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개막이 한달 남짓 남았다. 각 팀들은 전력 보강을 서두르고 전지 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새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클래식 12개, 챌린지 11개 구단은 올해 또 어떤 스토리들을 써내려갈까. 개막을 앞둔 지금, K리그 구단들을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6경기 전승, 23득점 3실점. 일본 가고시마에 치른 FC서울의 연습경기 성적이다. 자타공인 K리그를 이끄는 최고의 리딩 클럽다운 면모였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은 만족하지 않았다. 오히려 서울이 'K리그 우승 후보가 아니다'며 이상할 만큼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사실 서울 팬들에게 지난 시즌은 정말 끔찍했다. 서울은 우승을 목표로 했지만 정규리그 3위에 그쳤고, 특히 내용적으로 시즌 내내 답답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용수 감독은 스리백 전술을 구사하며 시즌 내내 수비 지향적인 실리 축구를 선보였다. 화려한 공격으로 매력적인 축구를 하던 서울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팬들은 실망했고 최용수 감독은 많은 질타를 받았다.

최용수 감독도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올해는 수비 축구가 아니라 3골을 실점하면 5골을 넣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에서 전북 현대, 수원 삼성, 울산 현대, 포항스틸러스까지 강한 상대들을 넘어야만 하는 도전자 입장이 된 서울이 올시즌 재도약 할 수 있을까?

보는 이들을 물음표 짓게하는 서울의 이적시장 행보

바쁜 이적시장을 보내길 원했던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서울의 이적시장은 조용했다. 지난 시즌 최악의 모습을 보인 몰리나와 에벨톤을 정리하고 굵직한 선수 영입을 기대했던 팬들은 분명 실망할 수밖에 없는 서울의 이적시장 행보다.

서울은 경기 침체로 모기업 GS그룹의 투자가 줄며 그동안 우승 후보에 걸맞은 선수를 데려오지 못한게 사실이다. 오히려 지난해 데얀-하대성, 올해 김주영 등 팀 내 핵심 선수들이 중국 거대 자본에 이끌려 팀을 떠났다. 게다가 이들이 막대한 이적료를 서울에게 안겼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금은 선수 영입에 쓰이지 않고 있어 팬들은 불만을 갖고 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인천의 어린 미드필더 이석현을 데려왔고, 정조국, 김동우 등이 군복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드디어 포백으로 돌아온 서울

 올시즌 서울의 예상 베스트11

올시즌 서울의 예상 베스트11 ⓒ 유형택


이적시장에서 센세이션한 영입은 없었지만 은퇴와 이적으로 팀을 떠날 뻔한 차두리와 고명진을 지켜내 최소 지난 시즌의 전력은 지켜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용수 감독이 올 시즌에는 스리백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서울은 포백으로 돌아가 공격적인 축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수비의 핵심이던 국가대표 센터백 김주영이 빠졌지만 서울의 포백은 안정적이다. 김치우, 차두리라는 국가대표급 좌우 풀백을 보유하고 있고 오랜 기간동안 서울의 수비를 이끌고 있는 김진규와 빠른 발의 이웅희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며 중앙에서 준수한 활약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안정적으로 뒤를 받치는 오스마르와 창의성을 불어넣는 고명진의 중원 라인은 다른 팀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다. 여기에 기술이 좋은 이석현까지 가세해 상대 팀을 괴롭힐 것이다.

그러나 공격진은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 정조국, 김현승, 박희성의 원톱 자원은 팬들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해 보인다. 여기에 남미 듀오 몰리나, 에벨톤이 지난해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3골을 실점하면 5골을 넣겠다던 최용수 감독의 말을 믿기 어려울 것이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윤일록이 해가 지날수록 농익은 모습을 보이고, 정조국의 가세로, 끔찍한 결정력의 센터포워드 에스쿠데로가 아니라 인상적인 윙어 에스쿠데로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돌아온 패트리어트, 서울의 짐을 짊어지다

정조국은 2003년 프로 데뷔부터 2013년 입대까지 해외 진출 2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서울에 쏟았다. 데뷔 시즌 신인왕을 차지하며 활약을 예고했던 정조국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을 하며 '패트리어트'라는 별칭을 얻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잦은 부상에 시달렸고 팀내에 걸출한 스트라이커들에게 밀려 오랫동안 2인자로 남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금 서울엔 축구천재 박주영도 골잡이 데얀도 없다. 지난 시즌 서울은 극심한 골결정력 부재를 드러내며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공격 과정에서 마무리를 해줄 선수가 없었다. 박희성, 김현성 여기에 전문 스트라이커가 아닌 윤주태, 에스쿠데로까지 써봤지만 누구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서울은 정조국에게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조국이 넘버원 스트라이커로서 자신의 능력을 얼마나 보여줄지가 서울에게는 너무도 중요하다.

그래도 서울은 서울이다

지난 시즌은 서울이 정말 단단한 팀이라는 것을 확인하기에 충분한 시즌이었다. 짜임새 있는 수비와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인 고명진과 오스마르가 버티는 서울은 누구도 쉽게 이길 수 없는 팀이었다. 올해 서울은 자의든 타의든 핵심 선수 유출을 최소화하며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김주영이 떠났지만 이웅희, 김동우 등이 무난한 활약을 보여 지난 시즌의 단단함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조직적인 부분에서의 성숙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공격에서 정조국이 활약하고 몰리나, 에벨톤이 과거 좋았던 시절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3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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