 맨만 발굴한다면 하나외환은 충분히 경쟁력 있는 팀으로 도약할 수 있다. 물론 뛰어난 토종 빅 맨을 키우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하나외환이 다음 시즌 순위경쟁에 뛰어 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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